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20년만에 노후자산 운용 방식 바뀐다…퇴직연금 '회사 안'에서 '밖으로'

시계아이콘02분 01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노사정이 퇴직연금 기능 강화를 위한 공동선언에 합의한 배경에는 퇴직연금 제도가 도입된 지 20년이 넘도록 노후소득 보장 장치로서 충분히 작동하지 못했다는 공감대가 깔려 있다.

노후소득 보장을 위한 핵심 제도로 설계됐지만 가입자의 선택권과 운용 효율성의 한계로 수익률 변동 위험과 책임이 근로자에게 전가돼 왔다.

이번 합의의 핵심은 앞으로 퇴직급여를 회사 밖 금융기관에 맡기는 '사외 적립'이 원칙이 된다는 점이다.

닫기
뉴스듣기

여러 가입자 돈 모아 전문가가 운용
기금 커질수록 책임 강화…수탁자책임 명문화

20년만에 노후자산 운용 방식 바뀐다…퇴직연금 '회사 안'에서 '밖으로'
AD

노사정이 퇴직연금 기능 강화를 위한 공동선언에 합의한 배경에는 퇴직연금 제도가 도입된 지 20년이 넘도록 노후소득 보장 장치로서 충분히 작동하지 못했다는 공감대가 깔려 있다. 노후소득 보장을 위한 핵심 제도로 설계됐지만 가입자의 선택권과 운용 효율성의 한계로 수익률 변동 위험과 책임이 근로자에게 전가돼 왔다.


이번 합의의 핵심은 앞으로 퇴직급여를 회사 밖 금융기관에 맡기는 '사외 적립'이 원칙이 된다는 점이다. 현행 퇴직연금은 상당수 사업장에서 퇴직급여가 사업장 내부에 적립돼 있다. 이처럼 회사가 퇴직금을 직접 보관하는 방식을 '사내 적립'이라고 한다. 쉽게 말해 퇴직금을 회사 금고에 맡겨둔 상태다. 문제는 회사 사정이 나빠지면 퇴직금을 제때 받지 못할 위험이 크다. 태스크포스(TF)가 퇴직급여 사외적립을 제도 개편의 출발점으로 삼은 이유다.


사외 적립은 퇴직금을 은행이나 연금 계좌에 따로 보관해 두는 것을 뜻한다. 은행이나 연금 계좌 등 외부 금융기관에 적립돼 회사 사정과 무관하게 보호된다. 이렇게 되면 회사가 어려워져도 근로자의 퇴직급여는 안전하다. 또 사외적립 의무화 이후에도 근로자의 기존 권리가 축소되지 않도록 중도인출과 일시금 수령 등 기존 선택권도 유지하기로 했다.


여러 가입자 돈 모아 전문가가 운용
20년만에 노후자산 운용 방식 바뀐다…퇴직연금 '회사 안'에서 '밖으로'

또 하나 달라지는 점은 퇴직연금을 굴리는 방식이다. 지금까지 가입자는 회사가 정해준 금융상품 중 하나를 선택하는 '계약형 퇴직연금'에 가입해 왔다. 계약형은 회사와 금융회사가 1대1로 계약을 맺고, 근로자는 그 안에서 운용할 금융상품이나 투자 포트폴리오를 선택하는 방식이다. 앞으로는 여기에 더해 '기금형 퇴직연금'이라는 선택지가 생긴다. 기금형이란 여러 회사와 근로자의 돈을 한데 모아 전문가들이 하나의 큰 기금처럼 관리·운용하는 방식이다.


노사정 TF는 특히 퇴직연금이 노후소득 보장 수단이 아니라 '퇴직 시 수령금 관리 제도'에 머물러 있다는 점을 문제로 인식했다. 개별 사업장 단위의 계약형 구조에서는 자산운용 전문성이 충분히 발휘되기 어렵고, 규모의 경제를 통한 비용 절감 효과도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반복돼 왔다. 기금형 도입은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구조적 전환으로 해석된다.


TF는 기금형 퇴직연금이 다수 가입자의 적립금을 통합해 운용하는 방식인 만큼, 장기 분산투자와 안정적 자산 배분이 가능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를 통해 수익률 제고와 동시에 운용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 다만 기금형 도입이 계약형을 대체하는 방식이 아니라 병행 구조로 설계된 것도, 제도 전환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기금형 퇴직연금이 도입될 경우 가장 큰 변화는 퇴직연금 운용의 중심이 사업장에서 전문 운용기관으로 이동한다는 점이다. 적립금 운용이 개별 사업장 단위를 넘어 기금 단위로 집중되면서 자산 배분 전략과 위험 관리 체계도 보다 체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퇴직연금 운용을 단기 성과 중심에서 장기 노후소득 관점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기금 커질수록 책임도 커진다… 수탁자책임 명문화

반면 운용 주체의 권한이 커지는 만큼 책임 강화 요구도 커질 전망이다. TF는 공동선언문에 수탁자 책임 원칙과 이해 상충 방지, 내부통제 강화가 명시된 것도 이러한 우려를 반영한 대목이다. '수탁자 책임'이란 타인의 자금을 맡은 사람은 그 자금의 주인을 위해서만 써야 한다는 약속인 셈이다. 기금 운용이 특정 정책 목적이나 이해관계에 활용될 경우 제도의 신뢰가 훼손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관리·감독 역할도 한층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퇴직연금 가입자는 앞으로 두 가지 선택사항이 생긴다. 안정성을 중시하면 기존 계약형을 유지할 수 있고, 수익을 조금 더 기대하고 싶다면 기금형 퇴직연금을 선택할 수도 있다. 퇴직할 때 기존처럼 일시금으로 한 번에 받을 수 있고, 연금으로 매달 나눠 받을 수도 있다. 제도가 바뀌더라도 근로자가 선택할 수 있는 권리는 유지된다는 게 이번 합의의 핵심이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퇴직금이란 근로기준법에 임금의 일부이자 연금으로 전환해 안전하고 수익성 있는 방식으로 운용하는 게 핵심"이라며 "노사 합의에 따라 퇴직연금의 발전적인 개선책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AD

한편 이번 공동선언은 지난해 10월 출범한 노사정 TF가 약 3개월간 10차례 회의를 거쳐 도출했다. 노사정과 청년·전문가 등 19명이 참여해 제도의 실효성을 중심으로 논의를 진행했다.




세종=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2.2508:00
    음악 넘어 문학·음식으로 영토 넓혔다…150만 빅데이터가 증명한 한류의 진화
    음악 넘어 문학·음식으로 영토 넓혔다…150만 빅데이터가 증명한 한류의 진화

    K팝에 의존했던 한류 소비 지형이 문학과 영화, 음식으로 다변화했다. 지식재산권(IP)이 한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실질적인 관광 수요와 수출 수익까지 견인하는 핵심 산업 동력으로 진화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정보원은 25일 이 같은 현상을 입증하는 '2025 외신·소셜데이터로 보는 글로벌 한류 트렌드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서른 나라 매체와 누리소통망(SNS) 자료 150만 건을 샅샅이 분석해 한류의 확산 구조

  • 26.02.2508:00
    화면 뚫고 나온 IP…넷플릭스 1위 애니가 실물 경제를 집어삼켰다
    화면 뚫고 나온 IP…넷플릭스 1위 애니가 실물 경제를 집어삼켰다

    영상 콘텐츠의 흥행이 온라인 화면을 뚫고 나와 실물 경제를 견인한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가 입증한 지식재산권(IP)의 힘이다. 단순한 영상 소비를 넘어 관광, 식음료, 정보통신기술(IT) 등 산업 전반을 집어삼키며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판도를 바꾼다. 이 작품은 시청 수 3억2510만 회를 기록하며 역대 넷플릭스 영화 시청 1위라는 대기록을 썼다. 15주 연속 시청 순위 10위권에 진입하며 영

  • 26.02.2508:00
    '레몬' 대신 '감귤'…치밀한 현지화가 K드라마 장르 한계 깼다
    '레몬' 대신 '감귤'…치밀한 현지화가 K드라마 장르 한계 깼다

    피 튀기는 장르물에 집중했던 한국 드라마의 성공 공식이 진화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가 다각적 현지화 전략의 실효성을 입증했다. 제주도를 배경으로 한 이 로맨스물은 자극적인 소재 없이 세계적인 흥행을 달성했다. 비한류권인 멕시코에서조차 9주 연속 넷플릭스 시청 수 10위권에 진입하며 지식재산권(IP)의 장르적 스펙트럼과 소비 영토를 동시에 넓혔다. 압도적 성과의 이면에는 각국의 문화적 맥락을 파고든

  • 26.02.2508:00
    장벽 깬 거대 IP의 명암…'오징어 게임' 평점 6.7점 추락이 남긴 경고
    장벽 깬 거대 IP의 명암…'오징어 게임' 평점 6.7점 추락이 남긴 경고

    한국 영상 콘텐츠가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주류로 안착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시리즈가 지식재산권(IP)의 폭발력을 명확히 증명했다. 이 작품은 넷플릭스 역대 비영어권 TV 부문에서 시즌 1, 2, 3이 나란히 시청 수 1, 2, 3위를 싹쓸이하는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썼다. 흥행은 화면을 넘어 실물 경제와 문화 산업 전반으로 파급력을 넓혔다. 글로벌 식음료 및 패션 브랜드와의 연이은 협업이 이를 증명한다. KF

  • 26.02.2508:00
    5·18 비극이 홀로코스트 위로했다…세계 상처 어루만진 K문학
    5·18 비극이 홀로코스트 위로했다…세계 상처 어루만진 K문학

    한국 문학이 변방의 언어라는 태생적 굴레를 벗고 세계 문학의 중심부로 진입했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결정적 전환점으로 작용했다. 일회성 호기심에 그치지 않고 전 세계의 지적 독서로 번졌다. 한국문화정보원의 빅데이터 분석은 이를 객관적 수치로 입증한다. 노벨문학상 수상 직후 한국 문학 관련 외신 보도 비중은 전 분기 1.2%에서 32.4%로 30%포인트 이상 뛰었다. 유력 매체들은 '채식주의자'와 '소년이 온다'

  • 26.02.2715:30
    '이재명 신세력' '뉴이재명'은 누구인가
    '이재명 신세력' '뉴이재명'은 누구인가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대표적인 팬클럽이라고 할 수 있는 '재명이네 마을'이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이성윤 최고위원, 두 사람을 강제로 퇴출했다. 현재의 흐름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볼 수 있다. 사건의 기폭제가 된

  • 26.02.2615:31
    성치훈 "송영길, 계양을 김남준에 양보해야"
    성치훈 "송영길, 계양을 김남준에 양보해야"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성치훈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2월 2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성치훈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과 함께 오늘 생생토

  • 26.02.2514:37
    박원석 "김어준 선 넘어, 이언주 자중해야",이태규 "공취모, 비민주·반민주적"
    박원석 "김어준 선 넘어, 이언주 자중해야",이태규 "공취모, 비민주·반민주적"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박원석 전 의원, 이태규 전 의원(2월 23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오늘은 이태규 전 국민의힘 의원 그리고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 두 분 모시고 핫이슈 생생토크 하겠습니

  • 26.02.2310:59
    정성장 "김여정 VS 김주애 권력투쟁 가능성 희박"
    정성장 "김여정 VS 김주애 권력투쟁 가능성 희박"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 출연 : 정성장 세종연구소 부소장(2월 20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북한의 9차 당대회가 19일 개막했습니다. 최근 김정은 위원장의 딸 김주애의 세습과 관련해서 9차 당대회에서

  • 26.02.2015:42
    김윤형 "송영길 100% 전대 출마", 하헌기 "전략공천 해야"
    김윤형 "송영길 100% 전대 출마", 하헌기 "전략공천 해야"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오늘은 하헌기 더불어민주당 전 부대변인과 김윤형 전 국민의힘 부대변인 모시고 핫이슈 관련해서 얘기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소종섭 :민주당 얘기 좀 해볼까요? 송영길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