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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의 미래, 피지컬AI 임팩트]① 제리 카플란 "피지컬AI, 고용 종말론은 과장… 사회적 수용에 20년 골든타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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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컬AI, 노동의 소멸인가 진화의 계단인가
글로벌 석학 및 정책 전문가 4인에게 묻는 '노동의 미래'

편집자주화면에 머물던 인공지능(AI)이 로봇의 몸을 입고 실제 노동을 수행하는 '피지컬 AI' 시대가 상륙했다. 최근 현대자동차 노조가 이족보행 로봇 '아틀라스' 도입에 강력히 반발하는 등 기술 진보와 고용 불안 사이의 갈등은 이미 현실로 다가왔다. 피지컬 AI는 노동의 소멸을 고하는 종말인가, 아니면 인류 역량을 확장할 진화의 계단인가. 아시아경제는 제리 카플란 스탠퍼드대 교수와 켄 골드버그 UC버클리대 교수, 서용석 카이스트 교수, 차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글로벌 석학과 정책 전문가 4인에게 인류 노동의 미래를 묻는다. 기술 충격을 넘어 인구 절벽 시대의 대안과 공존의 해법을 4회에 걸쳐 모색한다.

인공지능(AI)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이자 미래학자인 제리 카플란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가 로봇 등 피지컬 AI를 둘러싼 과도한 기대와 고용 종말론에 대해 경계의 메시지를 내놨다. 기술 발전 속도와 실제 산업·사회 적용 사이에는 상당한 시차가 존재한다는 점을 짚으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동의 미래, 피지컬AI 임팩트]① 제리 카플란  "피지컬AI, 고용 종말론은 과장… 사회적 수용에 20년 골든타임 있다" 제리 카플란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 제리 카플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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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플란 교수는 최근 아시아경제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현재 세계적인 AI 붐에는 분명한 거품이 끼어 있으며, 언젠가는 반드시 터질 것"이라며 "AI의 잠재력은 인정하지만, 기술이 인간 세계에 완전히 융화되기까지는 앞으로 10~20년의 세월이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피지컬 AI의 경우 실제 산업과 일상 공간에 안전하게 통합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요구된다는 설명이다.


고용 시장에 대한 우려 역시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봤다. 그는 "신기술이 기업 등 조직에 적응하고 사회적으로 수용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며 "갑작스러운 고용 종말과 같은 공포는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이 등장한 이후 산업 전반에 구조적 변화를 일으키기까지 20년 이상이 걸렸다는 점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피지컬 AI 역시 제도와 조직, 작업 환경 전반의 재설계를 거치며 점진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카플란 교수는 생성형 AI의 성과와 로봇 기술의 현실 사이의 간극도 짚었다. 그는 "현재의 놀라운 생성형 AI 시스템은 대규모 텍스트, 즉 인간의 언어로 훈련된다"며 "누군가에게 자전거 타는 법을 말로 설명한다고 해서 그가 바로 자전거에 올라탈 수 없듯이 로봇과 같은 기계가 실제 환경에서 사람들과 함께 안전하게 일하려면 물리적 세계에 대한 훨씬 더 다양한 지식과 이해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언어 기반 학습만으로는 복잡한 물리 환경을 완전히 다루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어 그는 "이런 사실을 인식한 AI 연구자들은 생성형 AI의 위력을 로봇 등 물리적 기계에 적응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자율주행차처럼 몇몇 특수한 사례를 제외하면 이 문제에 대한 진전은 상대적으로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범용 로봇이 인간과 동일한 수준의 자율성을 확보하려면 알고리즘뿐 아니라 감지, 제어, 안전성 검증 전반에서 추가적인 기술 축적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윤리 문제에 대해서는 기술적 통제 가능성을 전제로 비교적 차분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윤리적 과제는 큰 장벽이라고 보지 않는다"며 "물리적 제어 문제를 완벽히 통제할 수 있다면, 피지컬 AI의 윤리적 문제는 거대언어모델에서 보는 것보다 더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관건은 기술의 속도가 아니라 물리적 세계를 얼마나 정밀하게 이해하고 통제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노동의 미래, 피지컬AI 임팩트]① 제리 카플란  "피지컬AI, 고용 종말론은 과장… 사회적 수용에 20년 골든타임 있다" 제리 카플란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 제리 카플란

카플란 교수는 한국과 같은 제조업 강국이 인공지능(AI)이 주도하는 미래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산업의 축적된 경쟁력을 토대로 한 '질적 우위 전략'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조선업부터 컴퓨터 칩, 디스플레이에 이르기까지 신기술을 활용하고 지배해 온 긴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산업 현장에 정착시키고 상용화해 온 경험이 자산이라는 진단이다.


이어 그는 속도 경쟁에 매몰될 필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특히 "새로운 기술과 그것이 어떻게 생산적으로 고용될 수 있는지 이해하는 시간을 가진 후 시장의 수요에 맞는 고품질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며 "결국 승리하는 것은 시장에 가장 먼저 나온 제품이 아니라 가장 우수한 제품"이라고 말했다. 기술 선점보다 완성도와 시장 적합성이 장기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취지다.


이 같은 산업 전략과 맞물려 그는 개인 차원의 준비 과제도 제시했다. 카플란 교수는 미래 세대가 AI 시대에 갖춰야 할 필수 자질로 두 가지를 꼽았다. 하나는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AI 시스템을 이해하고 관리할 수 있는 지식과 역량이며, 다른 하나는 타인과 진정성 있게 연결되는 능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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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타인이 어떻게 느끼고 무엇을 원하는지 예측하고 이해하며, 공감을 통해 정서적으로 연결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기계는 이런 특성을 흉내 낼 수는 있지만, 사람은 결국 기계가 아닌 인간과 연결되기를 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로봇이 우리 자녀와 결혼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인간 고유의 공감 능력과 관계 형성 역량이 더 중요한 경쟁력이 된다는 점을 세계적 인공지능 권위자가 거듭 강조한 셈이다. 알고리즘이 일과 판단의 상당 부분을 대체하는 시대에도, 끝내 선택을 좌우하는 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와 연결이라는 메시지다.

제리 카플란(Jerry Kaplan) 교수는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법정보학센터(CodeX) 펠로우 및 컴퓨터과학과 객원교수로 일하고 있다. 실리콘밸리 기업가이자 미래학자·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하다. 1979년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 대학원에서 컴퓨터 정보과학 박사를 취득했다. 주요 저서로는 '생성형 인공지능: 모두가 알아야 할 것'(2024년), '인공지능의 미래'(2016년), '인간은 필요 없다'(2015년), '실리콘밸리 스토리'(1995년) 등이 있다.



최영찬 기자 elach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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