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급 정례 협의체 신설·산단 협력 강화
미·중 갈등 속 '관계 유지' 전략
산업통상부와 중국 상무부가 장관급 정례 협의체를 신설하고 산업단지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형식상 산업 협력 확대이지만, 미·중 통상 갈등이 구조화되는 상황에서 한·중 간 산업·공급망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한 상시 소통 채널을 제도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6일 산업부에 따르면, 김정관 산업부 장관과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이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 직후 양국 정상 임석 하에 '한·중 상무 협력 대화 채널 신설에 관한 양해각서(MOU)'와 '한·중 산업단지 협력 강화에 관한 MOU' 등 2건에 서명했다.
MOU에 따라 양국은 장관급 정례 협의체를 신설하고 매년 최소 1회 상호 방문 형식으로 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올해 상반기 중 1차 회의도 열릴 예정이다. 산업부와 중국 상무부는 그동안 양자·다자 계기에 맞춰 수시로 장관 회의를 열어왔지만, 2002년 출범한 장관급 정례 협의체인 한중 투자협력위원회는 2011년 이후 15년간 중단된 상태였다.
이번 협의체 신설의 핵심은 '정례화'다. 교역·투자·공급망뿐 아니라 제3국 및 다자 협력까지 포괄하는 기존 채널을 통합·고도화해 상시적이고 일관된 정부 간 소통구조를 복원했다는 점에서다. 정부는 이를 통해 한중 간 산업 현안을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산업단지 협력 MOU 역시 같은 맥락에서 해석된다. 양국은 2015년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을 계기로 한국의 새만금과 중국의 옌청·옌타이·후이저우 등 4곳을 산업협력 거점으로 지정했지만, 그동안 새만금에 대한 중국 투자 성과는 제한적이었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산단 협력 MOU가 체결되고, 중국 상무부가 인솔하는 투자조사단의 새만금 방문이 예정되면서 중국 투자 확대 가능성이 다시 거론되고 있다.
정부는 부품·소재, 녹색 발전, 바이오·제약 등 유망 분야를 중심으로 기업 간 연계를 강화하고, 공동 연구 및 제3국 협력까지 연계한 투자·무역 협력 확대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중국 첨단기업의 새만금 투자를 유치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시장에서는 이번 합의를 협력 확대보다는 관리 강화의 성격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미·중 갈등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한국은 미국과의 통상 협력 압박, 중국 규제 리스크를 동시에 안고 있다. 어느 한쪽과의 관계를 급격히 끊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장관급 정례 협의체는 분쟁 발생 시 돌발 변수를 완화하는 '완충 장치' 역할에 무게가 실린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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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안팎에서는 "한중 산업 협력이 새로운 확장 국면에 들어섰다기보다는, 불확실성이 상시화된 통상 환경에서 관계를 관리하는 국면에 진입했다는 신호로 봐야 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협력이라는 외형 아래, 리스크 관리라는 보다 현실적인 목적이 자리하고 있다는 얘기다.
세종=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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