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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美·EU '그린란드 충돌'에 일제 급락…주식·국채·달러 '셀 아메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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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 3개월 만 최대 낙폭…美 국채·달러 동반 약세
트럼프, 유럽에 "그린란드 관세 100% 실행" 위협
EU, '무역 바주카포' 카드 만지작…덴마크 연기금, 美 국채 매도
일본 국채 금리 급등도 시장 불안 증폭
美 상무 "합리적 결말 예상"…다보스서 미·EU 출구 모색

미국 뉴욕 증시의 3대 지수가 20일(현지시간) 그린란드 문제를 둘러싼 '대서양 무역전쟁' 우려로 일제히 급락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을 상대로 이른바 '그린란드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위협하자 유럽 측도 맞대응을 예고했고, 이 갈등이 글로벌 무역전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투자심리를 급격히 위축시켰다. 여기에 일본 국채 금리 급등까지 겹치며 미 주식·국채·달러가 동시에 하락하는 '셀 아메리카' 현상이 재점화됐다.


[뉴욕증시]美·EU '그린란드 충돌'에 일제 급락…주식·국채·달러 '셀 아메리카'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거래장에서 트레이더가 업무를 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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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870.68포인트(1.76%) 내린 4만8488.65에 장을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143.09포인트(2.06%) 떨어진 6796.91에 거래를 마감해 지난해 10월 이후 3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561.065포인트(2.39%) 미끄러진 2만2954.322에 마감했다.


시장을 흔든 직접적인 요인은 그린란드를 둘러싼 지정학적 갈등과 무역 긴장 고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 그린란드를 "완전하고 전면적으로" 매입하는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유럽 8개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대상 국가는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프랑스, 독일, 영국, 네덜란드, 핀란드로, 다음 달 1일부터 10%, 오는 6월1일부터는 25% 관세를 매기겠다는 방침이다.


유럽연합(EU) 역시 보복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그린란드를 자치령으로 둔 덴마크의 연기금 아카데미커펜션은 미국 연방정부 부채에 대한 우려를 이유로 보유 중인 미 국채 1억달러 규모를 이달 말까지 전량 매도하겠다고 밝혔다. 매도 규모 자체는 크지 않지만, 시장에서는 상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EU가 보유한 미국 주식과 국채 등 미 자산 규모는 약 10조달러로, 이를 '무기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EU는 회원국을 경제적으로 위협하는 제3국에 대응하기 위한 통상위협대응조치(ACI), 이른바 '무역 바주카포' 발동 가능성도 저울질하고 있다.


'헤지펀드 대부'로 불리는 레이 달리오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 설립자는 이날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CNBC와의 인터뷰를 통해 "무역 적자와 무역 전쟁의 반대편에는 자본과 자본 전쟁이 있다"며 "이런 갈등을 감안할 때 자본 전쟁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 다시 말해 미 국채 매입에 대한 관심이 이전과 같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무역 전쟁 확산 우려 속에 금융시장 전반에서는 달러와 국채 가격이 동반 약세를 보였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전 거래일보다 0.8% 내린 98.41을 기록 중이다.


장기물을 중심으로 미 국채 가격이 하락하면서 금리는 상승 압력을 받았다.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6bp(1bp=0.01%포인트) 뛴 4.29% 선에서 움직이는 중이다. 반면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전일 수준인 3.59%를 기록하고 있다. 일본 국채 금리 상승 역시 글로벌 금리 불안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내달 총선을 앞둔 일본 정치권의 확장적 재정 공약으로 재정 건전성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미국과 EU가 외교적 해법을 모색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19~23일 다보스포럼에서 EU 정상들과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접촉해 갈등 완화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트럼프 대통령은 역대 최대 규모의 미국 대표단을 이끌고 이번 다보스포럼에 참석한다.


트럼프 행정부 참모진도 긴장 완화 가능성 열어두고 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은 이날 다보스 포럼에서 "유럽이 대미 무역 보복에 나설 경우 '팃포탯(tit-for-tat·눈에는 눈 이에는 이)'식 관세 확대 국면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도, 지난해 미국과 EU가 무역 갈등 끝에 합의에 도달한 전례를 언급하며 "결국 합리적인 방식으로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에버코어 ISI의 크리슈나 구하 부회장은 "투자자들은 어떤 형태로든 타협안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사태의 심각성은 궁극적으로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이 협상이 틀어질 경우 그 영향은 매우 심각할 것이고 달러를 포함해 여러 분야에 지속적인 후폭풍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웰스스파이어의 브래드 롱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관세나 그린란드 문제 자체는 새롭지 않지만, 비경제적 또는 경제와 연관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단기적으로 관세를 무기화하는 방식은 새로운 현상"이라며 "트럼프 행정부의 불확실성과 정책 변화로 인한 변동성이 컸던 (상호관세가 발표된) 2025년 4월의 상황으로 다시 돌아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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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별로는 기술주 약세가 두드러졌다. 엔비디아는 4.32% 급락했고 마이크로소프트(MS)는 1.16%, 애플은 3.46% 하락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과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 역시 각각 2.48%, 2.6% 낙폭을 기록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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