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12월 기업경기조사 결과 및 경제심리지수(ESI)
비제조업 연말 효과+제조업 美 설비투자 업종 개선
다만 여전히 기준값 100 밑돌아…상황 낙관은 일러
12월 기업 체감경기가 두 달째 상승하며 지난해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비제조업을 중심으로 연말 계절 효과가 작용한 가운데 제조업 역시 미국 설비투자 관련 업종개선 등의 영향으로 상승했다. 다만 여전히 장기평균인 100을 밑도는 수준으로 상황을 낙관하긴 이르다는 평가다.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2월 기업경기조사 결과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이달 전 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93.7로 전월보다 1.6포인트 올랐다. 지난해 7월(95.5) 이후 최고치다. CBSI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중 주요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기업 체감경기 지표다. 100보다 크면 경제 상황에 대한 기업의 기대심리가 과거보다 낙관적임을,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이혜영 한은 경제통계1국 경제심리조사팀장은 "연말 계절적 요인이 주로 비제조업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했고 제조업도 금속가공, 기타기계·장비 등 미국 설비투자 관련 업종 중심으로 개선됐다"면서도 "여전히 장기평균을 하회하는 수준이어서 아직 좋은 상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달 제조업 CBSI는 전월 대비 1.7포인트 오른 94.4를 기록했다. 제조업은 자금사정(0.9포인트), 생산(0.4포인트) 등이 주요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달 제조업 실적은 금속가공, 기타기계·장비,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개선됐다. 금속가공은 미국 설비 관련 부품과 국내 해상풍력발전 구조물 수주 증가의 영향을 받았다. 기타기계·장비는 미국 설비투자 관련 수요 증가, 전방산업인 반도체·조선·자동차 등에서의 수요 증가로 개선됐다. 자동차는 연말 프로모션 및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 종료 예정 등에 따른 판매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비제조업 CBSI는 1.4포인트 오른 93.2를 기록했다. 비제조업은 매출(0.6포인트), 자금사정(0.5포인트) 등이 주요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달 비제조업 실적은 전문, 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 도소매업, 정보통신업 등을 중심으로 개선됐다. 전문, 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은 법률 서비스, 사회간접자본(SOC) 설계 등에서 연말 수주 실적이 늘며 영향을 받았다. 도소매업은 블랙프라이데이 세일과 중국인 관광객 증가 등으로 유통업 매출이 늘어나면서 개선됐다. 정보통신업은 시스템 구축 등 IT컨설팅 수요와 소프트웨어 판매가 증가하면서 영향을 끼쳤다.
12월 고환율의 영향은 일부 작용했으나 큰 비중을 차지하진 않았다. 이 팀장은 "경영애로사항에서 환율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월 대비로는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커졌으나, 비중은 모두 10% 미만이었다"며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내수부진(각각 25.9%·23.0%)을 가장 큰 경영애로사항으로 꼽았다"고 말했다.
다음 달 기업심리지수 전망은 전월 대비 1.7포인트 하락한 89.4로 조사됐다. 제조업은 전월 대비 1.9포인트 상승한 93.6으로 집계됐으나, 비제조업에서 전월 대비 4.1포인트 하락한 86.6으로 관측됐다. 이 팀장은 "12월엔 연말 계절 효과에 비제조업을 중심으로 올라가는 경향이 있어 1월엔 다시 내려가는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1월 제조업 전망은 고무·플라스틱, 기타기계·장비,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개선됐다. 비제조업 전망은 도소매업과 전문, 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 건설업 등을 중심으로 악화했다.
BSI와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성한 ESI는 전월과 비교해 1.0포인트 하락한 93.1을 기록했다. 계절적 요인 등을 제거한 순환변동치는 94.9로 전월 대비 0.7포인트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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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 11일부터 18일까지 전국 3524개 법인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응답 업체는 제조업 1824개, 비제조업 1431개로 총 3255개(92.4%)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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