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 2026 신년기자간담회
"종교가 사회적 해악이 되면 제한 가해야"
"K선명상 널리 보급…마애불 보존법 찾을 것"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이 종교의 사회적 책임과 공공성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종교 역시 사회 구성의 한 축인 만큼, 헌법과 법질서의 틀 안에서 역할을 수행해야 하며 사회에 해악을 끼칠 경우 일정한 규제가 불가피하다는 취지다.
진우스님은 14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종교를 절대적 영역으로만 볼 수는 없다"며 "사회적 피해를 양산하거나 공공질서를 훼손하는 경우라면 종교 역시 제한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인식이 개인적 의견에 그치지 않는다고도 덧붙였다. 지난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 7대 종단 지도자 오찬 자리에서도, 종교의 공공성과 사회적 책임에 대해 지도자들 사이에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진우스님은 이어 불교의 시대적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불교는 과거의 가르침에 머무는 종교가 아니라, 지금 이 시대가 겪는 고통과 함께 숨 쉬어야 한다"며 사회적 약자와 소외계층을 향한 실천을 확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노인과 장애인, 청년과 이주민, 마음의 병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 상담·치유·복지·돌봄 활동이 그 핵심이다. 그는 "불교의 근본 정신은 고통받는 중생을 돕는데 있다"며 실질적인 사회 참여를 약속했다.
조계종이 역점적으로 추진 중인 선명상 보급 역시 이러한 방향성과 맞닿아 있다. 진우스님은 선명상을 국민 정신 건강을 뒷받침하는 수행 문화로 확산시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를 위해 '국민 평안 선명상 중앙본부'를 설치하고, 종교를 넘어 일상 속 실천으로 자리 잡게 하겠다는 계획이다.
인공지능과 양자과학으로 상징되는 기술 변화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는 "AI 시대를 두려워하기보다 선도적으로 활용해 그 성과를 다시 마음의 평안과 깨달음으로 돌려야 한다"며 디지털·AI 융합형 불교 수행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조계종은 젊은 세대와의 접점을 넓히는 데에도 힘을 쏟고 있다. 미혼 남녀 템플스테이 '나는 절로', 대학가 사찰에서 청년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청년밥心(심)' 등 기존의 틀을 벗어난 포교 프로그램을 체계화하고, 불교박람회의 외연도 확장할 방침이다.
사찰음식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기 위한 계획도 언급됐다. 체험 공간 확대와 함께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 과정 도입을 검토 중이며, 사찰음식이 국민 정신 건강과 신체 건강에 기여할 수 있도록 보급 기반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경주 남산 마애불 복원 문제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 방침을 재확인했다. 진우스님은 "바로 세우는 방안을 포함해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며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현 상태를 유지한 채 관람할 수 있는 대안도 함께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계종은 상반기 중 관련 조사와 연구 결과를 종합한 보고서를 내놓을 예정이다.
출가자 감소 문제와 관련해서는 구조적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회복 조짐을 언급했다. 그는 "출가 여건이 녹록지 않지만, 지난해부터 증가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올해는 사미·사미니계 신청자가 100명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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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 취임한 진우스님은 올해로 임기 마지막 해를 맞는다. 오는 9월 예정된 차기 총무원장 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의욕이 지나치면 욕심이 되고, 의욕이 없으면 신뢰를 얻기 어렵다"며 "스스로 균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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