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인상 발언에 코스피 주춤
현대차, 기아 등 자동차 관련주 급락
"코스피 급등 상황서 주가 조정 빌미 가능성"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무역합의 이전으로 되돌리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에 코스피가 하락 출발한 2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이 증시와 환율 등을 모니터하고 있다. 2026.1.27 조용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무역합의 이전 수준으로 인상하겠다고 밝히면서 코스피가 5000포인트를 목전에 두고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가파르게 올랐던 코스피가 이번 사태를 빌미로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우리 국회가 무역합의를 빠르게 승인한다면 단기적인 영향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트럼프 관세 인상 발언에 코스피 주춤
27일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16.70포인트(0.34%) 내린 4932.89로 개장했다. 개장 이후 한 때 4890포인트까지 하락했지만 오전 9시40분 기준 전거래일 대비 0.25% 오른 4962.17로 낙폭을 회복하고 오름세로 돌아섰다.
이날 코스피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언 영향을 크게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한국 국회는 미국과의 협정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한국 국회가 자신들의 권한인 역사적인 무역협정을 입법화하지 않았으므로, 한국에 대한 자동차, 목재, 의약품 및 다른 모든 상호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과 난 2025년 7월 30일에 양국을 위한 위대한 합의를 했으며, 내가 2025년 10월 29일 한국에 있을 때 그런 조건을 재확인했다. 왜 한국 입법부는 합의를 승인하지 않았는가"라고 적었다. 국회에서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안'(대미투자특별법)이 통과되지 않은 점을 문제 삼은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의 발언이 전해지면서 현대차와 기아 등 자동차 관련주를 중심으로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이날 오전 9시32분 기준 현대차는 전장 대비 3.05%내린 47만7500원에 거래됐다. 기아도 4.06% 내린 14만8900원에 거래 중이며 현대모비스(-2.90%) 등도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우리 증시의 급등세가 이어졌던 만큼 트럼프 관세 충격이 조정의 빌미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코스피가 5000을 돌파한 이후 전반적으로 투자심리가 고점에 대한 부담감이 있다"며 "자연스럽게 조정이 와도 될 국면에서 조정의 빌미가 될 것이고 최근 빚내서 투자하는 사람들도 많아서 트럼프 충격이 증시에는 안좋은 영향을 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남우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도 "우리 증시가 7~8개월 동안 너무 많이 급등했으니까 외부충격에 예민하게 반응할 수 있다"며 "트럼프 충격이 주가 변동성을 키우게 될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교수는 특히 "코스피 조정도 걱정되지만 코스닥이 인위적으로 부양된다면 더 큰 후유증이 있을 것"이라며 "주가가 급등하고 밸류에이션이 높아진 상황에서 투자가들은 팔고싶은 유혹이 있는데 외부 충격이 구실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무역합의 이전으로 되돌리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에 코스피가 하락 출발한 2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이 증시와 환율 등을 모니터하고 있다. 2026.1.27 조용준 기자
"단기적 충격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다만 이번 사태가 단기적인 충격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자동차를 중심으로 증시 전반에 걸쳐 부담요인이 될 것"이라면서도 "국회 승인 이슈는 시간의 문제란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상호관세 재인상은 증시 추세에 제한적인 영향만 미치는 노이즈성 재료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연구원은 "코스피는 최근 수급 이탈이 발생했지만, 주도주 중심의 비중 확대 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시장의 이익 전망치 상향 추세, 외국인 및 기관의 추가 매수 여력, 낮은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 수준) 부담 등 상방 재료가 유효하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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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9월 이후 한동안 잊혔던 한미 관세 문제가 재발했다"면서 "아마도 2월 임시 국회에서 이 문제가 빠르게 논의될 수밖에 없을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린란드 장악을 둘러싸고 유럽산 상품에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가 철회했듯 실제로 행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이 위협했던 관세를 집행한 경우는 아직 없었다"면서 "한바탕 소용돌이가 예상되나 어떻게든 지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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