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THE VIEW]AI가 만드는 성장의 두 갈래

시계아이콘02분 01초 소요
언어변환 뉴스듣기

일의 구조를 바꾼 미국, 공장을 고친 한국
노동 줄어드는 나라에서 제조 중심 전략의 한계

[THE VIEW]AI가 만드는 성장의 두 갈래
AD

인공지능(AI)은 이제 단순한 도구에 머무르지 않고 경제 성장의 새로운 원동력으로 자리 잡았다. 실제로 AI가 경제 성장에 미치는 중요성은 이미 여러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AI의 발전이 글로벌 국내총생산(GDP)을 7% 이상 증가시킬 수 있다고 발표했다. 특히 한국처럼 인구 감소를 겪는 국가에서는 AI를 통한 생산성 향상이 경제 성장에 필수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한국은행 역시 AI 도입 시 2050년까지 GDP를 12.6% 끌어올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모든 나라가 같은 방식으로 AI를 활용해 경제 성장을 도모하고 있을까. 그렇지 않다. 한국과 미국만 비교해 보더라도 크게 두 가지 차이가 드러난다. 첫째는 투자 규모와 투자 주체이고, 둘째는 AI 발전 전략과 경제 성장의 기작이다.


한미 두 나라 모두 AI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는 않는다. 다만 미국은 그 투자 규모 자체가 압도적이다.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액이 총 4000억달러에 이르는데,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을 미국이 차지하고 있다. 또한 미국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 메타 등 거대 테크 기업들이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투자를 주도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올해에만 5270억달러(약 700조원)를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에서는 정부 예산과 정책이 먼저 움직이는 모습이다. 정부는 올해 AI 예산을 약 73억달러(약 11조원)로, 작년 대비 3배가량 늘렸다. 여기에 더해 국가성장펀드를 통해 204억달러(약 30조원)를 AI와 반도체 분야에 장기 투자하기로 했다. 민간 투자를 포함한 총 규모는 72조원에 이르지만, 여전히 미국의 10분의 1 수준에 그친다.


한국과 미국은 AI 발전을 위한 전략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미국은 AI를 통해 노동 생산성을 끌어올려 경제 성장을 이루려는 전략을 택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하드웨어와 제조업 중심의 성장을 통해 AI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접근을 취하고 있다. 미국이 노동 구조와 비즈니스 모델 자체를 먼저 재편하고 있다면, 한국은 장비와 인프라를 먼저 바꾸는 셈이다.

[THE VIEW]AI가 만드는 성장의 두 갈래 한국은 제조업 중심의 '물리적 AI' 강국을 지향하지만, 인구 감소 시대에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미국처럼 서비스업 전반에 AI를 도입해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전략적 전환이 필요할 수 있다. 사진 구글 제미나이 생성 이미지.

미국에서 AI가 노동 생산성을 높이는 방식은 사실 단순하다. 기업들이 인력을 줄이는 대신 소프트웨어와 AI에 투자를 집중하는 것이다. 즉 기존 인력을 그대로 둔 채 AI라는 도구만을 보완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일자리 자체를 축소하는 전략이다. 실제로 IMF는 AI 도입으로 향후 5년 내 AI에 취약한 직종에서 고용이 약 3.6%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러한 전망을 바탕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AI로 인한 노동 생산성 증가를 이유로 작년과 올해의 경제성장률을 비교적 낙관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처럼 미국에서 AI 도입은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경제적 부유함과 함께 대규모 실업과 임금 불균형이 심화된 경제 구조가 형성될 가능성도 동시에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의 AI 전략은 제조업과 수출 중심의 산업 구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정부는 '물리적 AI(Physical AI) 강국'을 내세우며 로봇과 제조업 전반에 AI를 도입하겠다는 구상을 밝히고 있다. 이를 위해 30조원 이상을 AI·반도체 분야에 투입하고, 7대 전략 제조업 혁신에 대규모 자금을 쏟고 있다. 이러한 전략을 바탕으로 한 한국의 성장률 전망도 나쁘지 않다.


한 금융연구기관은 한국의 실질 성장률이 2025년 1.0%에서 2026년 2.1%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 역시 수출이 2025년 3.8% 증가한 데 이어 2026년에도 4.2% 늘어나 사상 최대치인 7000억달러를 다시 경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낙관의 배경에는 'AI 반도체'가 자리하고 있다. 글로벌 AI 투자 확대가 이어지면서 2026년에도 한국의 반도체 수출이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한국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할 때, 현재의 전략이 과연 최선인지에 대해서는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어차피 노동력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라면, AI를 통해 인력을 대체하는 미국식 접근이 오히려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최근 IMF와 OECD 분석에 따르면 한국은 이미 서비스업의 노동 생산성이 제조업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그렇다면 한국의 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위해서는 제조업뿐 아니라 서비스업 전반에 AI를 적극 도입해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전략이 더 적합할 가능성이 크다.


AD

서보영 美 인디애나주립대 교수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2009:48
    저렴해서 미국인도 푹 빠졌다…"오늘은 라면에 김치" 외신도 감탄한 K푸드⑤
    저렴해서 미국인도 푹 빠졌다…"오늘은 라면에 김치" 외신도 감탄한 K푸드⑤

    "전 세계에서 K푸드에 대한 수요가 식을 줄 모른다." 미국의 경제 뉴스 채널 CNBC는 지난 18일(현지시간) 한국 식품의 글로벌 확산세에 대해 이같이 조명했다. 이 방송은 특히 라면을 K푸드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품목으로 지목했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은 K팝과 한국 드라마에서 라면이 자주 노출되면서 미국과 유럽은 물론, 중앙아시아와 중동 지역까지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 물가 인상과 생활비 상승도 비교

  • 26.01.2007:16
    "힙하다 힙해" 퇴근길 치맥에 한국 화장품 싹쓸이까지…일상에 스며든 'K'④
    "힙하다 힙해" 퇴근길 치맥에 한국 화장품 싹쓸이까지…일상에 스며든 'K'④

    지난 15일(현지시간) 오후 7시 미국 뉴욕 맨해튼 32번가 K타운. 한국 치킨 브랜드 BBQ 매장은 '치맥'을 즐기려는 현지인들로 북적였다. 지하 1층에 마련된 테이블은 일찌감치 만석이었고 20~30대 직장인과 대학생들은 치킨을 앞에 두고 맥주잔을 부딪치며 저녁 시간을 즐겼다. 치킨뿐 아니라 떡볶이와 김치볶음밥 등 다양한 한국 메뉴를 함께 주문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 매장을 자주 찾는다는 대학생 메디슨 씨는 "학교 근처

  • 26.01.1915:08
    "돼지갈비에 나물" 파리지앵의 저녁 식탁 오른다
    "돼지갈비에 나물" 파리지앵의 저녁 식탁 오른다

    K웨이브 글로벌 현장 점검 "형 집에 놀러 가는데 저녁 메뉴인 돼지갈비를 준비하려고 합니다" 지난해 연말 프랑스 파리 오페라 지역(Rue Sainte-Anne)에 위치한 유명 한인 슈퍼마켓 'K마트'에서 만난 맥심 카본(27살)씨는 '100% 태양초'라고 적힌 고춧가루와 송이버섯과 무, 고추장, 튀김가루를 장바구니에 담았다. 카본은 한국 신림동에서 1년 거주하면서 처음 접한 한식을 잊지 못해 귀국 후에도 파리 한식

  • 26.01.1914:08
    ③"대중문화는 화려한 분수…'일상문화' 흘러야 30년 간다"[인터뷰]
    ③"대중문화는 화려한 분수…'일상문화' 흘러야 30년 간다"[인터뷰]

    "대중문화는 '화려한 분수'처럼 금방 꺼질 수 있습니다. 지하수처럼 '일상 문화'가 계속 흐르도록 해야 K 브랜드와 산업의 생명력을 30년 이상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일열 전 파리문화원장은 최근 아시아경제와 인터뷰에서 K브랜드의 글로벌 지속가능성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 등 K콘텐츠는 강력한 진입로가 될 수 있지만, 휘발성이 크다"며 "어느 순간 거품이 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금은 '썸

  • 26.01.1914:08
    돼지갈비 요리하는 파리지앵…자기 전엔 韓스킨케어 톡톡[K웨이브3.0]②
    돼지갈비 요리하는 파리지앵…자기 전엔 韓스킨케어 톡톡[K웨이브3.0]②

    "형 집에 놀러 가는데 저녁 메뉴인 돼지갈비를 준비하려고 합니다" 지난해 연말 프랑스 파리 오페라 지역(Rue Sainte-Anne)에 위치한 유명 한인 슈퍼마켓 'K마트'에서 만난 맥심 카본(27살)씨는 '100% 태양초'라고 적힌 고춧가루와 송이버섯과 무, 고추장, 튀김가루를 장바구니에 담았다. 카본은 한국 신림동에서 1년 거주하면서 처음 접한 한식을 잊지 못해 귀국 후에도 파리 한식당을 찾아다녔다. 하지만 현지 한식당 대부분이 중

  • 26.01.1609:11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1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전화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희석 : 감사합니다. 소종섭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제명 처분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나요? 윤희석 :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죠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