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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블코인 감독]①산업 육성이냐 금융 규제냐…'소비자 보호'가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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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 디지털자산기본법 막바지 조율
발행 주체·지배구조 '안정성'에 무게
혁신과 안정 사이의 '한국형 모델' 찾기
"소비자 보호가 제도화의 성패 가를 것"

편집자주더불어민주당이 이달 말 발의할 가상자산 2단계 입법 '디지털자산기본법'은 스테이블코인을 어떤 금융 질서 안에 편입할 것인지를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자금세탁 방지 중심의 1단계 관리 체계를 넘어, 시장 질서 확립과 투자자 보호를 아우르는 종합 규율 체계로 확장하는 것이 입법의 핵심이다. 특히 화폐 가치에 연동돼 지급·결제 기능까지 수행하는 스테이블코인을 산업으로 볼 것인지, 금융 인프라로 규정할 것인지에 따라 발행 주체와 지분 구조, 준비자산 규율, 감독 권한 배분 등 제도 설계의 뼈대가 달라질 수 있다. 혁신과 안정 사이에서 소비자 보호를 실질적으로 구현할 '한국형 감독 모델'이 절실한 시점이다. 이에 본지는 스테이블코인 규제의 핵심 쟁점을 분석하고, 시장의 신뢰를 담보할 수 있는 올바른 감독 체계의 설계 방향을 제시한다.

산업으로 볼 것인가, 금융상품으로 볼 것인가.


전문가들은 스테이블코인을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제도 설계 방향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고 분석한다. 발행 자격과 지분 구조는 물론, 준비금 규율과 감독 권한 배분까지 전반적인 제도 설계 틀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이 양측 논쟁을 가르는 결정적 기준은 결국 '소비자 보호'다. 전문가들은 혁신 산업 진흥과 금융 안정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려면 소비자 보호가 반드시 전제되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발행 주체·지분 규제 놓고 이견…안정 vs 혁신 줄다리기

22일 금융권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는 자문위원 회의를 거쳐 24일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안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정부안과 정치권 입법안이 충돌하는 핵심 쟁점은 두 가지다. 거래소 대주주 지분율을 15~20%로 제한하는 방안과 스테이블코인 발행 컨소시엄에서 은행 지분을 '50%+1주'로 의무화할지 여부다.


금융위원회는 은행 지분이 '50%+1주'를 초과하는 컨소시엄 구성을 발행 요건으로 검토하고 있다. 반면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특정 업권 편들기이자 창업자의 책임경영과 혁신을 위축시킬 수 있는 규제라는 반론을 제기한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은행이 일정 수준의 주도권을 갖는 컨소시엄 모델이 발행 주체로 적절하다는 데 대체로 공감하고 있다.


김영식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디지털자산기본법의 핵심 쟁점인 발행 주체 문제와 관련해 안정성과 혁신을 동시에 고려한 컨소시엄 모델이 현실적인 절충안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안정은 기존 은행권이 담보하고, 혁신은 핀테크가 이끌어가는 구조가 필요하다"며 "은행의 신뢰 기반 위에 핀테크의 기술 역량을 결합하는 모델이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짚었다. 은행이 실질적 의사결정권을 갖는다면 안정성이 확보되고, 그 안정은 곧 소비자 보호로 이어질 수 있다는 논리다.


이정두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인터넷전문은행과 종합투자플랫폼 도입 당시 사례를 언급하며 은행이 주도하는 컨소시엄 구조가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당시에도 기존 금융권의 안정성과 핀테크의 혁신성을 어떻게 조화시킬지가 핵심 이슈였다"며 "결과적으로 은행 주도의 컨소시엄 형태로 설립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스테이블코인 역시 자본력과 책임성을 갖춘 대형 금융기관의 안정성과 핀테크·가상자산 사업자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결합하는 구조가 바람직하다"며 "컨소시엄 구성 시 이러한 요소에 가점을 주는 방식도 가능하다"고 했다.


한국블록체인학회장인 박용범 단국대 교수는 "핵심은 스테이블코인을 금융으로 볼 것인지, 기술 발전의 산물로 볼 것인지에 달려 있다"며 "발행 주체를 산업 발전 관점에서 본다면 은행 중심 구조가 안정성과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현실적일 수 있다"고 했다. 스테이블코인을 금융상품으로 해석하면 자연스럽게 금융법 체계 안으로 들어가게 되고, 은행 중심 구조로 설계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박 교수는 스테이블코인을 금융산업의 한 축이라고 단정하기보다 기술 인프라 또는 미래 준비 과정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스테이블코인은 암호화폐 기술 발전의 연장선에 있는 것이지, 전통 금융의 발전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우리의 미래 준비 차원에서 금융에서 무엇이 부족한지를 따져보기보다, 기술 발전 관점에서 방향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스테이블코인을 기술 산업의 발전 과정으로 보되, 그 전제 조건으로 강력한 소비자 보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혁신은 허용하되, 보호 장치는 강화해야…국제기준도 소비자보호에 방점

관건은 스테이블코인을 제도권에 편입시키는 과정에서 소비자를 어떻게, 그리고 어느 수준까지 보호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충분한 보호 장치 없이 산업화를 서두를 경우, 새로운 기술이라는 이유로 등장했다가 사라지는 코인이 있을 수 있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 기준도 소비자 보호와 금융안정을 제도 설계의 중심에 둘 것을 권고하고 있다. 국제증권감독기구(IOSCO)는 암호자산 규율 원칙에서 '동일 기능·동일 위험·동일 규제(Same Activity, Same Risk, Same Regulation)' 원칙을 제시했다. 스테이블코인이 지급 기능과 유사한 역할을 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감독과 공시, 준비금 투명성이 요구돼야 한다는 취지다.


IOSCO는 특히 ▲준비금의 안전자산 보유 ▲1대1 상환 가능성 확보 ▲이해상충 방지 ▲고객 자산 분리 보관 ▲투명한 공시 체계 등을 핵심 원칙으로 제시하고 있다.


박 교수는 "산업을 빠르게 키우면서 동시에 소비자를 완벽하게 보호하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그렇다고 이 어려운 문제를 피할 수는 없다"고 했다. 그는 대안으로 샌드박스 방식의 단계적 확대를 제시했다. 소규모 실험을 거쳐 점진적으로 확장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봤다.


이 연구위원 역시 "스테이블코인이 전통 금융 시스템과 연계될 경우 이용자 보호 확보가 중요하며 이를 위해 준비자산의 관리·검증, 상환 편의성 제고 등 구체적인 규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스테이블코인을 은행 예금과 동일하게 보기는 어렵고, 은행법 체계로 편입하기에는 현실적인 부담이 크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이 연구위원은 "카카오페이·네이버페이처럼 이용자가 선불 충전금을 맡기고 '머니' 형태로 사용하는 구조와 유사하다"며 "성격상 은행보다는 전자금융거래법 체계로 규율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법적 틀과 지배 구조를 혼동해서는 안 된다"며 "지분 요건과 감독 권한 배분은 별도의 정책 판단 사안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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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 역시 산업 진흥과 소비자 보호 사이의 균형을 핵심 과제로 보고 있다. TF 간사인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은행권이 주도권을 갖는 구조를 기본 틀로 하되, 핀테크와 가상자산 업계의 의견도 충분히 반영하겠다"며 "소비자 보호를 위한 안정과 혁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방향으로 정부안과 TF안을 조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은행이 책임성과 자본력을 바탕으로 신뢰를 담보하고, 핀테크는 기술 혁신의 '액셀러레이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설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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