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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배달 원하세요?""아니요"…배달의 공식이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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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료·최소주문·할인까지 따지는 ‘조건부 선택’으로 전환
소비자 10명 중 9명 “배달료 비싸”…속도보다 비용 우선
배달 시장, 외형 확장 대신 ‘살아남는 주문’ 가려내는 단계로

"빠른배달 원하세요?""아니요"…배달의 공식이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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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10명 중 8명은 현재 배달 수수료가 비싸다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대유행을 거치면서 국내 외식 시장에서 배달은 일상이 됐지만, 가격과 조건을 충족할 때 선택하는 고관여 소비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2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배달 이용 행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9.5%가 현재 배달료를 '비싸다' 또는 '조금 비싸다'고 응답했다. 배달료에 대한 불만이 단순한 체감 비용을 넘어 배달 소비 자체를 주저하게 만드는 구조적 인식으로 굳어졌다는 의미다. 반면 배달료가 '적절하다'고 답한 비중은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배달료는 감내 가능한 편의 비용이 아니라 주문 여부를 가르는 1차 관문이 됐다.

"빠른배달 원하세요?""아니요"…배달의 공식이 바뀌었다

소비자들이 인식하는 적정 배달료 수준을 보면 이같은 인식은 더욱 분명해진다. 응답자의 81.7%는 적정 배달료를 2000원 이하라고 답변했다. 이 가운데 1000원 이하나 1500원을 적정선으로 보는 응답도 적지 않다. 배달료가 2000원을 넘어서는 순간 배달은 아예 배제되는 선택지가 된다. 배달료에 명확한 심리적 상한선이 형성된 것이다.

"빠른배달 원하세요?""아니요"…배달의 공식이 바뀌었다

이 같은 인식 변화는 배달 주문 과정 전반을 바꾸고 있다. 과거 배달은 메뉴를 고르면 곧바로 주문으로 이어지는 소비였다. 그러나 이제는 총 결제금액, 최소주문금액, 할인 여부, 배달 방식을 하나씩 따져본 뒤 주문이 결정된다. 이 과정에서 조건이 맞지 않으면 주문은 중단되고, 포장이나 직접 방문, 혹은 아예 다른 외식으로 전환된다. 배달이 외식의 자동 대체재가 아니라 외식과 비교해 손해가 아닐 때만 허용되는 차선책으로 위치가 바뀌고 있는 것이다.

"빠른배달 원하세요?""아니요"…배달의 공식이 바뀌었다
'빠른 배달'의 가치 하락…플랫폼 충성도 무너지고, 조건 충족만 남았다

배달 방식 선택에서도 이러한 변화는 명확하다. 2025년 기준 알뜰배달 이용 비중은 33.0%로 전년 대비 7.1%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한집배달과 일반배달 비중은 감소했다. 소비자들이 더 이상 조금 더 빨리 받기 위해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배달의 핵심 경쟁력이었던 속도는 후순위로 밀리고, 비용 절감이 가능한 방식이 선택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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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배달 서비스가 그동안 강조해온 가치 제안이 한계에 부딪혔음을 시사한다. 빠름과 편의는 여전히 중요하지만 가격 부담을 정당화할 만큼 절대적인 요소는 아니다. 배달은 이제 '가장 빠른 서비스'가 아니라 '가장 덜 손해 보는 선택'으로 경쟁하고 있다.


배달 주문 방법 변화도 같은 흐름을 반영한다. 배달앱을 통한 주문 비중은 확대된 반면 브랜드 자체앱 이용 비중은 크게 줄었다. 이는 특정 플랫폼이나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강화됐다기보다는 가격·혜택 조건이 맞는 채널로 이동하는 소비 성향이 강화된 결과로 해석된다. 소비자들은 더 이상 한 채널에 머물지 않는다. 할인, 쿠폰, 배달료 조건이 유리한 곳으로 이동할 뿐이다. 배달 소비는 락인(lock-in)이 아닌 비교와 이동의 영역이 됐다.


공공배달앱 역시 이 조건부 소비 구조 안에 놓여 있다. 실제 이용자 중 만족 이상 응답은 54.3%로 절반 수준에 머물렀고, '보통' 응답 비중도 높았다. 가격 혜택이 명확할 경우 선택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민간 배달앱으로 되돌아가는 흐름이 반복된다. 공공배달앱은 배달 시장의 판을 바꾸는 대안이라기보다, 비용 조건이 맞을 때만 작동하는 보조 수단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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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배달 원하세요?""아니요"…배달의 공식이 바뀌었다

지난해 배달 수요는 사라지지 않았지만 배달을 허용하는 조건은 이전보다 훨씬 까다로워졌다. 소비자들은 배달을 일상적 편의재의 자리에서 끌어내려 외식과 동일한 비교·판단의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배달 시장은 더 많은 주문을 만들어내는 확장의 국면을 지나 어떤 주문이 살아남는지를 가르는 정교화의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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