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틸렌 기준 90만t 단일 NCC 체제
부채 비율 21%에 유동 비율 200%대
재무·실적 차별화…범용 제품으로도 경쟁력
에틸렌 생산능력 90만t 규모의 단일 나프타분해시설(NCC)을 운영하는 대한유화가 석유화학 구조재편이라는 태풍에도 안정적인 위치에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 등 대규모 나프타분해시설(NCC)을 보유한 기업들이 감산·통합 시나리오의 중심에 서고 있는 상황에서 1970년 설립된 대한유화는 산업 위기 때마다 '버티기' 작전을 고수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울산산단 NCC 3사(SK지오센트릭·대한유화·에쓰오일) 가운데 대한유화는 설비를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지오센트릭의 66만t 규모 설비와 합작 운영해 가동률이 조정될 가능성은 있지만 설비 폐쇄는 SK지오센트릭 NCC가 우선 검토되고 있다. 여수산단에서 여천NCC가 140만t 규모에 달하는 2·3공장 폐쇄를 염두에 두고 90만t 1공장만 남기는 전략 뒤에는 "여천NCC를 대한유화처럼 안정화하기 위함"이라는 내부 목소리도 있다.
대한유화는 50년 넘는 업력 동안 증설이나 합작보다 단일 설비를 꾸준히 돌리는 방식으로 몸집을 키워왔다. 대한유화의 사업 구조는 단순하다. 울산 울주군 온산공단에 NCC 1기를 두고 에틸렌과 프로필렌 등 기초유분을 생산한 뒤, 울산 남구 공장에서 폴리에틸렌(PE)·폴리프로필렌(PP) 등 범용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한다.
2024년 기준 대한유화의 부채비율은 21%대, 유동비율은 219% 수준이다. 업황 부진 속에서도 재무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다. 실적 흐름도 눈에 띈다. 대한유화는 올해 3분기 매출 9099억원, 영업이익 428억원을 기록하며 2년여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범용 제품 위주의 사업 구조임에도 손익 방어에 성공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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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에쓰오일(S-Oil) 샤힌 프로젝트 가동 이후 원료 조달과 제품가 협상 모두에서 변수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은 변수다. 그동안 에쓰오일로부터 파이프라인을 통해 공급받던 나프타 조달 구조가 바뀌면서 향후 해외 도입이나 SK에너지로부터의 공급 비중 확대가 거론된다. 이에 따라 물류·저장 비용이 늘 수 있다. 또 에쓰오일이 울산에 신식 설비를 기반으로 한 값싼 에틸렌을 만들게 되면 제품가 협상에서도 마진을 유지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오지은 기자 j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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