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프랑케 작센안할트주 경제개발공사 대표
"30년 연속성이 유럽 최대 반도체 클러스터 만들어"
실리콘 작센 조성 초기에 지멘스·AMD 등 투자 이끌어
협력업체·연구소·대학·지방정부 한 축으로 움직여
"'실리콘 작센'은 하나의 유기체"
로버트 프랑케 독일 작센안할트주 경제개발공사 대표는 11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유럽 최대 반도체 클러스터로 평가받는 '실리콘 작센(Silicon Saxony)'의 성공 요인을 이같이 설명했다.
실리콘 작센은 독일 작센주 드레스덴을 중심으로 형성된 반도체 클러스터로, 유럽에서 생산되는 반도체 칩 3개 중 1개가 이 지역에서 나올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현재 3600여개 기업과 연구기관이 밀집해 있으며, 8만1000명 이상의 숙련 인력이 일하고 있다. 인피니온(Infineon), TSMC, 글로벌파운드리(GlobalFoundries)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생산시설을 확충하면서, 5년 내 고용 규모가 1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프랑케 대표는 "실리콘 작센은 단일한 정책 결정으로 탄생한 것이 아니다"라며 "1950년대부터 이 지역에 존재했던 전자 기술 분야의 전통과 전문성을 독일 재통일 이후에도 보존하고 현대화하고자 한 '조율된 산업 정책'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조성 초기부터 단순한 제조 거점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기술 기반을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는 설명이다.
이를 바탕으로 실리콘 작센은 1990년대 조성 초기 단계에서 지멘스, AMD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장기 투자를 이끌어냈다. 이들의 투자는 첨단 장비, 소재, 엔지니어링 수요를 즉각적으로 생성했고, 수많은 중소기업이 인근에 자리 잡는 토대가 됐다. 이어 연구소들이 차세대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자원을 투입했고, 대학들은 현장 수요에 맞춘 인재를 배출하며 산업 연속성을 뒷받침했다.
3개 연방주 협력으로 생태계 확장
지방정부의 인프라·인력·연구 투자도 뒤따랐다. 이는 반도체 불황기에도 중단되지 않았다. 그는 특히 "지원 규모뿐만 아니라 예측 가능성과 연속성이 중요하다"며 "규제 프레임워크가 안정적이고 공공의 약속이 정치적 주기와 관계없이 지속될 때, 기업이 확신을 갖고 수십년 단위의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작센주에 국한시키지 않고 작센안할트·튀링겐주 등 인접 지역 간 협력을 통해 클러스터를 확장한 것도 결정적이었다. 반도체 산업에 필요한 물, 전력, 하수 처리 같은 자원은 물론 인력 확보 측면에서 훨씬 더 유연해질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프랑케 대표는 "기업, 연구기관, 대학, 지방정부가 장기적 관점을 갖고 함께 나아간 점이 큰 차이를 만들었다"며 "이 지역의 경쟁력은 단순히 공장이 많은 데 있지 않다. 제조업체와 연구소, 대학이 물리적으로 매우 가까워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해결책이 '15분 거리' 내에 있는 근접성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반도체 산업 사이클에 따라 부침이 있겠지만,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등 모든 산업의 반도체 의존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내다보며 "불황을 걱정하기보다는 공급망 차질에 대비해 생산 능력(케파)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것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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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한국과의 협력 기대감도 내비쳤다. 프랑케 대표는 "한국은 메모리 리더십과 대량 생산에 강점이 있고, 독일은 시스템 통합과 자동차·산업용 응용 분야에 전문성이 있다"며 "양국이 각자의 강점을 결합해 차세대 AI 하드웨어나 첨단 패키징 분야에서 공동의 경쟁 우위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현지 기자 hj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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