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억만장자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의혹을 받아온 영국 전 왕자 앤드루 마운트배튼 윈저가 19일(현지시간) 경찰에 체포된 후 조사를 받고 풀려났다.
로이터, AFP 통신 등에 따르면 템스밸리 경찰은 이날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사유지인 노퍽 샌드링엄 영지에 있는 앤드루의 거처 우드팜을 급습해 공무상 부정행위 혐의로 그를 체포해 구금했다. 그는 템스밸리 경찰 소속 형사들로부터 하루 종일 조사를 받은 후 이날 저녁 풀려났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템스밸리 경찰은 이날 아침 공무상 부정행위 혐의로 체포된 한 남성이 "현재 수사 대상자로서 석방됐다(released under investigation)"고 밝혔다. 이는 그가 기소된 것도 아니며 혐의가 벗겨진 것도 아니라는 의미라고 미 NBC 방송은 설명했다. 경찰은 관련법에 따라 앤드루의 실명을 거론하지 않고 60대 남성이라고 밝혔지만 언론은 해당 인물을 앤드루라고 보도하고 있다.
앤드루는 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차남이자 찰스 3세 국왕의 동생이다. 현재 왕위 계승 서열은 8위다. 2001∼2011년 영국 무역 특사를 지냈다. 왕실 업무에서는 엡스타인 연루 의혹이 제기된 2019년 손을 뗐다.
그는 엡스타인과 친분을 유지하며 엡스타인을 위해 일한 버지니아 주프레가 미성년일 때부터 여러 차례 강제로 성관계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해 10월 왕자 칭호와 모든 훈작을 박탈당한 후에도 추가 의혹이 계속 제기됐다. 앤드루는 모든 의혹을 부인해 왔다.
미 법무부가 최근 추가로 엡스타인 문건을 공개한 이후 앤드루가 2011년 정부 기밀 정보를 엡스타인에게 전달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 문건에는 앤드루로 추정되는 인물이 싱가포르, 홍콩, 베트남 방문 정보와 아프가니스탄 재건 투자 기회에 관한 기밀 정보를 엡스타인에게 전달한 2010∼2011년의 이메일이 포함됐다.
군주제 반대 단체 '리퍼블릭'은 이에 앤드루가 공무상 부정행위와 공무상 비밀 누설을 저지른 것으로 의심된다며 템스밸리 경찰에 그를 고발했다.
템스밸리 경찰은 앞서 앤드루가 2010년 윈저성 로열로지에서 엡스타인이 보낸 20대 여성과 하룻밤을 보냈다는 의혹과 관련한 정보를 인지하고 절차에 따라 검토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영국에서 왕족이 체포돼 구금된 것은 찰스 1세가 1647년 잉글랜드 내전 중에 의회 병력에 붙잡힌 이후 379년 만에 처음이라고 가디언과 더타임스는 전했다. 현대 들어서는 처음인 셈이다. 찰스 1세는 1649년 반역죄 유죄 선고를 받아 참수형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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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왕실은 계속된 추문과 의혹 제기에 앤드루와 선을 그으면서 엡스타인 피해자들에 대한 위로를 표시해 왔다. 찰스 3세는 이날 성명을 내 수사가 완전하고 공정하게 진행돼야 하며 법 원칙에 따라 처리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수사당국을 지원하고 협조하겠다고도 강조했다.
유현석 기자 guspo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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