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글로벌 금융시장 전망 및 투자전략
반도체 주도 수출 증가세가 성장률 견인
내수·투자 개선 여지있어
환율 평균 1430원…"원화 약세 뉴노멀"
한국 주식시장 '중립'
SC제일은행이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을 1% 후반대로 예측했다. 소비와 투자가 완만하게 회복하고 반도체 수출에 힘입어 상반기에 강한 회복세를 보이겠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성장 속도가 둔화한다고 전망했다. 올 한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한국 주식시장에 대해선 원화 약세 등 이유를 들어 투자 의견을 '중립'으로 유지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모기업인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의 글로벌 투자전략 전문가들과 함께 '2026년 글로벌 금융시장 전망 및 투자전략'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SC제일은행은 올해 한국의 성장률에 대해 1% 후반 수준의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며 "내년 상반기 완만한 내수 회복세 속 반도체가 견인하는 수출 모멘텀에 힘입어 양호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반도체 의존도가 높아진 점을 고려해 하반기 반도체 수출 흐름에 성장세도 연동될 것으로 봤다. 이에 내년 한국 경제의 성장세는 상고하저 흐름일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주도 수출 증가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견조한 가운데 공급 부족 및 추가 가격 상승을 우려하는 기업들의 범용 반도체 수요가 집중되면서 상반기에 반도체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봤다. 반도체를 제외한 수출 경기는 상대적으로 약한 흐름이지만, 미국 관세 불확실성 일단락(자동차)과 수주 호황(조선) 등 점진적인 회복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SC제일은행은 내년 내수에 대해 "속도는 둔화하나 회복 경로는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올해 들어 소비 쿠폰 지급 등 내수 개선을 위한 정책이 집중됐기 때문에 소비 회복 속도는 점차 둔화할 수 있지만, 정부의 확장재정이 지속될 것이며 시차를 두고 나타날 통화완화 효과 등을 고려하면 회복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전망했다. 투자 부문의 경우 전반적으로 더딜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관세 불확실성 완화에 따른 기업들의 설비투자 재개, 기저효과에 따른 건설투자 반등 가능성은 긍정적인 요소다.
내년 원·달러 환율은 평균 1430원 수준일 것으로 예상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국내 거주자의 해외투자가 확대되고 있고 미국 트럼프 행정부 아래 기업들의 미국향 투자가 늘어나며 달러 유출이 심화하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원화 약세는 '뉴노멀'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대미투자협상으로 연간 200억달러(약 29조원) 규모의 순유출이 발생하는 점도 부담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지금 뜨는 뉴스
SC제일은행은 한국 주식시장 투자에 대해 중립 의견을 유지했다. 올해 가파른 주가 상승으로 부담이 높아진 점과 주요 통화 대비 원화 약세 폭이 커지며 환율 레벨이 단기간 내 높아진 점을 이유로 꼽았다. 이에 한국 주식으로의 지나친 쏠림보다는 글로벌 자산으로의 다각화된 자산배분에 중점을 둬야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미 달러 약세에 따른 글로벌 자금 순환이 한국 증시로의 외국인 자금 유입세를 유도하고,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 기조는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쳐 하반기보다 상반기에 지수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