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 보험료 감당 못해 해지 속출
무보험자 증가…의료 사각지대 우려
미국의 '오바마케어(ACA·건강보험개혁법)' 건강보험료 보조금 지급이 종료됨에 따라 보험료 폭등으로 인한 어려움을 겪는 미국인들이 늘고 있다.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오바마케어 보조금 지급이 지난해 말로 종료되면서 가입자 다수가 건강보험료가 두 배 이상 오르는 난감한 상황에 놓였다고 보도했다.
월 보험료가 수백 달러에서 수천 달러까지 뛰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민 르네 루빈 로스의 경우 4인 가족 기준 보험료가 지난해 월 1300달러에서 올해 월 4000달러로 2700달러(약 390만원)가량 늘어날 예정이다. 로스씨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도저히 모르겠다"며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결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건강보험료 폭등으로 기존 오바마케어 가입자 일부는 아예 건강보험 없이 지내기로 결정하거나, 보험료는 낮지만 치료받을 때 본인 부담금이 수천 달러에 달하는 보장 수준이 낮은 보험으로 갈아타고 있다.
오리건주에 사는 마크·케이트 드와이어 부부의 경우 보험료가 연간 총소득의 4분의 1에 이를 정도로 급등하는 상황에 놓였다. 마크씨(60) 는 주택 배관공으로 일하다가 은퇴하면서 직장에서 제공한 건강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됐고, 부인 케이트씨(58)는 보험이 제공되지 않는 소규모 비영리 단체를 운영 중이다.
이들 부부가 올해 가입할 수 있는 가장 저렴한 보험은 월 2000달러(약 280만원)에 달해 결국 남편의 보험만 유지하고 아내의 보험을 해지하기로 결정했다. 남편에겐 심장 질환 가족력이 있어 남편 보험을 유지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해서다.
펜실베이니아주에서는 지난해 12월 말 기준 2025년에 오바마케어에 가입했던 약 50만명 가운데 6만여명이 보험을 해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펜실베이니아주는 조기 은퇴자가 많은 편인데 이들 중 일부는 연방정부의 메디케어(고령자 의료보험) 자격이 생기는 65세가 되기 전까지 건강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전까지 무보험 상태를 유지하는 일종의 '도박'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전했다.
치솟은 보험료 때문에 보험을 해지하는 무보험자가 늘면서 의료 사각지대가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 의회예산국은 보조금이 없을 경우 약 400만명이 보험을 잃을 수 있다고 추산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자영업자이거나 건강보험을 제공하지 않는 소규모 사업체에서 일하는 사람들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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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케어 보조금이 처음 확대된 2021년 이후 더 많은 사람이 지원 대상이 되고 개인 부담금이 낮아지면서 지난해에는 역대 최다인 2400만명이 오바마케어에 가입한 상태다. 민주당은 오바마케어 보조금 지급을 3년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오바마케어가 실패한 정책이라고 규정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의 반대에 부딪혀 보조금 지급은 지난해 말로 종료됐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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