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범죄 3분의 2
체포 당시 미성년자도 처형
사우디아라비아가 올해 347명에게 사형을 집행해 역대 최다 기록을 2년 연속 경신했다.
영국 BBC는 21일(현지시간) 인권단체 리프리브를 인용해 사우디가 최근 마약 범죄로 유죄 판결받은 파키스탄인 두 명을 처형하면서 올해 사형 집행 건수가 347명에 이르렀다고 보도했다. 종전 최다 기록인 지난해 345명을 넘어섰다.
사형 집행이 급증한 주요 원인은 사우디 왕실의 '마약과의 전쟁' 선포다. 올해 사형 집행 대상자의 3분의 2가 마약 범죄 관련자이며, 이 중 절반 이상이 외국인이다.
반정부 활동을 펼치거나 체포 당시 10대였던 이들도 대상에 포함됐다. 리프리브에 따르면 압둘라 알 데라지와 잘랄 알 아바드는 2011~2012년 사우디 정부의 시아파 무슬림 탄압에 항의하다 체포돼 올해 처형됐다. 2018년 체포된 언론인 투르키 알 자세르도 지난 6월 사형이 집행됐다.
리프리브는 "사형수 가족들은 집행 사실을 사전에 통보받지 못한다. 시신을 인도받지도 못하며 어디에 매장되는지조차 모른다"고 전했다.
유엔 등 국제사회가 "국제 규범과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하지만, 사우디 정부는 꿈쩍하지 않는다. 지난 1월 유엔 특별보고관의 우려 제기에 "사형은 가장 심각한 범죄에 대해 극도로 제한된 환경에서만 진행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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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권력을 잡은 뒤 사우디는 다양한 개방 정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인권 수준은 여전히 최악이라고 BBC는 평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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