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연구원 보고서
"기업대출 대폭 확대가 자산건전성 악화 초래"
조합원 대출 비중 하락 등 본연 역할 위축
조합 여유 자금 중앙회 예치 후 운용 제언
서민금융상품 취급 인센티브 등 정부 역할 강조
농·수협, 신협,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이 과도한 수익 추구로 자산건전성이 악화한 가운데 서민금융 확대 등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역설적으로 '적정 수준의 수익'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조합의 여유 자금을 중앙회가 집중적으로 운용하는 체계가 필요하다는 전문가 의견이 제시됐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구정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상호금융의 정체성에 부합하는 발전 방향' 보고서에서 "상호금융이 설립 취지와 달리 고위험 자산에 자금을 집중해 최근 자산건전성이 크게 악화했다"면서도 "본연의 역할을 지속하기 위해 적정 수준의 수익성 확보는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상호금융권의 건전성 지표는 하락세가 뚜렷하다. 상호금융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총대출 기준 2021년 1분기 2%대에 머물렀으나, 지난해 1분기에는 7.19%로 5%포인트 이상 급등했다. 특히 기업대출의 경우 같은 기간 3%대에서 10.79%로 올라 7%포인트 넘게 상승했다.
이에 대해 구 선임위원은 과거 정부가 부동산시장 과열에 따른 가계부채 관리를 강화하면서 이에 따른 풍선효과로 상호금융권이 부동산을 중심으로 하는 기업대출을 대폭 확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강화 등 가계부채 관리 강화로 2017년 이후 상호금융의 가계대출 증가세는 억제됐지만 공동대출 등을 통한 부동산 관련 기업대출은 대폭 확대됐다"며 "2022년 이후 부동산시장이 침체하면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등 부동산 관련 기업대출을 확대했던 상호금융의 자산건전성이 급격히 악화했다"고 진단했다.
그 결과 상호금융의 부동산 PF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는 금융권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사업성 평가 결과 '유의' 및 '부실 우려'에 해당하는 익스포저(20조8000억원) 중 상호금융이 11조5000억원을 차지해 업권 내 비중이 가장 컸다. 구 선임위원은 본연의 역할인 조합원 대출 비중도 하락하는 등 상호금융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신협의 경우 2015년 78.8%였던 조합원 대출 비중이 지난해 6월 49.2%로 29.6%포인트나 급락했다.
그는 과도한 수익 추구의 원인 중 하나로 '수월한 자금 조달과 부족한 운용처'를 꼽았다. 구 선임위원은 "기존 취지와 달리 (비과세 혜택이) 고소득자의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돼 여타 금융권에 비해 상호금융이 수월하게 저리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다"며 "적절하게 자금을 운용할 대상이 부족한 조합(금고)의 경우 과거 부동산시장 호황기 비과세 혜택으로 조달된 자금을 고위험·고수익 부동산 관련 자산에 투입해 운용했다"고 말했다. 따라서 최근 법 개정을 통해 예탁금 이자소득세 비과세 혜택을 점진적으로 축소한 것은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자산건전성 악화→대손충당금 적립 비용 증가→수익성 악화'라는 악순환을 끊기 위해 적정 수준의 수익성 확보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협과 수협이 농수산물 판매 등 경제사업에서 발생하는 순손실을 신용사업에서 발생하는 순이익으로 보전하는 구조를 언급하며 "일정 수준 순이익이 발생해야 이를 기반으로 조합원의 이익을 위한 봉사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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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으로는 단위 조합의 여유 자금을 중앙회에 예치하고 이를 중앙회가 통합 운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자산건전성 제고는 물론 '규모의 경제'를 통한 수익성 확보가 가능하다는 취지다. 아울러 정부가 햇살론 등 정책 서민금융상품 취급에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성실 상환자에게 자체 신용대출을 공급할 경우 영업구역 내 여신비율 규제를 완화해 주는 등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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