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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새해, 점(占) 치지 말고 인생을 '취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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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앞두고 '토정비결'이나 '신년운세'라는 문법이 다시 유행한다.


누군가는 불안을 잠재우려, 누군가는 요행을 바라며 복채를 준비한다.


하지만 28년간 세상을 취재하고 20년간 명리학을 수학해 온 필자의 시선에서 보자면, 명리학은 단순한 '점(占)'이 아니다.


그것은 20만 개가 넘는 독립변인을 다루는 고도의 인문 통계학이자, 한 인간의 생애를 심층 취재하여 작성하는 가장 정교한 '인생 보고서'다.


중국어(漢語)는 시제의 변화가 간단해 보이지만, 동사·형용사·주술·명사로 이루어진 4개 술어문이 골자를 이룬다.


어떠한 학문이든 이 기본을 잡아야 심도(深度)로 이어지며, 이를 월담하면 곧 밑천이 들통나기 마련이다.


역학에서 음양오행의 논리로 해석하는 명리학 역시 마찬가지다.


연월일시(年月日時)의 4개 기둥(四柱)이 문장의 골격이라면, 인간관계를 나눈 육친(六親)론은 품사(品詞)에 비유된다.


여기에 10년 단위의 환경 변화인 대운(大運)을 대입해야 비로소 인생의 윤곽이 보인다.


어법 활용 능력에 따라 문장의 격이 달라지듯, 명리 역시 20만여 개의 변인을 적용하는 내공에 따라 수준이 가늠된다.


우리는 세종대왕을 성군으로 추앙하지만, 명리학적 관점에서 그의 삶은 '극심한 설기(洩氣, 에너지가 빠져나감)'의 전형이다.


그는 백성을 위해 한글을 창제하고 해시계 '앙부일구'를 만들었으나, 정작 본인의 육체는 안질과 소갈(당뇨)에 시달려 쉰셋에 작고했다.


기술은 찬란했으나 시스템 보급은 더디었던 역설, 제아무리 성군이라도 사주의 기수(氣數)와 육체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한 냉정한 기록이다.


반면, 명분보다 실리를 택했던 광해군은 명리적 '상관(傷官)'의 기질을 정략적으로 사용한 대표적 인물이다.


명(明)에 대한 사대라는 '정관(正官)'적 질서가 지배하던 시대에, 그는 후금(後金)과의 사이에서 실리적 중립외교를 펼쳤다.


상관은 기존의 틀을 깨고 새로운 길을 내는 기운이다.


하지만 그는 이 파격적인 상관의 칼날을 신하들과의 소통(인성)으로 다듬지 못했고, 결국 '명분을 저버린 배신자'로 낙인찍혀 폐위되었다.


상관의 지혜가 시스템(정관)과 충돌할 때 발생하는 리스크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이 역동적인 상관의 기운은 현대의 도널드 트럼프에게서 정점에 달한다.


기미(己未)일주인 트럼프는 사주 전체가 불(火)과 흙(土)으로 가득한 염상(炎上)의 형상이다.


그는 동맹이라는 규범(정관)보다 거래라는 실리(상관)를 중시한다.


반면, 중국의 시진핑은 계사(癸巳)일주로 겉은 유연하나 속은 치밀한 '빙산'과 같다.


트럼프가 불꽃처럼 발산하며 판을 흔들 때, 시진핑은 계수(癸水) 특유의 은인자중으로 상대를 식혀 굳혀버린다.


한반도는 이 뜨거운 미국(트럼프)과 차가운 중국(시진핑) 사이에서 수화상전(水火相戰)의 전장이 된다.


세종이 명나라와의 관계 속에서 독자적인 역법을 세우려 고군분투했듯, 우리 역시 두 거인의 기운 사이에서 '중화(中和)'의 실리를 찾아야 한다.


조선 시대 정조대왕이 그토록 원했던 청나라의 총서 사고전서(四庫全書)를 한국인 최초로 열람한 이는 독립운동가 단재 신채호 선생이었다.


단재가 북경대 도서관에서 명리학적 사료를 탐독한 것은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었다.


역사의 흐름 속에 인간의 기수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고찰하려 했던 지성적 취재였다.


필자 역시 중국을 왕래하며 명리를 수학한 지 어느덧 20년이다.


주안(主眼)은 하나다. 육친관계에서 상처받은 심리를 치유하고, 세종처럼 자신을 불태우기만 하는 이들에게 '멈춤'을, 광해처럼 실리를 쫓다 고립된 이들에게 '소통'을 조언하는 것이다.


선거철만 되면 정치인들이 점집을 찾는다.


하지만 정계를 꿈꾸는 자라면 점집보다는 거울을 찾아 양심의 눈을 응시하길 조언한다.


부(財), 귀(官), 인(印)의 격(格)을 묻기 전에 스스로 수신(修身)하고 있는가를 먼저 물어야 한다.


새해, 당신의 사주에 어떤 글자가 들어있는가보다 중요한 것은 그 기운을 어디에 쓸 것인가 하는 의지다.


인생은 점치는 대상이 아니라, 당신이 직접 발로 뛰며 완성해 가야 할 평생의 취재 현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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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새해, 점(占) 치지 말고 인생을 '취재'하라 최대억 아시아경제 대구경북취재국장/명리 분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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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억 아시아경제 대구경북취재국장/명리 분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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