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에코프로와 인도네시아 니켈 공급망 구축

니켈 중간재 생산법인 설립 협약
2024년 연 3만t 규모 중간재 생산

신영기 SK온 구매담당(앞줄 가운데)이 24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박상욱 에코프로 부사장(앞줄 오른쪽), 지앙 미아오 GEM 부총경리(앞줄 왼쪽)와 인도네시아 니켈 중간재 생산법인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SK온이 에코프로와 인도네시아에서 니켈 생산에 나선다.

SK온은 24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에코프로, 중국 전구체 생산기업 거린메이(GEM)와 인도네시아 니켈 중간재 생산법인 설립을 위한 업무 협약을 맺었다고 25일 밝혔다. 협약식에는 박상욱 에코프로 부사장, 지앙 미아오 거린메이 부총경리, 신영기 SK온 구매담당이 참석했다.

이들은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주 모로왈리 산업단지에 '니켈 및 코발트 수산화혼합물' 생산공장을 짓고, 2024년 3분기부터 연간 순수 니켈 3만t에 해당하는 혼합물을 생산할 예정이다. 이는 전기차 배터리 약 43GWh, 전기차 기준으로는 약 6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또 3사는 향후 전구체 등 원소재 부문 협력을 확대한다. 술라웨시주에 위치한 행자야 광산에서 니켈 산화광을 확보할 계획이다. 니켈 산화광은 노천에서 채굴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채굴 비용 등이 저렴하고 부산물로 코발트를 추가로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니켈 산화광을 원료로 수산화혼합물을 만들기 위해 고압산침출 제련 공정을 도입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고압산침출 공정은 높은 온도와 압력 아래 니켈 원광으로부터 황산에 반응하는 금속을 침출하는 방식이다. 이 기술을 도입하면 보다 순도 높은 니켈 화합물을 만들 수 있다. 거린메이에서 이 기술을 제공할 예정이다.

아울러 한국에서 황산니켈 및 전구체 생산도 고려하고 있다. SK온이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인 한국에서 황산니켈을 조달해 미국에서 전기차 배터리 생산에 투입하면, 인플레이션 감축법(The Inflation Reduction act, IRA) 전기차 보조금 요건도 충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대 니켈 생산국이자 매장국으로, 지난해 인도네시아 니켈 생산량은 약 100만t으로 세계 1위다. 매장량도 2100만t으로 세계 니켈 매장량의 약 22%에 달한다.

SK온은 꾸준하게 배터리 핵심 원소재 공급망을 강화해왔다. 이달 글로벌 리튬기업 칠레 SQM과 리튬 장기 공급계약을 맺고, 2023년부터 5년 동안 총 5만7000t을 공급받기로 했다. 지난달에는 호주 레이크 리소스와 지분 10%를 투자하고, 2024년 4분기부터 10년에 걸쳐 리튬 23만t을 공급받는 중장기 계약을 체결했다. 이 밖에도 호주 글로벌 리튬, 스위스 글렌코어, 포스코홀딩스 등 다양한 기업들과 원소재 협력을 맺어왔다.

신영기 SK온 구매 담당은 "3사 간 협력은 글로벌 니켈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구축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다양한 소재 기업들과 협력해 원소재 공급망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