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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함 겪은 모든 분들께 사죄" 이춘재 사건, 당시 경찰 수사 문제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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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자백·허위 진술서 작성 강요·허위 공문서 작성 사실 확인
이춘재 3차례나 수사하고도 결정적 증거 못 찾아 검거 실패
당시 부족했던 과학기술·수사기법 역시 미진한 수사에 영향

"억울함 겪은 모든 분들께 사죄" 이춘재 사건, 당시 경찰 수사 문제점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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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이정윤 기자] 우리나라 강력범죄 사상 최악의 장기미제사건으로 남았던 이춘재 연쇄살인사건은 경찰의 무리하고도 부실한 수사에서 비롯된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의 희생자와 유가족은 물론 엉뚱하게 범인으로 몰렸던 이들까지 수많은 억울함이 발생한 것에 대해 경찰은 사죄의 뜻을 전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이춘재 연쇄살인사건 수사본부는 2일 오전 1년간의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수사본부는 14건의 살인사건과 9건의 강간사건이 모두 이춘재의 범행이었고,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경찰은 사건 당시 수사과정에서의 위법행위가 확인됐고, 이춘재를 수사 대상에 올리고도 진범 입증에 실패하는 등 경찰 수사에 문제가 있었던 점을 인정했다.


경찰은 지난해 7월15일 9차 사건의 증거물 일부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 의뢰했고, 같은 해 8월9일 수감 중인 이춘재의 DNA가 검출된 사실을 통보받았다. 이에 경기남부경찰청 2부장을 본부장으로 하고 미제사건 수사팀·광역수사대·피해자 보호팀·진술 분석팀·법률 검토팀·외부 전문가 등 총 57명으로 수사본부를 편성해 전방위적인 수사를 이어왔다.


경찰·담당 검사 등 수사관계자 위법행위 존재했다

이날 수사 결과를 직접 발표한 배용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장은 “당시 수사관계자들의 위법행위에 대해서도 조사과정에서의 폭행 및 가혹행위로 인한 허위자백, 허위 진술서 작성 강요, 허위 공문서 작성 등의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당시 수사에 참여했던 경찰관 및 담당 검사 등 8명을 직권남용 감금 등의 혐의로 입건했다. 다만, 공소시효가 완성돼 ‘공소권 없음’ 의견으로 우선 송치했다.


초등학생 살해사건도 마찬가지 경우다. 당시 수색에 참여한 주민이 이춘재의 자백 내용과 동일하게 ‘줄넘기에 결박된 양손 뼈를 발견했다’고 진술했지만, 경찰은 이를 무시했다. 당시 피해자의 유골 일부를 발견하고도 은닉한 당시 형사계장 등 2명을 사체은닉 및 증거인멸 등의 혐의로 입건했지만, 공소시효가 끝난 탓에 ‘공소권 없음’ 의견으로 송치할 예정이다.


"억울함 겪은 모든 분들께 사죄" 이춘재 사건, 당시 경찰 수사 문제점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부족했던 수사기법과 과학기술…미제사건으로 남은 이유

수사 과정상의 아쉬움도 확인됐다. 이번 사건 범행의 특성상 현장에서 지문 등 범인을 특정할 만한 단서나 목격자 확보가 어려웠던 데다가 사건 당시의 열악한 수사 환경과 법과학 기술의 한계가 분명히 존재했다. 사건 발생 초기 각 사건을 개별 사건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다가 4차 사건 발생 이후 뒤늦게 심각성을 인식하고 수사본부를 편성했던 경찰 판단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당시 행해진 인권침해적이고, 심지어 부실했던 경찰 수사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용의자에 대한 부당한 신체 구금과 자백 강요 등 경찰관의 직무상 위법행위가 확인됐고, 경찰수사 단계 이후 절차에서도 이 같은 점을 문제삼지 않아서다. 앞서 언급했듯 실종 신고된 피해자의 유류품이 발견됐음에도 이를 가족들에게 알리지 않은 것도 문제점으로 지목된다.


이춘재 3차례 수사…코 앞에서 진범 놓친 경찰

당시 이춘재를 수사해놓고도 용의선상에서 배제했던 점 또한 경찰이 연쇄살인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받는 이유다. 경찰은 이춘재를 총 세 차례에 걸쳐 수사 대상에 올렸다. 첫 번째는 1987년 5월26일 발생한 6차 사건 이후다. 당시 경찰은 1986년 8월게 발생한 또 다른 초등학생 강간사건의 용의자로 이춘재를 지목했지만, 구체적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수사를 중단했다.


이듬해인 1988년 9월16일에 발생한 8차 사건을 수사하던 중 경찰은 첫 번째 수사가 미진했다는 이유로 재수사에 착수, 이춘재의 음모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 의뢰했다. 그러나 현장에서 발견된 음모와 이춘재의 음모가 혈액형 및 형태적 소견이 상이하다는 국과수의 감정결과를 받아든 경찰은 더 이상 수사를 진행하지 못했다. 현장에서 발견된 음모는 ‘B형’으로 감정됐는데, 이 때문에 ‘O형’이었던 이춘재가 용의선상에서 배제된 것이다. 국과수는 당시 감정결과에 대해 ‘모발의 경우 혈액형 항원이 극미량으로 존재하고, 당시 감정기법으로는 항원 분비량의 차이 등 모발 특성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어 1989년 7월7일 발생한 초등학생 실종사건과 관련해서도 경찰은 1990년 1월께 이춘재를 수사했지만, 6차 사건에서 확인된 용의자의 족장(255㎜)과 이춘재의 족장(265㎜)이 불일치한다는 이유로 이춘재를 용의선상에서 배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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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당시 이춘재를 대상으로 수사를 진행하고도 혐의를 입증할 증거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어 조기에 검거하지 못했다”면서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것은 경찰의 큰 잘못으로 깊이 반성하고 사죄드린다”고 설명했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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