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데스크칼럼]정부의 이중적인 '부동산 투기' 가이드라인

시계아이콘01분 50초 소요
언어변환 뉴스듣기
[데스크칼럼]정부의 이중적인 '부동산 투기' 가이드라인
AD

'12·16 주택시장 정상화방안'의 여진이 만만치 않다. 고가 주택에 대한 전면대출 금지라는 초유의 고강도 대책은 '전대미문' '충격적' 등 온갖 수식어를 달고 보름 가까이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치솟던 강남 아파트 매맷값은 정부의 기대대로 숨을 고르고 수요자들은 관망세로 돌아서는 모습이다. 대책 이후 집값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정부의 자화자찬도 나온다. 다른 한편으로는 애꿎은 전세 시장으로 불똥이 튀었다. 자고 나면 보증금이 수천만, 수억원씩 뛰는 단지들이 속출하고 있다. 정부가 예상 못했던 풍선효과다.


그런데 과연 집값이 잡혔다고 자랑스러워할 일인가. 여전히 납득되지 않는다. 결과가 아니라 시장에 대한 접근방식과 수단 때문이다. 다시 대출 문제를 꺼내들 수 밖에 없다. 15억원짜리 아파트로는 4억원이 넘는 돈을 빌릴 수 있는데 이보다 더 비싼 16억원짜리 아파트로는 단 한푼의 대출도 못받는 규제. 이것이 과연 시장 논리에 부합하는지에 대한 답변은 없다.


여기에는 '투기(投機)' 대한 정부의 편협한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는 우려를 지우기 힘들다. 사실 '투자'와 '투기'를 명확히 선긋는 것은 무의미한 논쟁이다. 따지고 보면 집을 샀는데 나중에 차익을 남기고 되팔았다면 모두 투기다. 집을 사고 파는 과정에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낳기 위한 어떤 노력도 없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집값이 싸든 비싸든 구분하는 것도 억지다. 내집을 사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생각하는게 뭘까. 교육, 육아, 교통, 환경…. 아니다. 바로 시세차익이다. 3억원짜리 집이든, 20억원짜리 집이든 집을 사는 사람들은 일단 "이집을 사면 값이 오를까"부터 따진다. 3억원에 산 집을 6억원에 팔면 투자이고 10억원에 산 집이 20억원이 되면 투기인가. 19세기 미국의 거상이었던 R 케네의 말처럼 "인생은 투기"요 "투기는 인간과 함께 탄생"했다.


그럼에도 정부는 '15억원'라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투기 가이드라인'을 인위적으로 그었다. 대책을 액면 그대로 해석하면 15억원 초과 주택을 대출로 사는 것은 투기라는 정의를 내린 것이다. 9억 초과 15억원 이하 주택 역시 담보인정비율(LTV)을 40%에서 20%로 낮춰 차별했으니 투기까지는 아니더라도 '준(準)투기' 정도로 불러야 하겠다. 심지어 그 금액에 못미치는 집들은 아무리 많은 시세 차익을 남기고 팔아도 투기가 아니란 얘기가 되는 셈이다. 수익률이 50%든 100%든 말이다.


이쯤되면 도대체 무엇이 실수요인지, 투자인지, 아니면 투기인지 혼돈스럽다.


사실 투기로 치자면 정부도 단단히 한몫 중이다. 시장에 다양한 투기 요소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분양가상한제'와 '신혼희망타운'이 그것이다. 최근 신혼부부에게 저렴한 가격에 공급한 서울 강남구 수서역세권의 '수서 신혼희망타운'은 주변 시세의 반값 수준에 분양가가 책정됐다. 당첨 즉시 로또라는 기대감에 경쟁률은 최고 150대 1까지 치솟았다. 많고 많은 신혼희망타운 중 유독 강남권에 이렇게 많은 신청자가 몰린 이유는 간단하다. 돈이 된다는 것이다.


여기에 재개발·재건축 등 민간이 짓는 아파트 분양가까지 억제하면서 대규모 로또가 양산될 조짐이다. 과거 이명박 정부 당시 대규모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를 통해 공급하며 이른바 반값 아파트 논란을 빚었던 '보금자리주택'의 데자뷔다. 주변 집값을 잡기는 커녕 소수의 청약 당첨자들에게 엄청난 불로소득만 안겨줬던 바로 그 정책이다.


시중에 자금은 넘쳐난다. 부동자금이 1000조원에 달한다. 개인 신용대출 금리도 겨우 3%대 수준이다. 언제든 새로운 투자처를 찾으며 부동산 시장 주변에 머물고 있다. 반(反)시장적 정책으로 15억원이 넘는 고가 주택 가격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고 투기를 잡았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벌써 규제를 피해 중저가 주택으로 돈이 몰린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AD

집값이 과도한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 해도 전세계 어디서도 듣도 보도 못한 대출 규제, 개입을 통한 가격 왜곡은 시장만 더 뒤틀리게 할 뿐이다. 정부는 스스로에게 되물어야 할 때다. 목적을 위해 수단을 정당화하는 오류에 빠진 것은 아닌지 말이다.








정두환 건설부동산부장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2.2306:50
     수조원 투자하는 그들이 AI와 함께 일하는 법
    수조원 투자하는 그들이 AI와 함께 일하는 법

    사모펀드(PE) 업계 대표의 의사결정은 수백·수천억, 때로는 조 단위 자금의 향배를 가른다. 그들이 내리는 한 번의 판단은 펀드 수익률은 물론 산업 지형까지 바꾼다. 매일 보고서, 재무 자료와 씨름하면서 머릿속으론 끊임없이 가설과 반론을 주고 받는다. 매 단계가 한 치의 오류도 허용되지 않는 영역이다. PE의 투자 검토는 산업과 기업을 탐색하고, 1차 가설을 세운 뒤, 실사를 통해 이를 검증하고 투자심의위원회를 거쳐 결

  • 26.02.0906:50
    "소액주주 프리미엄 줘야 할 판"…공개매수 난항 겪는 PEF들
    "소액주주 프리미엄 줘야 할 판"…공개매수 난항 겪는 PEF들

    사모펀드(PEF) 들이 포트폴리오 기업을 상장 폐지하기 위한 공개매수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 대주주와 같은 가격을 제시해도 소액주주들이 응모를 꺼리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시장에서는 대주주의 '경영권 프리미엄'이 아니라 '소액주주 프리미엄'을 따로 고민해야 하는 국면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9일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베인캐피탈은 코스닥 상장사 에코마케팅의 상장 폐지를 위해 2차 공개매수를 진행 중이다.

  • 26.02.0206:50
    "통매각 신통찮네" 플랜B 가동하는 사모펀드들
    "통매각 신통찮네" 플랜B 가동하는 사모펀드들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투자 논란 이후 사모펀드(PEF) 업계에서 투자회수(엑시트)에 대한 고심이 짙어지고 있다. 대형 유통기업의 매각 과정에서 고용 불안과 구조조정 논란이 불거지면서, 엑시트 자체가 사회적 리스크로 부각됐기 때문이다. 전략적 투자자(SI)와 재무적 투자자(FI) 모두 대형 인수·합병(M&A)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사모펀드들은 기업 전체를 한 번에 매각하기보다는 부분 회수와 장기 보유를 결합한

  • 25.12.2606:50
    붙여서 키운다…M&A 핵심 전략 '볼트온'
    붙여서 키운다…M&A 핵심 전략 '볼트온'

    사모펀드(PEF) 업계에서 인수 후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핵심 전략으로 '볼트온'이 부상하고 있다. 볼트온은 볼트 A와 B를 접합했다는 뜻으로, 비슷한 업종의 기업을 인수해 시너지를 높이고 산업의 가치도 함께 높이는 전략이다. 볼트온 성공 맛본 VIG, 이번엔 뷰티 한데 묶는다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VIG파트너스(VIG)는 LG화학 에스테틱 사업부와 울트라브이를 중심으로 한 통합법인 설립을 추진한다. 올해 8월 VIG는

  • 25.10.0908:00
    살만한 매물 없는데…"K뷰티 가격 이게 맞아?"
    살만한 매물 없는데…"K뷰티 가격 이게 맞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K뷰티'가 인수합병(M&A) 시장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는 뷰티 기업 가격을 두고 의견이 엇갈린다. 뷰티 산업이 가진 기술적 장벽 대비 지나친 가격 거품이 꼈다는 비판이 나오는 한편, 시장 초기의 과열은 자연스레 조정될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K뷰티 '들썩'…에이피알 주가 급등에 비상장 밸류에이션↑정권교체와 경기 둔화, 대외 불확실성 등 변수가 중첩되면서 국내 사모

  • 26.02.2413:41
    "강남, 분위기 달라졌다"…다주택자 급매 나와도 '더 내려간다' 관망
    "강남, 분위기 달라졌다"…다주택자 급매 나와도 '더 내려간다' 관망

    서울 강남권 아파트 시장에 미묘한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신고가 소식이 이어지던 지역에서, 최근에는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1억 원 이상 가격을 낮춘 거래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오는 5월 양도소득세 중과를 앞두고 다주택자 매물이 늘어나면서, 시장 분위기도 조금씩 달라지는 모습입니다. "1억 낮춰서 팔렸다"…강남권 실거래 변화 2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 26.02.2412:37
    금융위 약속도 뭉갠 은행 '셀프 감정평가'…벌금 3000만원 처벌법 발의
    금융위 약속도 뭉갠 은행 '셀프 감정평가'…벌금 3000만원 처벌법 발의

    국토교통부가 위법이라고 판단했는데도 멈추지 않는 은행의 '셀프 감정평가'에 처벌 근거를 마련하는 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24일 감정평가업계에 따르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감정평가법인에 의뢰하지 않고 직접 감정평가를 한 자에게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는 내용의 '감정평가 및 감정평가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현행법 제5조 제2항에 명시

  • 26.02.2409:21
    '청담 르엘' 보류지 국평 84㎡ 8가구·펜트하우스 4가구 매각
    '청담 르엘' 보류지 국평 84㎡ 8가구·펜트하우스 4가구 매각

    청담삼익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이 24일 '청담 르엘' 보류지 12가구에 대한 매각 공고를 내고 입찰 절차를 시작한다. 보류지는 소유권 분쟁이나 사업비 정산 등에 대비해 재건축 조합이 남겨둔 물량이다. 청담 르엘을 시공한 롯데건설에 따르면 이번 매각 대상은 '국민평형'인 전용면적 84㎡ 8가구와 최상층 펜트하우스 4가구다. 조합 측은 조합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해당 가구 내부 구조와 조망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 26.02.2407:00
    "강남, 분위기 달라졌다"…다주택자 급매 나와도 '더 내려간다' 관망
    "강남, 분위기 달라졌다"…다주택자 급매 나와도 '더 내려간다' 관망

    서울 강남권에서 한달여 만에 수천만 원 이상 가격을 낮춘 아파트 매매거래가 속속 나오고 있다. 오는 5월 양도소득세 중과를 앞두고 매물이 늘며 호가 하락세가 완연해진 가운데 이전 가격 대비 내려간 가격에 신고되는 사례다. 반면 여전히 기존 최고 가격보다 높은 신고가 사례도 드물지 않게 나온다. 서울 아파트 거래의 경우 당사자 간 약정 후 실제 거래가 체결되고 신고되기까지 일정한 시차가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양도세

  • 26.02.2318:40
    與 보유세 좌담회…"세제 개편 없이 집값 안정 어려워"
    與 보유세 좌담회…"세제 개편 없이 집값 안정 어려워"

    "부동산 보유세 강화 등 세제 개편 없이는 집값 안정이 어렵다"는 주장이 23일 여당에서 나왔다. 오는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보유세 정상화'를 공론화한 것이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윤종오 진보당 원내대표·손솔 정의당 의원 및 참여연대와 공동 개최한 국회 좌담회 '똘똘한 한 채의 역설, 부동산 세제 정상화 방안' 인사말

  • 26.02.2310:59
    정성장 "김여정 VS 김주애 권력투쟁 가능성 희박"
    정성장 "김여정 VS 김주애 권력투쟁 가능성 희박"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 출연 : 정성장 세종연구소 부소장(2월 20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북한의 9차 당대회가 19일 개막했습니다. 최근 김정은 위원장의 딸 김주애의 세습과 관련해서 9차 당대회에서

  • 26.02.2015:42
    김윤형 "송영길 100% 전대 출마", 하헌기 "전략공천 해야"
    김윤형 "송영길 100% 전대 출마", 하헌기 "전략공천 해야"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오늘은 하헌기 더불어민주당 전 부대변인과 김윤형 전 국민의힘 부대변인 모시고 핫이슈 관련해서 얘기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소종섭 :민주당 얘기 좀 해볼까요? 송영길

  • 26.02.1915:25
    '젊은 서양인들'이 한국에 몰려온다
    '젊은 서양인들'이 한국에 몰려온다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요즘 거리를 다니다 보면 외국인들이 많이 눈에 띈다. 어느 순간 그렇게 됐다. 서울이 뉴욕의 축소판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이 많은 외국인은 어디서 왔을까? 법무부 출입국 외국인정책본부의 통계월보에 따르면

  • 26.02.0511:23
    박원석 "전한길, 이석기보다 훨씬 더 위험"
    박원석 "전한길, 이석기보다 훨씬 더 위험"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박원석 전 국회의원(2월4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오늘은 박원석 전 의원과 함께 여러 가지 이슈들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박원석 : 네, 안녕하십니까. 소종섭 : 오늘 장

  • 26.02.0314:25
    장성철 "한동훈의 알파와 오메가는 배지"
    장성철 "한동훈의 알파와 오메가는 배지"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2월 2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과 함께 여러 가지 이슈들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SNS 정치, 지난주 토요일부터 오늘 오전까지 9개를 올렸습니다.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