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레미젠·사이뉴로파마슈티컬스
노바티스·애비브와 조단위 기술이전 계약
병용요법·약물전달기술…"ADC 효과 극대화"
올해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MHC) 현장에서 성사된 중국 바이오텍의 조(兆)단위 계약 소식은 빅파마들의 새로운 항체약물접합체(ADC) 시장 전략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단순 파이프라인 확장 단계를 지나 성과 개선 경쟁 국면에 접어들면서 하나의 항체나 단일 약물에 베팅하기보다 기존 ADC 전반의 효과를 끌어올릴 수 있는 '조력자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9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현지시간)부터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JPMHC에서 중국 바이오 기업은 연달아 '메가딜' 소식을 알리며 바이오 시장의 관심을 모았다.
애브비는 중국 레미젠의 항암 신약 후보물질 'RC148'에 대해 총 56억달러(약 8조2594억원), 선급금 6억5000만달러(약 9573억8500만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 노바티스는 중국 바이오 기업 사이뉴로파마슈티컬스와 17억달러(약 2조5000억원), 선급금 1억6500만달러(약 2433억원) 규모의 뇌혈관장벽(BBB) 셔틀 플랫폼 기술이전 계약을 발표했다.
업계는 두 거래 모두 ADC 자체를 도입한 것이 아닌 기존 ADC 치료의 한계를 보완하고 적용 범위를 넓히는 데 도움을 주는 기술에 투자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고 평가한다.
RC148은 종양 면역 억제 신호인 PD-1과 혈관내피성장인자(VEGF)를 동시에 표적하는 이중항체다. 종양 미세환경을 개선할 수 있어 ADC를 비롯한 항암제의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병용요법 파트너로 주목된다.
사이뉴로파마슈티컬스의 BBB 셔틀 플랫폼은 항체나 ADC가 뇌혈관장벽을 통과하도록 돕는다. 기존 치료제가 접근하기 어려웠던 중추신경계 질환에서 항체 기반 치료의 적용 범위를 확장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빅파마들이 ADC 자체가 아닌 이를 보완하는 기술에 주목하는 건 ADC 시장이 단순한 파이프라인 확장 국면을 지나 효능과 적용 범위를 경쟁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란 진단이다. 하나의 항체나 신약에 베팅하기보다 기존 ADC의 성과를 높일 수 있는 '조력자 기술'이 새로운 투자 키워드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 베인앤컴퍼니는 최근 발표한 '2026년 제약 M&A 보고서'에서 "업계 선두 기업들은 파이프라인에 ADC가 가득한 상황에서 이제 약물의 효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전달 기술과 조합 메커니즘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실제 전통적인 ADC 강자로 분류되지 않는 노바티스는 최근 항체 기반 치료의 적용 범위를 넓히는 전략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지난해 미국 바이오기업 에비디티바이오사이언스를 인수하며 항체를 활용한 리보핵산(RNA) 전달 기술을 확보한 데 이어 이번에 BBB 셔틀 기술을 도입하는 등 ADC 자체보다는 전달 한계를 넘는 플랫폼에 투자하는 흐름이다.
애브비는 ADC 파이프라인을 이미 충분히 구축한 대표적인 빅파마다. 2023년 ADC 전문 기업 이뮤노젠을 인수하며 난소암 치료용 ADC 확보에 나섰다. 이후 추가 적응증과 병용요법 확대에 주력해 왔다. 이번 RC148 도입 역시 새로운 ADC를 추가하기보다는 기존 항암 치료 효과를 끌어올릴 수 있는 병용요법 파트너 확보 차원이란 해석이다.
업계에선 ADC 경쟁의 무게중심이 개별 후보물질에서 전달·환경 개선 기술로 이동하면서 한국과 중국 등에서 개발된 플랫폼 기술에 대한 관심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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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바이오기업 에이비엘바이오는 GSK에 BBB 셔틀 이중항체 플랫폼 '그랩바디-B'를 총 약 4조1000억원 규모에 기술이전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일라이 릴리와 총 약 3조8000억원 규모의 추가 기술이전에 성공하며 조 단위의 대형 계약을 연이어 성사하는 행보를 보였다.
박정연 기자 j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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