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뒤 사망자 2.2만→6만명 예상
韓 항생제 사용량 OECD 평균 1.6배
병원 ASP 확대·전문인력 양성 등 대책
"현재 국내 항생제 내성 상황은 당장의 국가 건강 위험일 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에게 재난이다. 통제 시기를 더이상 늦출 수 없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25일 충북 오송 질병청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2021년 항생제 내성으로 인한 사망자는 2만2000명으로 추산된다"며 "현재 추세가 이어질 경우 30년 후에는 6만명 수준으로 3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임 청장은 "고령화로 면역력이 약한 인구가 빠르게 늘고 있고 요양병원 등에서 내성균 전파가 확산하는 상황"이라며 "지금과 같은 구조가 지속되면 통제가 더욱 어려워질 우려가 크다"고 경고했다.
질병청은 이날 7개 관련 부처(보건복지부·식품의약품안전처·농림축산식품부·기후에너지환경부·해양수산부·농촌진흥청)와 함께 수립한 '제3차 국가 항생제 내성 관리대책(2026~2030년)'을 발표했다. 제3차 대책은 제도 기반 마련에 초점을 둔 2차 대책(2021~2025년)의 한계를 보완하고, 항생제 사용 감소와 감염 예방 강화를 핵심 목표로 한다.
우리나라는 항생제 사용량과 내성률 모두 주요 선진국보다 높은 편이다. 2023년 인구 1000명당 1일 항생제 사용량은 31.8DID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9.5)보다 약 1.6배 많다. 주요 내성균인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알균(MRSA) 내성률도 2023년 기준 45.2%로, 전 세계 평균(27.1%)을 크게 웃돈다. 정부는 의료 접근성이 높고 전문의약품 사용이 상대적으로 활발한 점이 항생제 노출 증가로 이어진 측면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번 3차 대책의 핵심은 항생제 적정사용 관리 프로그램(ASP) 확대다. ASP는 감염 전문의와 약사 등으로 구성된 전담팀이 항생제 처방을 모니터링하고 중재하는 제도로 2024년 11월부터 시범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내년까지 301병상 이상 종합병원을 대상으로 기반을 마련한 뒤 2030년까지 전체 종합병원으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전문인력 양성도 병행한다.
질병청 관계자는 "2차 대책을 통해 제도적 기반은 마련했지만 내성률과 사용량을 유의미하게 낮추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며 "종합병원급 이상에서도 ASP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는 비율이 30%에 달한다. 전체 의료기관의 참여가 확대돼야 항생제 사용을 실질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항생제 사용이 인체 의료 영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도 고려했다. 항생제 사용량은 농·축·수산 분야 등 비인체 영역에서 더 크다. 이에 모든 항생제가 수의사 및 수산질병관리사의 처방을 통해 사용되도록 제도를 정비하고, 잔류물질 허용물질목록 관리제도(PLS) 적용 대상을 확대한다. 작물 생산에 사용하는 농약(항생제 포함)에 대한 판매기록 관리도 강화한다.
전문가들은 항생제 내성 대응을 위해 범정부 차원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문송미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현재 내성균 치료제는 새롭게 개발되는 사례가 많지 않고 치료 효과도 제한적"이라며 "고난도 수술 이후 세균 감염으로 사망하는 사례도 적지 않아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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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민 충남세종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항생제는 인체뿐 아니라 동물, 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며 내성 역시 이 경로를 따라 전파된다"며 "사람·동물·환경을 통합적으로 보는 정부 차원의 원헬스(One Health) 접근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오송(충북)=이성민 기자 minut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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