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한국의 국가채무 비율 증가 속도를 향후 등급 평가의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이재명 정부의 확장재정 기조와 한미투자 협정에 따른 이행 비용 등으로 나랏빚 증가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점에 우려를 보였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50%대인 국가채무 비율이 당장의 등급 강등을 유발한 위협적인 수치는 아니지만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주요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지목하며 재정 개혁을 촉구했다.
무디스는 최근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기존과 같은 'Aa2, 안정적'으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하반기와 올 1월 무디스 실사단이 재정경제부 등 한국 정부를 방문해 등급 평가를 위한 연례협의를 실시한 결과를 바탕으로 나온 공식 평가 의견이다.
무디스는 지난 2015년 12월 한국의 등급을 Aa3에서 Aa2로 한 단계 상향 조정하고 11년째 같은 등급을 유지해왔다. Aa2는 무디스 평가에서 Aaa, Aa1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등급이다.
무디스는 'Aa2' 등급을 유지하면서도 국가채무 급증을 주요 위험 요인으로 지목하며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재정 개혁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국의 재정적자 흐름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 해도 빠짐없이 이어졌고 2020년 팬데믹 이후로는 관리재정수지 적자폭이 매년 100조원 안팎으로 불어나는 만성적자국이 됐다.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2008년(25.7%) 이후 올해 51.6%로, 두 배 이상으로 커지는 등 부채가 늘어나는 속도가 유례없이 빠르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무디스는 재정 기조는 지난 1년간 확장적이었으며 적어도 2028년까지는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부채 부담은 2019년 35%에서 2025년 약 50%까지 상승해 매우 강력했던 초기 위치에서 선진국 평균 수준으로 수렴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부채비율 증가세가 앞으로도 이어지면서 2030년엔 GDP 대비 6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연금·의료 등 고령화에 따른 의무지출과 국방·국가 안보 공약, 한미 투자 협정에 따른 전략적 의무 이행 비용 등을 부채 증가의 주요인으로 꼽았다. 무디스는 "부채 부담 증가와 우발 부채로 인한 위험은 재정 개혁에 달려 있다"고 꼬집었다.
기획예산처가 최근 발간한 월간 재정동향 2월호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국세수입은 전년보다 37조4000억원 늘었지만, 세입 증가에도 지출 증가폭이 이를 초과해 적자 국채 발행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공기업의 부채가 재정 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도 내놨다. 무디스는 "2024년 비금융 공공 부문(NFPS) 기업의 총부채는 2021년 15%에서 증가한 GDP 대비 17% 이상을 기록했다"며 "비금융 공공 부문 부채는 전체 재정 건전성을 더욱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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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또 다른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도 지난달 30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AA-, 안정적' 등급을 유지하면서도 "고령화에 따른 구조적 문제와 정부부채 증가가 중장기적으로 신용도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세종=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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