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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영의 도시순례]중앙은행과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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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주택가격 상승, 중앙은행 유동성 공급 영향
코로나19로 푼 유동성 공급 계속될 순 없어
중앙은행 결정 금리도, 대도시의 주택가격도 특정 국가만의 문제 아냐

[최준영의 도시순례]중앙은행과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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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용하는 화폐는 중앙은행에서 발행한다. 대다수 국가에서 중앙은행은 수도 한복판에 위치하고 있다. 우리도 예외는 아니다. 중앙은행은 금융정책으로 경제를 움직이고, 도시는 공간적으로 경제의 핵심 역할을 맡는다.


오랫동안 서로 무관하게 움직여왔던 두 존재가 21세기 들어 여러 차례 공동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 도시 주택가격이 과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대도시를 중심으로 한 주택가격 급등은 세계적인 현상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앙은행이 나서야 한다는 요구가 여러 곳에서 나오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타격에도 우리나라를 포함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다수 국가에서 주택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상승폭과 속도가 매우 빠르다. 경기회복이 아직 체감되지 않고 상업공간의 임대료가 하락하고 있지만 대도시 주택가격은 상승하고 있다. 이런 마법 같은 상황을 만든 것은 중앙은행이 공급한 유동성이라는 데 대해 이견은 없다.


주택가격은 이자율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중앙은행이 이자율을 내리면 주택 구매·임대 수익은 높아진다. 따라서 주택가격은 상승한다. 이자율이 올라가면 반대가 된다. 주택가격이 상승할 때 이를 억제하거나 되돌려놓기 위한 가장 간단한 방법은 중앙은행이 나서 이자율을 높이면 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얼마 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140년간 14개 국가의 이자율과 주택가격의 민감도를 분석해본 결과 이자율이 1% 상승하면 소득 대비 주택가격은 약 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소개했다. 이를 기계적으로 적용해보자. 중위가격 기준으로 50% 오른 서울의 주택가격이 원래대로 돌아가게 만들려면 이자율을 12.5% 높이면 된다. 하지만 이는 투자 부진, 수출 붕괴, 높은 실업률로 이어져 파괴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기 때문에 불가능하다. 전통적으로 중앙은행은 주택가격 인상을 억제하거나 떨어뜨리기 위해 이자율에 손대는 것은 과잉조치로 간주해왔다.


하지만 최근 진행되고 있는 세계적인 주택가격 상승에 각국 중앙은행의 책임이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오랫동안 안정적인 주택가격으로 유명한 독일의 주택가격 상승 배경에는 이자율 0.6%의 10년 만기, 그리고 100%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존재했다. 이는 중앙은행의 완화한 통화정책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중앙은행의 기본 임무였던 물가안정은 잊힌 존재가 됐다. 대신 살아나지 않는 경기를 부양하고 디플레이션에 맞서는 게 중앙은행의 미션이 됐다. 이런 과정에서 나타나는 주택가격 상승은 감내해야 하는 부작용으로 간주됐다. 하지만 최근 주택가격 상승이 너무 가파르게 진행되면서 중앙은행은 이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각국 정치권을 중심으로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특히 보유 자산이 별로 없는 청년층을 중심으로 이런 불만과 요구가 더 크게 제기되고 있다.


주택가격 상승을 제어하기 위한 금리인상은 오히려 청년층을 더 어렵게 만든다는 데 딜레마가 있다. 금리인상에 따른 영향은 전방위적으로 나타난다. 이로 인한 경기침체는 청년층의 고용불안과 실업률 증가로 이어진다. 결과적으로 주택 구입이 더 어려워지는 것이다.


상승하는 주택가격에 놀라 최근 대규모 대출로 주택을 장만한 청년층의 경우 금리 상승 시 부담이 커지는 것은 물론 주택가격 하락이라는 리스크도 감내해야 한다. 반면 충분한 금융자산을 보유한 기성세대 및 고소득층의 경우 금리 상승기에 가격이 하락한 주택을 높아진 이자소득으로 쉽게 구매할 수 있게 된다. 이로써 세대간 불평등은 오히려 더 확대된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진행 중인 대규모 유동성 공급이 계속될 순 없다. 중앙은행은 과도하게 풀려나간 유동성을 회수하기 위해 금리인상에 나설 수밖에 없다. 폭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코인 가격의 급등락은 유동성을 빼곤 설명할 수 없다. 이런 상황의 방치는 더 큰 피해를 가져올 수 있다. 결국 중앙은행은 부작용까지 감내하면서 금리를 올릴 게 분명하다. 이런 시기가 주택가격 상승에 따라 주택공급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시기와 맞물린다면 그 결과는 치명적일 수 있다. 1980년대 후반 일본 중앙은행의 급격한 금리인상이 이를 잘 보여준다.


많은 국가에서 중앙은행은 고고한 존재로 여겨져왔다.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지만 구성원의 전문성과 식견을 믿었기에 많은 국가가 돈과 관련해 독점 권한까지 부여하고 정부로부터 간섭받지 않도록 조치했던 것이다. 도시에 존재하지만 눈에는 보이지 않는 이자율이라는 권한으로 도시의 많은 것을 바꿔놓는 존재가 중앙은행이었다. 하지만 이제 중앙은행은 장막 뒤에 숨어 있는 신비로운 존재가 아니라 세상의 많은 문제를 해결하도록 끊임없이 호출되는 일상의 존재가 돼가고 있다.


분명한 것은 중앙은행이 결정하는 금리도, 국가를 대표하는 대도시의 주택가격도 이제 특정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빠르게 변하는 이들 간의 관계 속에 많은 사람과 도시의 운명이 결정된다. 우리의 미래는 과연 어느 방향일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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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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