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0월 코스피 28.9%↑…S&P500 5.9% 상승 그쳐
그럼에도 개미, 국내주식 순매도·해외주식 순매수 뚜렷
최근 국내외 주식간 매매 방향 반대 '대체관계' 강화
단기 수익률〉장기 기대수익률, 국내주식 매도→해외주식 매수 패턴
고환율 기대가 지속, 투자수익+환차익 기대도
장기 기대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국내 증시가 최근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오히려 국내 투자자의 차익실현 움직임이 강화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차익실현 물량이 미국 증시로 재투자되며 '서학개미(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개인)' 열풍을 키웠다는 것이다. 최근 1480원을 넘나들고 있는 원·달러 환율에 대해서도, 고환율 기대 지속으로 투자수익에 환차익 기대까지 커지며 서학개미 물결에 기름을 부었다는 진단이다. 한국은행은 한미 증시 간 수익률 기대 격차가 줄어들면 개인 투자금의 국내 환류가 보다 원활해질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이 같은 기대는 장기간에 걸쳐 형성된 것인 만큼, 기업 거버넌스 개선, 주주환원 확대 등 제도 개선을 위한 정책적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은이 23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9~10월 코스피 지수가 28.9% 뛰면서 미국 S&P500(5.9%) 대비 큰 폭으로 상승했음에도 개인투자자는 국내 주식 순매도, 해외주식 순매수에 나섰다. 한은은 국내외 주식 투자 간에는 동시에 순투자가 증가하는 '보완 관계'와 한쪽이 증가하면 한쪽이 감소하는 '대체 관계'가 나타날 수 있는데, 최근엔 대체 관계가 강화되는 모습이 뚜렷하다고 분석했다.
2020년 이후 개인의 국내 및 해외 주식 투자 패턴은 양자를 동시에 순매수하는 보완 관계가 주를 이뤘다. 다만 최근 들어 일시적으로 국내외 주식간 매매 방향이 반대가 되면서 대체 관계가 강화되는 모습이다. 2020~2021년 중 개인의 해외주식 순투자 규모는 2018~2019년의 10배를 상회했다. 동시에 개인은 국내 주식도 대규모로 순매수하면서 국내외 주식을 모두 순매수하는 패턴을 보였다. 반면 2024년 2~7월 개인은 국내 주식을 14조원 순매도하고, 해외주식은 83억달러 순매입했다. 올해 7~10월에도 개인투자자는 국내 주식을 23조원 순매도하고 해외주식을 103억달러 순매입하는 등 반대 방향의 매매패턴을 보이고 있다.
과거 개인투자자의 국내외 주식투자가 보완 관계를 나타낸 건 국내 유동성 확대, 국내외 분산투자 효과 등이 영향을 미친 결과다. 국내 유동성이 확대되는 시기에 개인투자자의 국내외 주식 순매수가 모두 증가하면서 양자 간 보완 관계가 강화되는 패턴을 보인 것이다. 장정수 한은 부총재보는 "국내 주식과 해외주식을 동시에 보유하면 분산투자 효과가 발생한다는 점도 보완 관계 형성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개인투자자의 해외주식 투자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미국 주식의 경우 국내 주식과의 수익률(환수익 포함 기준) 상관 관계가 일본이나 독일 주식에 비해 낮아 국내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더 큰 분산투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짚었다.
최근 개인투자자의 국내외 주식 투자 사이에 대체 관계가 강화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배경엔 수익률 차이, 환율 요인 등이 작용했다. 장기적인 수익률 격차로 투자자의 수익률 기대가 국내 증시는 낮게, 미국 증시는 높게 고정되면서, 국내 증시의 단기 수익률이 장기 기대수익률보다 더 크게 상승하면 국내 주식을 매도하고 해외주식을 매수하는 패턴이 나타나게 된 것이다. 특히 국내 주가가 미국보다 더 큰 폭으로 상승한 올해 9~10월 중 이런 유인이 커지면서 국내외 주식 간 대체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최근 환율이 크게 상승하면서 고환율 기대가 지속되고 있다. 한은은 해외주식 매입 시 주식 투자수익뿐 아니라 환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어 해외주식의 상대적 우위가 강화됐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개인의 국내 및 해외 주식 순투자에 영향을 주는 요인에 대해 실증분석한 결과, 국내외 주식의 장기수익률 차이가 확대된 가운데 단기 수익률의 변동에 따라 추격매수와 차익실현이라는 상반된 효과가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국내(코스피)와 해외 주식(S&P500) 모두 장단기 수익률 차이에 따라 순투자가 증감하는 것으로 나타나 장기 수익률에 따른 수익률 기대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다만 단기 수익률 상승 시 해외주식은 순투자가 증가(+)하는 방향으로, 국내 주식은 순투자가 감소(-)하는 방향으로 나타나, 양국 증시가 동시에 상승할 경우 국내 주식의 차익실현 매도와 해외주식의 추격매수가 나타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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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부총재보는 "한미 증시 간 수익률 기대 격차가 장기간 이어진 가운데 국내 주가가 단기에 급등하면서 양자 간에 상반된 방향의 거래 패턴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수익률 기대 격차가 축소될 경우, 개인 투자자금의 국내 환류가 보다 원활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짚었다. 장 부총재보는 다만 "이런 수익률 기대 격차가 장기간에 걸쳐 형성된 만큼, 일시적인 수익률 개선만으로는 투자자의 기대를 변화시키기 어렵다"며 "기업 거버넌스 개선, 주주환원 확대 등 제도 개선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통해 국내 자본시장의 장기 성과와 안정성을 높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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