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이후 주택 종합 매매가격지수 하락
외국인 부동산 매입 줄고 미분양 문제까지
경매서도 낙찰가율 전국 '꼴찌'
제주도 부동산 경기 침체가 깊어지고 있다. 외국인 투자 수요가 급감한 가운데, 현지인들도 제주도를 떠나면서 미분양 주택만 쌓여가고 있다. 경매 시장에서도 제주도 물건은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낮게 형성되면서 외면받는 분위기다.
18일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올해 1~11월 제주의 주택 종합 매매가격지수 누적 변동률은 -1.53%로 집계됐다. 지방 전체 평균치(-0.78%)보다 -0.75%포인트 더 빠졌다.
제주의 연간 변동률은 2022년 마이너스를 기록(-0.20%)한 뒤,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2023년과 지난해에는 각각 -2.28%, -1.48%를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이 컸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찾지 않으면서 제주의 집값 거품도 걷혔다. 2014년 집합건물(오피스텔·아파트·연립주택·다세대주택 등)을 사들인 외국인 수는 756명까지 늘었다. 그러나 2018년 약 490명까지 축소되더니, 지난해에는 157명으로 줄었다. 올해 1~11월에는 148명을 기록 중이다.
현지인들도 빠져나가고 있다. 제주의 순유출 인구는 2023년 1687명에서 지난해 3361명으로 늘었다.
주택 공급 과잉 현상이 나타나며 미분양이 급증하게 됐다. 2022년 1676가구이던 미분양 주택 수는 다음 해 2499가구까지 늘어났다. 올해 10월 기준으로는 2542가구를 기록 중이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2023년 12월 기준 1059가구를 기록한 이후 올해 10월까지 1965가구로 증가하고 있다.
앞으로도 침체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최근 3년 동안 미분양 물량이 많이 쌓였고 분양 가격도 높게 형성된 영향이 지금까지 나타나고 있다"라면서 "제주 내부에서의 수요도 많지 않다보니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법원 경매시장에서도 제주 부동산 물건은 인기가 없다.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이 발표한 '11월 경매동향보고서'를 보면 지난달 제주의 전체 용도 낙찰가율은 45.5%로 집계됐다. 이는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주거 시설의 경우에도 가장 낮은 57.0%를 기록했다. 업무·상업 시설은 42.3%로 울산(36.2%), 전라북도(38.4%) 다음으로 낮았다.
지금 뜨는 뉴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주거용이나 상업용을 가릴 것 없이, 공급 과잉 여파가 경매 시장에 나타나고 있다 "며 "제주에서도 외곽으로 갈수록 이런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제주 부동산 시장 '냉각'…외국인 떠나고 경매도 '외면'[부동산AtoZ]](https://cphoto.asiae.co.kr/listimglink/1/2025112111043926919_1763690679.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