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행 금지 구역 진입했다가 사고 당해
얇은 얼음 구간 가속 주행하다 버스 침몰
바이칼호서 한 달 새 두 번째 참변
중국인 부부와 자녀 등 8명 사망
러시아의 대표적인 겨울 관광지인 바이칼호에서 중국인 관광객을 태운 차량이 얼음이 갈라지며 침몰해 8명이 숨졌다.
22일 타스 통신 등 외신은 러시아연방 수사위원회가 지난 20일(현지시간) 바이칼호 위를 주행하던 미니버스가 얼음이 깨지면서 약 18m 아래로 가라앉은 사고 현장에서 시신 8구를 수습했다고 보도했다.
초기 조사 결과, 사고 차량은 얼음 두께가 충분하지 않은 균열 구간에서 우회하지 않고 가속해 통과하려 한 정황이 드러났다. 차량은 균열 구간 진입 후 2~3분 만에 급속히 침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쿠츠크주수사위원회
사고는 이르쿠츠크주 호보이곶 인근 올혼 지역에서 발생했다. 러시아 비상사태부는 차량이 너비 3m가량의 얼음 구멍에 빠졌으며, 사고 지점의 수심은 약 18m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탑승자는 40대 현지인 가이드와 중국인 관광객 등 9명이었다. 이 가운데 중국인 7명과 러시아인 운전기사 1명 등 총 8명이 숨졌으며, 1명은 극적으로 탈출해 구조됐다. 사망자 중에는 14세 청소년이 포함됐고, 중국인 부부와 자녀 등 일가족도 희생된 것으로 전해졌다.
초기 조사 결과, 사고 차량은 얼음 두께가 충분하지 않은 균열 구간에서 우회하지 않고 가속해 통과하려 한 정황이 드러났다. 차량은 균열 구간 진입 후 2~3분 만에 급속히 침몰한 것으로 알려졌다. 잠수부들은 수중 카메라를 이용해 가라앉은 차량을 확인했다. 현지 언론은 숨진 가이드가 친구에게 빌린 차량으로 관광객을 태우고 통행금지 구역에 진입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여행사협회는 사망한 중국인 관광객들이 정식 여행사를 거치지 않고 현지 주민을 통해 투어를 예약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사실상 무허가 가이드를 이용했다가 사고를 당한 셈이다.
러시아 당국은 해당 운영 주체가 승인받지 않은 채 관광 프로그램을 진행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안전 기준 준수 여부와 과실 책임을 조사하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바이칼호 관광 시 비상사태부와 지방 당국이 승인한 경로만 이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월 28일에도 바이칼호에서 중국인 관광객을 태운 차량이 전복돼 1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불과 한 달여 만에 유사 사고가 반복되면서 겨울철 얼음 관광 안전 관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러시아 이르쿠츠크주 바이칼 호수에서 중국인 관광객을 태운 미니버스가 얼음 구멍에 빠져 8명이 사망했다고 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사진은 침몰한 사고 버스(왼쪽)와 침몰 직전 탈출하는 관광객의 모습. 이르쿠츠크주수사위원회
바이칼호는 최대 수심 1642m에 달하는 세계에서 가장 깊은 담수호다. 겨울철 얼어붙은 호수 위를 차량으로 달리는 관광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다. 다만 바람과 기온 변화에 따라 얼음 두께가 급격히 달라질 수 있고, 최근 겨울철 기온이 온화해지면서 상황 예측이 더욱 어려워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르쿠츠크 주재 중국 총영사관은 사고 직후 중국인 여행객들에게 안전 수칙을 철저히 준수하고 비공식 운영 차량 이용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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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중국 외교부 장관에게 애도를 표하고, 철저한 조사를 거쳐 결과를 중국 측에 통보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양국이 관계를 강화하고 무비자 관광 정책을 도입하면서 러시아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증가하는 가운데, 관광 안전 관리 강화 필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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