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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마다 단단해졌다"…70년의 발버둥, 마침내 닿은 '오천피' 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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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6년 대한증권거래소 12개사로 출발
IMF·코로나·계엄 등 숱한 위기 극복
70년간 시가총액 31만배 불려

꿈만 같았던 '오천피'가 현실이 됐다. 1956년 대한증권거래소 출범과 함께 역사의 첫 페이지를 펼친 한국 증시는 태동 70주년을 맞은 2026년 새해 코스피 5000 돌파라는 기념비적인 성과를 일궈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0.87% 오른 4952.53에 장을 마감했다. 개장과 동시엔 사상 처음으로 5000을 돌파하며 장중 역대 최고치(5019.54)를 새로 썼다. 전날까지만 하더라도 코스피는 미국발 지정학적 위기 고조 등의 영향으로 5000 문턱에서 번번이 미끄러지는 모습이 연출됐으나 결국 오뚜기처럼 다시 일어서는 저력을 보여줬다.

상장사 12개 시장에서 세계 시총 12위로

코스피가 5000을 돌파한 '붉은 말'의 해 2026년은 한국 주식시장이 태동한 지 70주년이 되는 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우리나라의 현대적인 주식시장 역사는 1956년 3월 3일 대한증권거래소 출범과 함께 첫발을 내디뎠다. 국가기록원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본부가 처음 개설된 당시 상장회사는 12개에 불과했으며, 시가총액도 150억원 수준이었다.


조흥은행, 저축은행, 한국상업은행, 흥업은행 등 4개 은행과 대한해운공사, 대한조선공사, 경성전기, 남선전기, 조선운수, 경성방직 등 일반기업 6곳, 정책적 목적으로 상장된 대한증권거래소와 한국연합증권금융이 그 주인공들이다. 대부분 인수합병(M&A)되거나 상장폐지 됐지만, 오늘날 한국전력(경성전기·남선전기), CJ대한통운(조선운수), HJ중공업(대한조선공사), 경방(경성방직) 등이 여전히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12개로 출발한 상장사는 1973년 100개, 1997년 1000개로 꾸준히 몸집을 불려 나갔다. 이날 기준으로 유가증권시장 844개사·코스닥 1824개사 등 2668사가 국내 증시에서 거래되고 있다. 150억원 수준이었던 시가총액도 가파르게 상승해 지난 16일엔 코스피 시가총액이 사상 처음으로 4000조원을 넘어섰다. 코스닥시장까지 합산하면 4655조2940억원으로 70년간 약 31만배가 늘어난 셈이다. 현재 한국 증시 시가총액은 세계 12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여느 증권시장이 그렇듯 한국 증시도 꽃길만 걷진 못했다. 1962년 1월 증권거래법을 제정하면서 1961년 4억원에 불과했던 주식거래 대금이 이듬해 1000억원 수준까지 치솟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던 와중 1962년 5월 '증권 파동'으로 첫 위기를 맞았다. 시장의 급격한 팽창을 노린 투기 세력으로 인해 거래소가 지급 불능에 빠진 것이다. 매수자들의 결제 약속이 파기되고 주가가 급락하면서 거래소와 증권금융회사는 빚더미에 주저앉았다.


위기를 딛고 일어난 한국 증시는 1981년 3월 증권협회 주도하에 주식 전산화가 추진되면서 비약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주식유통시장의 기본 업무가 표준화되고 주식분석기법이 발전하기 시작한 것도 이때다.

"위기마다 단단해졌다"…70년의 발버둥, 마침내 닿은 '오천피' 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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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자리 바뀐 1989·2007·2021·2025·2026년

1983년 1월 4일엔 코스피가 처음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시가총액방식의 종합주가지수 제도가 도입된 것이다. 당시 122.52로 처음 공표된 코스피 지수는 1980년 1월 4일의 시가총액을 기준(100)으로 삼아 산출된 값이다.


'3저(저금리·저유가·저환율) 호황'으로 전례 없는 수출 호조와 경제 성장을 맞은 한국 증시는 대대적인 주식 열풍과 함께 서울 88올림픽 이듬해인 1989년 3월31일 최초로 코스피 1000 시대를 열었다. 1992년엔 외국인 자본이 본격적으로 유입되기 시작했고, 1996년엔 코스닥 시장이 문을 열었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2000년대 초 닷컴버블 붕괴 등을 거치며 잠시 위기를 맞긴 했으나 2007년 7월 급속한 경제 회복과 펀드 투자 열풍 등에 힘입어 코스피 2000 시대를 맞이했다.


그러나 시장이 '삼천피' 시대를 향한 장밋빛 미래를 그리기도 잠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파도가 덮치면서 코스피는 또 한 번 반토막이 났다. 2017년 글로벌 반도체 산업 호황에 힘입어 한때 2500선을 넘어서기도 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가 촉발한 미·중 무역 갈등 여파로 투자심리는 다시 얼어붙었다. 2020년 3월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도 증시에 직격탄이 됐다.


1500선까지 추락했던 코스피는 '동학개미운동'으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전 세계적으로 초저금리 정책에 기반한 경기 부양 기조가 확산하면서 2021년 1월 '삼천피'에 첫 발자국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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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코스피의 상승 곡선은 점차 가팔라졌다. 2024년 말 비상계엄 여파 등으로 2400선이 붕괴하긴 했지만, 이재명 정부 출범과 각종 증시 부양책으로 투자심리가 살아나며 지난해 6월 3000을 회복한 뒤 반년도 지나지 않은 10월 27일 4000 고지에 깃발을 꽂았다. 지난해 75.63% 뛰며 주요국 증시 중 최고 성적으로 마무리한 코스피는 새해 들어서도 파죽지세를 이어가며 이날 앞자리를 '5'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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