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대출 AI 산업에 집중
성장성·수익성 증명 못하면 대출 부실 우려↑
미국 사모대출 시장에 대한 부실 우려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주로 헬스케어와 기술 분야에 대출이 집중됐고, 특히 AI 투자 열기와 함께 대출이 급증한 점을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장 큰 문제를 유발하지 않겠지만, AI 투자 수익성 논란이 커질 경우 부실 우려도 더욱 번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사모대출에 자금 쏠리면서 우려도↑
24일 iM증권은 미국 사모대출 부실 우려의 가장 큰 배경으로 AI 투자 수익성 논란을 꼽았다. 미국의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 중심으로 AI 분야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이들은 대규모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회사채 발행까지 늘릴 정도다. 여기에 오픈AI와 같은 유니콘 급 비상장 기업들도 대규모 자금 조달을 하면서 시중자금이 AI 분야에 흘러 들어가고 있다.
이와 함께 아직 '돈 되는 서비스'의 부재로 AI 수익성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시중 유동성이 쏠리기만 하고 부가가치가 아직 본격적으로 창출되지 않으면서 우려가 번진 셈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마저도 금리동결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에서도 신용경색 우려가 나타나는 분위기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사모대출 부실 우려가 이런 분위기를 대변한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말 미국 자동차 대출업체 트라이컬러 홀딩스와 자동차 부품사 퍼스트브랜즈가 연쇄 파산하면서 사모대출 중복담보 문제가 불거졌다. 또한 최근에는 블랙록의 한 사모신용 펀드가 일부 투자자산 가치를 하향 조정하는 한편 블루아울캐피탈이 사모신용 펀드 환매를 중단하는 일도 발생하면서 일부 신용경색 경고등이 울렸다는 평가다.
아직 신용우려가 전방위로 확산할 분위기는 아니지만, 그럼에도 사모대출 시장의 부실 리스크를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급성장한 만큼 부실이 발생하면 연쇄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다. 박 연구원은 "미국 사모대출 시장은 헬스케어와 기술 섹터에 집중됐고, 특히 AI 투자 열기와 함께 급성장했다"며 "국제결제은행(BIS)은 AI 기업 관련 사모대출 잔액이 현재 2000억달러 수준에서 2030년 3000억~6000억달러 수준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분석했다.
왜곡된 부도율 및 이중 담보 문제…금융기관 연계도 우려
iM증권은 사모대출 시장의 잠재적 위험으로 가장 먼저 부도율에 대한 과소평가를 꼽았다. 박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기준 사모대출 시장의 부도율은 2.46%에 불과하지만 실제 부도율은 이보다 높다는 것이 중론"이라며 "사모대출 불투명성 등으로 부도율 통계가 과소평가 혹은 왜곡돼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특히 PIK 옵션 사용을 주목했다. PIK는 이자, 배당 및 원금 등을 현금지급 대신 채권과 주식 또는 재고 등으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PIK 활용 대출 비율이 늘어나는 것은 숨겨진 사모대출 시장 부실 규모가 더 클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는 분석이다.
또한 사모대출은 자산가치를 평가할 때 대외적인 기준과 공인된 방법론보다는 개별 기관의 내부모델에 의존한다. 자산가치 과대평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비판이다.
은행과 보험사와의 상호 연계성 심화도 잠재 위험으로 꼽았다. 사모대출 시장의 부실이 금융기관으로 전이될 수 있다는 점이다. 박 연구원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감안하면 은행 및 보험사의 사모대출과 연관된 파생상품이 있을 수 있다"며 "미국 금융기관의 사모대출 시장 익스포저가 알려진 이상으로 클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관건은 AI 산업의 수익성…증명 못 하면 연쇄 우려도
결국 관건은 다시 AI 투자 수익성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사모대출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AI 산업의 성장 잠재력이 여전히 높은 만큼 당장 커다란 신용 리스크를 촉발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일부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AI의 수익성을 증명하지 못한다면 부실 우려는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AI기업의 옥석 가리기도 잠재적 위험요소라고 강조했다.
박 연구원은 "AI산업 성장성은 높지만 모든 기업이 살아남을 수 없고, 일부 빅테크가 생존경쟁에서 밀려난다면, 중소형 AI 기업들의 도산이 늘어난다면 사모대출 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AI 산업도 한 차례 숨 고르기 혹은 옥석 가리기 국면에 진입할 수 있는데, 이 경우 구조적 취약성을 안고 있는 사모대출 시장의 부실 위험이 현실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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