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의 그린란드 병합 의사에 반대하는 유럽 8개국을 상대로 '관세 카드'를 꺼내들자 유럽이 분노와 허탈감에 이어 대응책 마련에 나서는 모습이다.
유럽연합(EU) 회원국 대표단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소규모 병력을 파견한 국가들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10%, 오는 6월1일부터 25%의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이튿날인 18일(현지시간) 오후 5시 벨기에 브뤼셀에서 만나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유럽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을 관세로 위협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비판을 즉각 쏟아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협박에 굴하지 않겠다"고 했고,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공개 비판을 최대한 삼가온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역시 "완전히 틀렸다"며 이례적으로 강하게 비판했다.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중국과 러시아가 신나는 날을 보내고 있을 것"이라며 "그린란드 안보가 위험하다면 나토 내에서 해결할 수 있다. 관세는 유럽과 미국을 더 가난하게 만들 위험이 있다"고 엑스(X·옛 트위터)에 썼다.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와 무역 합의가 '굴욕적 협상'이었던 만큼 허탈감도 상당하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지난해 7월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대부분 EU산 상품에 15%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골자로 한 무역 합의를 타결했다. 같은 해 9월 EU 시민을 대상으로 한 프랑스 싱크탱크 지정학연구그룹(GEG)의 조사에서 응답자의 52%는 '굴욕감'을 느꼈다고 했고, 50%가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의 사임을 지지한다고 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관세 위협에 대해 "유럽 정상들에게 '어떤 합의도 최종은 아니다'라는 냉혹한 현실을 일깨운 것"이라며 "실제로 관세를 부과할지는 모르나 6개월 만에 합의를 짓밟으며 가까운 동맹국들을 모욕했다"고 지적했다.
실제 트럼프 행정부가 거론한 유럽 국가들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지도 명확하지 않다고 주요 외신과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AP 통신은 유럽 외교관 등을 인용해 EU는 단일 시장인데 트럼프 대통령이 거론한 국가들에 대해 어떻게 개별적으로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것인지 의구심이 제기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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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광범위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지 미 연방 대법원이 심리 중이라는 점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말대로 내달 1일부터 추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전영주 기자 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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