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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뇌가 건강해야 세금을 덜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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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뇌가 건강해야 세금을 덜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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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는 우리 몸 가운데 가장 중요한 신체기관 중 하나다. 생각하고, 기억하고, 망각하도록 한다. 무게는 약 1.5kg. 이 가운데 73%(약 1.1kg)는 수분이 차지한다. 수분을 제외한 400g가량 가운데 60%는 지방이다. 지방이 가장 많은 신체기관이 바로 뇌다. 회백질의 이 덩어리 속에는 약 1000억개의 신경세포와 수십억개의 심경섬유가 들어 있다. 신경세포들은 시냅스라고 불리는 수많은 접합부에 의해 연결되면서 제대로 작동한다. 뇌 속에서 정보는 최대 시속 400km 이상 속도로 이동한다. 뇌는 인간의 모든 것을 관장하는 콘트롤타워다. 그래서 체중의 2~2.5%에 불과하지만 에너지와 산소 섭취량의 20%를 사용한다.


우리의 뇌가 위험하다. 알츠하이머를 포함한 치매, 파킨슨병, 우울증, 불안, 공황장애 등 각종 신경학적 질병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어서다. 이 중에서도 치매가 가장 위협적이다. 국내 치매 환자는 2020년 기준 84만여명이다. 13만여명은 치매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경도인지장애를 앓고 있다. 85세 이상 노인의 30%가량은 치매 환자다. 국내 치매 환자는 2040년 217만여명, 2060년에는 332만여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서는 알츠하이머형 치매 환자가 최소 600만명에 이른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미국 고령인구 3명 중 1명은 치매로 인해 사망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50년에 세계 치매환자가 1억4000만명에 육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인간 수명이 늘어나면서 치매는 재앙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에 따른 사회적 비용은 어마어마하게 불어나고 있다. 2020년에만 국내 치매관리비용은 총 17조3000억원이었다. 국내총생산(GDP)의 1% 규모다. 이는 2040년 56조원, 2060년 109조원까지 치솟을 것으로 추산된다. 개인적인 부담도 만만치 않다. 치매환자의 직접의료비(1100만원)와 각종 간접비용을 합한 치매환자 1인당 연관 관리 비용은 2020년 2061만원까지 늘었다. 평균 가구소득 6193만원의 33%를 넘어선다. 치매 환자 1명당 가구소득의 3분의 1을 써야 한다는 의미다.


알츠하이머형 치매의 원인은 명확하지 않다. 치료제도 없다. 그렇다고 예방이 아예 불가능한 병은 아니다. 치매의 전 단계로 알려진 경도인지장애 또는 정상적인 상태에서 치매로 치닫지 않도록 하거나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다. 건강한 식생활과 충분한 수면, 꾸준한 운동은 기본이다. 스트레스를 줄이고,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정부는 2017년 ‘치매국가책임제’를 도입해 지원을 늘려왔다. 국민건강보험을 통해 중증치매에 대한 부담을 줄였다. 치매 환자를 지원하는 치매안심센터도 전국에 256곳이 설치됐다. 이들 정책은 치매환자와 가족에게 적지 않은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 치매 예방을 위한 강력한 정책은 보이지 않는다. 중장년기에 접어들기 전부터 치매의 위험성을 국민들이 각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치매에 이르기 전에 국민 개개인이 미리 건강을 챙기도록 유인할 필요도 있다. 치매 예방법은 일반적인 건강관리법과 큰 차이가 없다. 치매를 막아내면 다른 질환 유병률도 낮출 수 있다. 물론 국민건강보험 재정과 국가재정에도 큰 도움이 된다. 국민들이 건강보험료와 세금을 덜 내도 된다는 얘기다.




조영주 바이오헬스부 부장 yj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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