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세대주택에 공동저당이 설정된 경우 공인중개사는 임대차 계약을 중개하면서 해당 호실뿐만 아니라 같은 건물 내 다른 세대의 권리관계까지 확인·설명할 의무가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다세대주택 공동저당과 관련된 공인중개사의 확인·설명 의무 범위를 명확히 한 첫 판례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12월 4일 다세대주택 임대차보증금 반환과 관련해 한국공인중개사협회를 상대로 제기된 공제금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단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4다305087).
[사실관계]
임대인 A 씨는 다세대주택과 오피스텔로 구성된 건물을 신축한 뒤 은행에 채권최고액 18억 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했다. 이후 원고들인 B 법인과 C 씨에게 각 세대를 보증금 6000만 원에 임대했고, 임대차 계약은 개업공인중개사인 D 씨가 중개했다. D 씨는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 해당 건물을 '단독주택'으로 표시하고 채권최고액 18억 원의 근저당권이 설정돼 있다는 사실만 기재했다. 같은 건물 내 다른 세대의 권리관계나 임차 현황 등은 확인하지 않았다.
이후 건물에 임의경매가 진행되면서 B 법인은 배당을 받지 못했고, C 씨는 2500만 원만 배당받았다. 이에 원고들은 중개사가 확인·설명 의무를 다하지 않아 손해가 발생했다며, 손해배상책임을 보장하는 공제사업을 운영하는 한국공인중개사협회를 상대로 공제금 지급을 청구했다.
[쟁점]
'다가구주택'은 단독주택으로 건물전체가 하나의 소유권인데 비해, '다세대주택'은 세대별로 별도의 소유권이 설정돼 있다. 예를 들어 다세대주택의 A 호실에 관한 임대차계약 중개 시 A 호실과 공동담보로 저당권이 설정된 B 호실 자체는 중개대상물이 아니다. 이에 A 호실의 임대차보증금 반환 가능성과 관련해 B 호실의 권리관계까지 확인·설명해야 하는지가 문제 됐다.
[하급심]
1심은 D 씨가 다른 세대 임대차 현황까지 확인·설명할 의무가 있다고 보아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항소심은 D 씨가 중개대상물에 근저당권이 설정돼 있는 것을 확인·설명했고, 다세대주택은 다가구주택과 달리 임대차계약을 중개할 때 임차의뢰인에게 다른 세대의 임대차 현황에 관한 사항을 확인해 고지할 의무가 없으므로, D 씨는 공인중개사로서의 의무를 모두 이행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판단]
대법원은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다세대주택 임대차계약을 중개하는 개업공인중개사는 임대의뢰인 소유의 다른 세대에 공동저당권이 설정되어 있는 경우, 중개대상물의 경매대가 중 중개대상물이 분담할 금액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통해 임차의뢰인이 임대차보증금을 제대로 회수할 수 있는지 판단하는 데 필요한 권리관계 등을 성실하고 정확하게 제공할 의무가 있다고 봤다.
대법원은 "개업공인중개사는 임차의뢰인에게 중개대상물의 부동산등기부에 표시된 공동저당권의 권리관계를 확인·설명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공동저당권이 설정된 임대의뢰인 소유의 다른 세대의 부동산등기부에 표시된 선순위권리도 확인·설명해야 한다"며 "동일인이 다세대주택 여러 세대를 소유하는 경우에는 그 다세대주택 건물 중 공동저당권이 설정된 임대의뢰인 소유의 다른 세대에도 임차인이 있을 가능성이 크므로, 개업공인중개사는 임대의뢰인에게 다른 세대에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거주하는 임차인이 있는지를 확인하고, 임차인이 있다면 그 임대차보증금, 임대차의 시기와 종기 등에 관한 자료를 요구해 이를 확인한 다음, 그 내용을 임차의뢰인에게 설명하고 그 자료를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 공동근저당권이 설정된 다른 구분건물에는 상당수의 임차인이 있을 것임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고 보임에도, 구분건물별로 임차인의 존부, 임대차보증금, 임대차의 시기와 종기 등에 관한 자료를 요구해 이를 확인한 다음 그 내용을 원고들에게 설명하고 그 자료를 제시하거나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의 '실제권리관계 또는 공시되지 않은 물건의 권리 사항'란 등에 그 내용을 기재한 뒤 그 확인·설명서를 원고들에게 교부했다는 사정은 발견되지 않는다"며 "그렇다면 D 씨는 이 사건 각 임대차계약의 중개행위를 하면서 고의나 과실로 개업공인중개사로서의 확인·설명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볼 여지가 크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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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명 법률신문 기자
※이 기사는 법률신문에서 제공받은 콘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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