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대기업 공장 발주 조작
협력업체 속여서 대금 가로채
협력업체와 자재 거래를 한 것처럼 꾸며 25억 원대 회삿돈을 빼돌리고 사치 생활을 즐긴 대기업 직원이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박재성)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및 범죄 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씨(54)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A씨는 광주의 한 대기업 제조 사업장에서 자재 발주 업무를 담당하던 지난 2021년 10월부터 2024년 11월까지 총 43차례에 걸쳐 허위 자재 발주를 낸 뒤, 회사가 협력사에 거래 대금 24억 9,000만 원을 지급하게 해 이를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세금 명목 비용 약 2억 1,000만 원을 포함하면 해당 기업이 입은 전체 피해액은 27억 원에 달한다.
조사 결과 A씨는 자재 검수 업무까지 겸임하며, 전산상으로 재고 수량을 임의로 변경할 수 있는 내부 시스템 권한을 치밀하게 악용했다. 협력업체로부터 납품받은 자재를 실물 수량 검증 없이 입고 처리한 것이다.
이후 A씨는 협력업체에 "수입 자재를 재가공할 수 있는 공식 협력업체가 아닌 B 사가 있는데, 대금을 대신 받아서 지급해 줄 수 있느냐"고 속여 '대금 우회 지급'을 요구했다. 대기업이 지급한 자재 대금을 고스란히 재입금받은 B 사는 다름 아닌 A씨 아내의 명의로 된 업체였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범행 동기로 '자녀 뒷바라지'를 핑계 댔으나, 실제로는 빼돌린 거액을 개인 채무 변제, 상가 계약, 분양권 매수, 고가 수입차 리스 등에 흥청망청 쓴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신의 지위와 권한을 이용해 자재를 허위 발주하고 제품 제작에 쓰인 것처럼 조작하는 등 죄책이 매우 무겁다"며 "피해액 대부분이 전부 소비돼 남아 있지 않고 피해 회복조차 전혀 이뤄지지 않은 점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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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1심 선고 결과에 불복해 양형 부당 등의 이유로 항소했으며, 2심 재판은 광주고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호남취재본부 민현기 기자 hyunk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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