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시행령 개정안 수정
하청 노조 특수성 맞춘 교섭단위 분리
고용노동부가 이른바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개정 노동조합법 시행을 앞두고 시행령 수정안을 마련해 재입법예고에 들어갔다. 이번 재입법예고안의 핵심은 원·하청 교섭 구조에서 교섭단위 분리 기준을 보다 명확히 나눠 규정했다는 점이다. 다만 노동계가 문제 삼아온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는 유지돼 갈등의 불씨를 남겼다.
노동부는 오는 3월 10일 시행 예정인 개정 노동조합법의 후속 조치로, 노동조합법 시행령 개정 수정안을 마련해 오는 21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재입법예고한다고 20일 밝혔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말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으나, 원·하청 교섭단위 설정을 둘러싼 노사 양측의 우려가 제기되자 내용을 보완해 수정안을 다시 내놨다.
'일반 기준'과 '원·하청 특화 기준'으로 분리
기존 입법예고안에서는 교섭단위 분리·통합을 판단하는 기준이 하나의 조항에 담겨 있었다. 이 때문에 원청 내부 노사관계와 원·하청 간 교섭 관계가 동일한 기준으로 판단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경영계는 이를 근거로 원청 내 교섭단위 분리가 과도하게 확대할 수 있다고 우려했고, 노동계는 하청 노동자의 특수성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번 수정안은 해당 지점을 정면으로 손봤다. 시행령 제14조의11을 전면 개편해 일반적인 교섭단위 분리·통합 기준과 원·하청 관계에서 하청 노동자에 적용되는 기준을 아예 분리해 규정했다.
구체적으로 제3항에는 모든 사업장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일반 기준을 담았다. 업무의 성질과 작업환경, 임금체계, 근무시간, 복리후생 등 객관적인 근로조건 차이, 계약 형태와 직종 등 고용형태, 기존 교섭 관행 등을 중심으로 교섭단위 분리 필요성을 판단하도록 했다. 이는 기존 법원 판결과 노동위원회 판단에서 축적돼 온 요소를 정리·명문화한 것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원청 내부에서 생산직·사무직 등 기존 노조 간 교섭 단위가 무분별하게 쪼개질 수 있다는 우려를 차단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노란봉투법 관련 브리핑 하는 김영훈 장관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2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노란봉투법)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7.29 uwg806@yna.co.kr(끝)<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하청 교섭 시 '우선 고려 요소' 명시
대신 원·하청 관계에서 하청 노동자가 관련된 교섭에는 별도의 판단 틀을 적용하도록 했다. 신설된 제4항은 원청 사용자와 하청 노동조합 간 교섭단위를 정할 때, 노동조합 간 이해관계의 공통성, 이익 대표의 적절성, 교섭단위 유지 시 갈등 유발이나 노사관계 왜곡 가능성 등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도록 명시했다.
이는 기존 안에서 일반 기준 중 하나로만 포함돼 있던 요소를, 하청 교섭에서는 핵심 판단 기준으로 격상한 것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하청 노동자의 업무 구조와 이해관계가 원청 노동자와 다른 현실을 보다 실질적으로 반영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결국, 원청 내부 교섭에는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도 원·하청 교섭에서는 하청 노조의 특수성에 맞춘 교섭단위 분리가 가능하도록 법적 근거를 분명히 한 셈이다.
다만 노동계가 줄곧 요구해온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 적용 제외는 이번 수정안에도 반영되지 않았다. 노동계는 원청 사업장 단위로 교섭창구 단일화가 적용될 경우, 하청 노조의 독자적인 교섭권이 형해화(내용은 없이 뼈대만 있게 된다는 뜻)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대해 정부는 교섭창구 단일화는 시행령이 아닌 법률에 근거한 제도라 유지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오히려 창구 단일화 절차를 통해 노동위원회가 교섭 전 단계에서 사용자성을 판단할 수 있고, 사용자성이 인정된 뒤 교섭을 거부하면 부당노동행위로 제재할 수 있어 원·하청 교섭을 실질적으로 촉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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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이번 재입법예고 기간 수렴된 의견을 토대로 최종안을 확정해 오는 2월 중 시행령 개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개정 노동조합법은 오는 3월 10일 본격 시행된다. 개정안의 핵심은 하청업체 노동조합이 원청 사용자와 직접 교섭할 수 있도록 사용자 범위 확대, 노조 활동에 대한 과도한 손해배상 청구를 방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세종=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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