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올림픽 빅에어 결선 171점 획득
무라세, 시넛에 이어 3위 한국 설상 새 역사
백사이드 트리플콕 1440 기술 완벽 연기
첫 출전, 첫 결선, 첫 메달까지.
18세 여고생 스노보더의 반란이다. '한국 스노보드의 샛별' 유승은(성복고)이 설상 종목에서 새 역사를 썼다. 그는 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빅에어 결선에서 171점을 획득했다. 무라세 코코모(일본·179점), 조이 사도스키 시넛(뉴질랜드·172.25점)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유승은은 여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에서 설상 종목 메달을 따냈다. 대회 전까지 2018년 평창 대회 때 이상호(넥센윈가드)의 남자 평행대회전 은메달이 유일한 메달이던 한국 스키·스노보드는 처음으로 단일 대회에서 2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전날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에서 김상겸(하이원)이 획득한 은메달에 이어 한국 선수단의 이번 대회 두 번째 메달이다.
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빅에어 시상식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유승은이 메달을 깨물어보고 있다. 연합뉴스
유승은은 빅에어에 우리나라 여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출전해 첫 결선과 첫 메달까지 목에 걸었다. 우리나라는 평창 대회 때 정지혜가 대표로 발탁됐으나 부상으로 경기에는 뛰지 못했고, 2022년 베이징 대회 땐 한국 선수가 없었다.
프리스타일 스노보드 종목인 빅에어는 아파트 15층 높이와 비슷한 50m 슬로프에서 활강한 뒤 대형 점프대에서 도약, 점프와 회전, 착지, 비거리 등을 종합해 승부를 가리는 종목이다. 2018년 평창 대회 때 처음 정식 종목이 됐다. 모든 선수가 3차 시기까지 기술을 시도한 뒤 가장 낮은 점수를 제외하고 두 차례 시기의 점수를 합산해 순위를 매긴다. 다만 같은 방향으로 뛴 점프는 점수 산정에 하나만 채택한다.
유승은은 이날 결선 1차 시기에서 몸 뒤쪽으로 네 바퀴를 회전하는 백사이드 트리플콕 1440도(보드 앞쪽 엣지를 잡은 채 등을 지고 도약 후 공중에서 1440도 회전하는 동작) 기술을 완벽하게 성공시켰다. 점프 높이는 5.5m, 점프 거리는 29.2m에 달했다. 공중에 무려 2.3초간 머물렀다. 1차 시가 점수는 87.75점으로 2위였다.
2차 시기에선 프런트사이드 트리플콕 1440도(보드 뒤쪽 에지를 잡은 채 앞을 보고 도약 후 공중에서 1440도 회전하는 동작) 기술을 구사하면서 83.25점을 받았다. 2차 시기까지 선두를 질주해 금메달도 가능해 보였다. 유승은은 메달을 예감한 듯 보드를 내던지는 세리머니로 기쁨을 표현했다.
유승은이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빅에어에서 3위를 차지한 뒤 시상대에서 1위 무라세 코코모, 2위 조이 사도스키 시넛과 셀카를 찍고 있다. 리비뇨(이탈리아)=연합뉴스
하지만 3차 시기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무라세와 시넛이 3차 시기에서 높은 점수를 얻어 3위로 밀리자 다시 한번 고난도 기술로 승부수를 던졌다. 2차 시기와 같은 프런트사이드 트리플콕 1440도 기술을 시도했지만 착지에 실패해 높은 점수를 얻지 못했다. 20.75점을 기록했으나 시상대에 서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유승은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태극 마크를 달고 스노보드를 탄다는 것 자체로도 영광인데, 올림픽에서 메달까지 땄다. 아직 믿기지 않는다"고 환호했다.
유승은은 2008년 1월생이다. 중학생 때부터 선수로 나섰다. 2023년 국제스키연맹(FIS) 세계 주니어 스노보드선수권에서 여자 빅에어 준우승을 차지한 기대주다. 2년 전 월드컵 결선에서 넘어지며 오른쪽 복사뼈를 다쳐 1년간 재활했다. 또 복귀 이틀 만에 손목이 부러지는 어려움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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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에는 미국 콜로라도주 스팀보트 스프링스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2위에 올랐다. 깁스를 하고 완벽한 연기를 펼쳤다.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스노보드 월드컵 빅에어 종목에서 메달권에 진입했다.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네 바퀴를 회전하는 기술에 집중했다. 당찬 신세대답게 경기를 즐겼고, 처음으로 나선 올림픽에서 시상대에 올랐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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