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이후 기술 전망
SoC 최적화 '더 스마트한 시스템'
CPU·가속기·메모리 등 통합 설계
피지컬 AI, 차세대 플랫폼 부상
2026년 이후 컴퓨팅 환경은 중앙화된 클라우드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클라우드, 피지컬, 엣지 AI(인공지능) 환경 전반에 걸쳐 연결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Arm은 23일 차세대 기술 전망을 통해 "향후 컴퓨팅은 더욱 모듈화되고 전력 효율성이 강화되는 동시에, 클라우드·엣지·피지컬 AI 전반이 원활하게 연결되는 형태로 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선 실리콘 설계에서는 단일(모놀리식) 칩에서 벗어나 칩렛 기반의 모듈형 설계 전환이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컴퓨팅, 메모리, I/O(입력·출력)를 재사용 가능한 빌딩 블록으로 분리함으로써 서로 다른 공정 노드(칩 세대 구분 단위)를 조합하고, 설계 비용과 개발 기간을 동시에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는 '더 큰 칩'이 아닌 '더 스마트한 시스템'으로의 전환을 의미하며, 다양한 워크로드에 맞춘 SoC(시스템 온 칩) 최적화와 제품 차별화를 보다 빠르게 구현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개방형 칩렛 표준의 진화로 벤더 간 상호운용성이 강화되면서 공급망 유연성도 확대될 것으로 봤다.
AI 컴퓨팅 분야에서는 도메인 특화 가속기와 시스템 수준 공동 설계가 핵심 흐름으로 제시됐다. 범용 CPU(중앙처리장치)와 가속기를 분리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특정 AI 프레임워크와 데이터 유형에 맞춰 CPU·가속기·메모리·인터커넥트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 설계하는 구조가 확산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Arm은 AWS의 그래비톤, 구글 클라우드의 액시온, 마이크로소프트 애저의 코발트 등을 대표 사례로 들며, 이러한 접근이 개발 효율성과 확장성을 동시에 높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단위 면적당 AI 컴퓨팅 밀도를 높여 전력 소비와 비용을 줄이는 통합형 AI 데이터센터의 부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AI 인텔리전스의 무게중심은 점차 기기 근처에서 데이터를 처리하는 '엣지' 시스템으로 이동할 전망이다. 대규모 모델 학습은 여전히 클라우드가 담당하되, 추론은 디바이스와 현장 시스템에서 수행되는 구조가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알고리즘 고도화와 모델 양자화, 특화 실리콘 발전에 힘입어 엣지 환경에서도 실시간 추론과 로컬 학습이 가능해지면서, 지연 시간과 클라우드 의존도를 줄이는 동시에 엣지 디바이스를 독립적인 컴퓨팅 노드로 재정의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 환경에서는 소형 언어 모델(SLM)의 활용이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전망했다. 모델 압축과 지식 증류, 아키텍처 혁신을 통해 적은 파라미터로도 고성능 추론이 가능해지면서, 전력 제약 환경과 엣지 배포에 적합한 AI 모델이 주류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Arm은 향후 AI 경쟁력의 핵심 지표로 '줄(joule)당 추론 성능'과 같은 에너지 효율 지표가 부각될 것으로 내다봤다.
장기적으로는 피지컬 AI가 차세대 AI 플랫폼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멀티모달 AI와 효율적인 학습·추론 기술을 바탕으로 자율 기계와 로봇에 인텔리전스가 내장되면서, 제조·물류·의료·광업 등 산업 전반에서 생산성 향상을 이끌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차량용으로 개발된 칩이 휴머노이드 및 공장 로봇에 재사용되며, 차량과 로보틱스를 아우르는 공통 컴퓨팅 플랫폼이 형성될 가능성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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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m은 "2026년 이후 기술 진화의 공통 목표는 전력 효율을 기반으로 한 고성능 인텔리전스를 어디서나 구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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