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누적 순손실 301억원
2020년 설립…2023년부터 손실 ↑
"배터리 리사이클링 업황 좋지 않은 상황"
GS건설이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일찌감치 투자했던 배터리 재활용 자회사가 올해 3분기까지 300억원이 넘는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차전지 업황 부진 여파에 휘청이면서 매각 작업에도 비상등이 커졌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GS건설 배터리 재활용 자회사 에너지머티리얼즈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손실은 301억원으로 집계됐다.
2023년부터 손실은 해가 갈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2023년에는 순손실 45억원을 기록했는데 지난해 327억원으로 손실 규모가 급증했다. 매출액이 감소 추세라는 점이 더 큰 문제다. 이 회사의 2023년 매출액은 31억원인데, 지난해 겨우 6억원까지 빠지더니 올해 14억원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전기차 등 사용 후 배터리나 제조 공정 스크랩을 재활용하기 위한 해체·파쇄·분말화 가공을 포함한 전처리 등을 주요 사업으로 한다. 허윤홍 GS건설 대표가 신사업 부문 대표를 맡은 2020년 설립됐다. 2023년 1월에는 에네르마에서 에너지머티리얼즈로 상호를 변경했고 경북 포항에 양산 라인을 갖췄다.
이차전지 산업 전반의 불황이 실적 부진의 직접적인 이유로 꼽힌다.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배터리 생산이 줄었다. 그만큼 재활용 수요도 감소해 실적에 직격탄이 됐다. 트럼프 행정부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 철폐에 더해 최근에는 유럽연합(EU)이 2035년 신차 탄소 배출 감축량을 당초 목표인 100%가 아닌 90%로 완화하기로 하면서 이차전지 산업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GS건설 관계자는 "최근 리튬, 코발트 등 광물 가격이 급락하는 등 전반적인 배터리 리사이클링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노동조합과의 분쟁도 영향을 미쳤다. 노조는 지난 3월 일부 공정에서 작업을 거부했고, 직장폐쇄에 들어가면서 공장 가동에 차질이 빚어졌다. 분쟁 한 달 만에 합의점을 찾았으나 이미 회사 운영에는 큰 타격이 생긴 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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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부진은 GS건설의 리밸런싱 계획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최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부채 비율을 줄이기 위해 에너지머티리얼즈의 지분 투자 유치 등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GS건설 보유 지분 77.65%와 사모펀드 운용사 제네시스프라이빗에쿼티(PE)가 소유한 22.35% 등 회사 지분 전량이 투자 대상이다. 예상 기업 가치는 4000억원으로 추정된다. GS건설은 지난 8월 수처리 전문 자회사 GS이니마의 지분 100%를 12억달러(1조6770억원)에 아랍에미리트(UAE)의 아부다비국영에너지회사 타카(TAQA)에 팔았다. 이달 17일에는 2000억원 규모의 자본으로 인정되는 채무증권인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는데 전액 채무 상환에 사용한다.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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