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달러 납부 시 영주권 부여
1300명 이상 신청 추산
ESTA는 심사 대폭 강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이민 제도인 이른바 '트럼프 골드 카드'가 시행 열흘 만에 13억달러(약 1조9100억원) 규모의 판매 실적을 올렸다고 19일(현지시간) 밝혔다. 판매 금액을 기준으로 할 때 1300명 이상이 해당 프로그램을 이용한 것으로 추산된다.
트럼프 골드 카드는 개인이 100만달러(약 14억7000만원)를 미국 정부에 납부하면 영주권 또는 장기 체류 자격을 부여하는 제도다. 이달 10일부터 신청 접수가 시작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관련 발표에서 "기업들이 카드를 구매해 인재를 미국으로 유치하고 정착시킬 수 있게 됐다"며 "이 제도로 들어오는 자금은 전액 국가 부채 감축에 활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미국 실업률이 4.6%로 상승해 2021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한 배경에 대해 "불필요한 연방정부 인력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몇 달간 새로 생긴 일자리는 모두 민간 부문에서 창출됐다"며 "쓸모없는 공공 일자리를 늘리면 실업률을 거의 0%로 만들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지속 가능한 해법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무비자 전자여행허가(ESTA) 제도의 심사 요건 역시 대폭 강화했다. ESTA는 한국을 포함한 42개국 국민이 비자 없이 최대 90일간 미국에 체류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미 세관국경보호국(CBP)은 관보를 통해 ESTA 신청 시 최근 5년간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 정보를 의무적으로 제출하도록 하는 규정했다. 필요할 경우 최근 5년간의 전화번호, 10년간의 이메일 주소, 가족 구성원의 이름과 연락처도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지문이나 홍채, DNA 등 생체정보 수집도 가능해진다. 신청 방식 역시 기존 웹사이트에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일원화되며, 여권 사진 외에 본인 촬영 사진 제출도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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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언론은 이러한 조치로 인해 ESTA 승인까지 걸리는 시간이 늘어나고, 신청자 상당수가 정밀 심사 대상이 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전문직 비자(H-1B)와 유학생 비자 심사 과정에서도 온라인 활동 검증을 확대해온 바 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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