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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폴트 피난처' 찾는 서학개미…일학개미 '증시가 안식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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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부진 국내 증시 떠난 개미들 어디로

미국 채무불이행(디폴트)의 안전지대(Safeguard)는 어디일까. 미 행정부와 의회 간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서학개미(미국 등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졌다. 반면 일학개미(일본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은 각종 겹호재를 맞은 일본 증시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지지부진한 국내 증시를 떠난 개미들의 관심사로 떠오른 양대 시장을 조명해봤다.


美 디폴트 피난처, 금·美국채·비트코인

월가에서는 미국의 부채 한도 상향 조정 협상이 미국 연방 정부의 현금이 바닥나는 이른바 ‘엑스-데이(X-day)’ 전까지 이뤄지지 않으면 증시 폭락을 비롯한 초유의 재앙이 닥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15일(현지시간) 마켓 라이브 펄스가 지난 8~12일 기관투자자와 개인투자자 총 63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0%는 이번 디폴트 위기에 따른 파장이 지난 2011년보다 클 것으로 내다봤다. 2011년 부채한도 협상 지연으로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되고 디폴트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S&P500지수가 한때 17%까지 급락했다.


미국 부채한도 협상은 매년 반복되는 정치 이슈로, 과거 사례를 감안하면 종국에는 타결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하는 구도에서 프리덤 코커스(공화당 내 초강경 우파 모임)의 영향력이 커진 반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민주당의 재정 확대 의지도 강해 두 축이 단기간에 이견을 좁히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인베스코의 채권·상장지수펀드(ETF) 전략 책임자인 제이슨 블룸은 "견해차에 따른 의회의 양극단화를 고려할 때 (디폴트) 위험이 과거보다 더 높아지고 있다"며 "시한(6월 초) 안에 협상이 타결되긴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디폴트 피난처' 찾는 서학개미…일학개미 '증시가 안식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공화당 소속의 캐빈 매카시 하원의장,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와 부채한도 상향과 관련한 논의를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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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상황에서 월가는 디폴트 피난처로 금을 택했다. 대체 투자처로 금을 선택하겠다고 답한 응답자는 절반(기관 51.7%·개인 45.7%) 가량으로 나타났다. 금리인상 중단, 경기침체 가능성이 금 수요를 키우고 있는 가운데, 디폴트까지 겹치면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금 선물 가격은 지난 4월 이후 온스당 2000달러대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응답자들은 금 다음으로 미 국채(기관 14%·개인 15.1%)에 투자하겠다고 답했다. 블룸버그는 "디폴트 위기에서 국채에 투자하겠다는 아이러니는 과거 2011년 경험 때문이며, 당시 디폴트 위기가 정점을 지나 해소되자 미국 30년물 국채 가격이 랠리를 펼치며 연중 최고치를 찍었다"고 전했다. 또 응답자 대부분은 이번에도 과거 전철을 밟으며 디폴트 위기가 해소될 경우 미국 10년물 국채 가격이 급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3위는 대표적인 위험자산인 비트코인(기관 7.8%·개인 11.3%)이 차지했다. 달러·엔·스위스 프랑은 각각 4~6순위를 기록해, 비트코인보다 순위에서 밀렸다. 전통적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주요국 통화보다 비트코인을 더 믿을만한 투자처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로 촉발된 은행권 위기로 제도권 금융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면서 불안감을 느낀 투자자들이 ‘디지털 금’으로 불리는 비트코인을 투자 피난처로 선택하고 있다는 평가다.


日 증시 안식처…33년 만에 최고치

미국의 디폴트 위기에 월가의 안전자산 선호도가 커진 반면, 일본은 겹호재로 증시가 33년 만에 최고치로 올라섰다. 정부까지 나서 기업가치 높이기에 나서고 있어 일학개미의 기대감은 더 커졌다.


일본 토픽스지수는 2020년 3월 저점(1261.70) 찍고 상승기를 시작했다. 이날 토픽스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0.29포인트(0.48%) 오른 2125.14로 장을 시작했다. 전날 18.46포인트(0.88%) 오른 2114.85에 장을 마감하면서 1990년 8월 이후 33년 만에 최고치로 장을 마쳤는데, 이보다 더 높은 수준에서 장을 시작한 것이다. 대형 수출주 중심의 닛케이225지수도 급등했다. 올 1월 저점(26716.86)을 찍은 뒤 상승세를 탄 닛케이225지수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211.67포인트(0.71%) 오른 29838.01로 장을 시작했다.


지난해 엔화 가치가 32년 만에 최저치로 하락하면서 주요 상장사들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거둘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증시는 상승세를 탔다. 엔화 가치 하락으로 수출기업들이 역대급 실적을 거둘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는 것이다. SMBC닛코증권은 지난해 주식시장 개편 전 도쿄증권거래소 1부에 편입됐던 상장기업 1308곳(금융업 제외)의 2022회계연도(2022년 4월~2023년 3월) 실적을 예측한 결과 매출액이 이전 회계연도보다 14.2% 오른 580조3000억엔을 기록할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순이익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던 지난 회계연도(34조엔)를 소폭 상회할 것으로 봤다. 영업이익은 4.2% 증가한 39조1000억엔으로 추산했다.


특히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지난달 니혼게이자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본 5대 상사(미쓰비시, 미쓰이, 이토추, 마루베니, 스미토모)의 지분 보유 비율을 종전 6%대에서 7.4%로 높였다고 밝힌 것이 증시 급등의 기폭제가 됐다. 버핏은 앞으로 일본 5대 상사 주식이 포트폴리오에서 큰 투자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며 다른 일본 주식에도 추가 투자에 나설 의향이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해외 트레이더들은 지난달 220억달러 규모의 일본 주식과 선물을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디폴트 피난처' 찾는 서학개미…일학개미 '증시가 안식처' 지난 3월17일 일본 도쿄의 한 시민이 증시 전광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여기에 도쿄증권거래소가 장부가액 이하로 주가가 거래되는 상장사들을 대상으로 기업가치 제고를 요구했다. 증권 당국의 요청에 미쓰비시상사는 자사 주식의 최대 6%를 22억달러에 환매하기로 했으며 일본의 거대 기술기업인 히타치와 후지쯔도 기업 가치를 올리고자 대규모 주식 환매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투자자들은 기업가치가 저평가된 상장사들도 추가 조치에 나설 것으로 보고 해당 회사들의 주식을 대거 매수하기 시작했다. 블룸버그는 "투자자들이 기업가치가 낮게 평가됐고 지배구조 개선 가능성이 있는 상장사들의 주식을 매수하면서 철강제조업체에서부터 항공사에 이르기까지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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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이 같은 분위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의 투자전략가 다테베 카즈노리와 브루스 커크는 투자 전략 보고서를 통해 "해외 주식시장에 비해 견고한 펀더멘탈을 가진 일본 시장에 주목하고 있으며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기대가 일본 주식의 주가를 더욱 상승시킬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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