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 전액 기관출연금 지원·국가임무형 전략연구사업 신설
정부가 과학기술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의 연구과제 수주 경쟁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해 연구과제중심제도(PBS)를 폐지한다. 기관출연금으로 인건비 전액을 안정적으로 지원해 연구자가 과제 확보에 매달리지 않고 국가 임무 중심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출연연 운영체계를 전면 개편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8일 열린 제2회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과학기술분야 출연(연) 정책방향'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은 국정과제 '과학기술 5대강국 실현을 위한 시스템 혁신'의 핵심 과제로, 출연연을 국가 전략기술과 난제 해결의 거점으로 재정립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왼쪽)이 지난 10월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구혁채 1차관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PBS·재정 구조 한계…"대형 성과 창출 어려워"
정부는 출연연이 국가 연구개발의 중심축임에도 불구하고, PBS 중심 운영과 불안정한 재정 구조, 성과와 연계되지 않은 보수·인센티브 체계, 과도한 연구 행정 부담 등으로 인해 과거와 같은 대형 성과를 충분히 창출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특히 연구자가 인건비 확보를 위해 과제 수주 경쟁에 내몰리면서 장기적·도전적 연구보다 단기 과제 위주 연구가 반복되는 구조적 문제가 누적돼 왔다는 판단이다.
정부는 우선 출연연의 국가임무 수행체계를 확립한다. 출연연이 전략기술 확보, 국가적 난제 해결, 기업·지역 역량 제고 등 명확한 국가 임무를 중심으로 연구를 수행하도록 제도를 정비한다.
이를 위해 PBS를 폐지하고, 기관출연금으로 인건비 전액을 지원해 연구자들이 과제 수주 경쟁에서 벗어나 연구 본연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 아울러 정부·기업 수요를 바탕으로 출연연이 주도적으로 기획하는 '국가임무형 전략연구사업'을 신설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추진체계도 구축한다.
정부출연연구기관이 밀집해 있는 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 아시아경제DB
성과 중심 평가·보상체계로 전환
평가와 보상체계 역시 성과 중심으로 재편된다. 기관평가는 기존의 계획 대비 달성도 위주 평가에서 벗어나, 국민 체감형 대표 성과 중심 평가로 전환하고 평가 부담은 대폭 간소화한다.
평가 결과는 보상으로 직접 연계된다. 전체 구성원을 대상으로 한 성과급 제도와 우수 연구진에 대한 상여금 제도를 신설해 성과지향형 보상체계를 구축한다. 이와 함께 처우 개선과 특별채용 확대 등 우수 인재 유치·확보 정책도 지속 추진할 방침이다.
연구자가 연구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연구환경 개선도 병행된다. 정부는 연구행정을 전문화해 연구자에게 전가돼 온 행정 부담을 최소화하고, 연구 생산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04년 제정된 '과학기술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 등의 설립·운영 및 육성에 관한 법률'을 전부 개정해 변화한 기술·정책 환경에 부합하는 출연연 지원·육성 체계를 마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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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혁채 과기정통부 제1차관은 "과학기술분야 출연연은 과학기술계의 혁신과 변화를 선도해 나갈 핵심 주체"라며 "출연연이 국가임무 수행의 거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제도·재정·환경 측면에서 아낌없이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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