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방문해 정부 인사 만나
일본·미국·유럽 이은 마지막 글로벌 현장경영
K푸드·뷰티 등 전방위 공략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올해 현장 경영의 마지막 행선지로 중동을 택했다. 성장 잠재력이 큰 중동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는 이 회장의 판단이 반영된 행보로 풀이된다. 이 회장의 중동 방문은 지난해 9월 사우디아라비아 문화부의 공식 초청 이후 1년여 만이다. 이 회장은 올해 일본을 시작으로 미국과 유럽을 차례로 방문하며 글로벌 현장 경영을 이어왔다.
CJ그룹은 17일 "이재현 회장이 지난 6일부터 약 일주일간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해 정부 유력 인사들과 만나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중동 시장 확장 가능성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이번 방문에는 이미경 CJ 부회장과 김홍기 CJ 대표, 윤상현 CJ ENM 대표, 이선호 CJ 미래기획그룹장 등 그룹 주요 경영진이 동행했다.
이 회장은 "잠재력 높은 중동 시장에서 K웨이브를 절대 놓치지 말고 신성장 동력을 만들어 가야 한다"며 "전 세계인의 라이프스타일을 리딩하는 글로벌 컴퍼니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성장에 대해 절실함을 갖고 신영토 확장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먼저 UAE 행정청장이자 국부펀드 무바달라 최고경영자(CEO)인 칼둔 알 무바라크를 만나 문화·경제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칼둔 행정청장은 지난 한·UAE 정상회담 당시 양국 협력을 주도한 인물이다. 이 회장과는 지난해 9월 영국 현장 경영에서도 만난 바 있다. 이어 모하메드 알 무바라크 아부다비 문화관광부 의장과 압둘라 알 하마드 UAE 국립 미디어 오피스 의장과도 면담했다. 미디어와 콘텐츠, 관광, 스포츠 등 문화 산업 전반에 걸친 협력 가능성과 현지 사업 전략이 논의됐다.
식품 사업과 관련한 현장 점검도 이어졌다. 이 회장은 동행한 그레고리 옙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문 대표와 현지 임직원들을 만나 할랄 식품을 중심으로 한 중동 성장 전략을 살펴봤다. CJ제일제당은 2015년 비비고 만두와 김치, 김스낵으로 UAE 대형마트에 입점하며 중동 시장에 처음 진출했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기간에는 현지 경기장 인근에 K푸드존을 운영하며 비비고 김스낵과 햇반, 김치를 선보였다.
CJ그룹은 이번 방문을 계기로 중동 지역에서 식품과 엔터테인먼트, 뷰티 등 주요 사업 전반으로 활동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할랄 인증을 받은 '비비고 김스낵'과 '볶음면'을 중동 전략 제품으로 선정하고, 걸프협력회의(GCC) 6개국에 걸친 영업망을 갖춘 UAE 기업 알 카야트 인베스트먼츠(AK)와 협력해 현지 유통망 확대를 추진한다.
CJ올리브영은 지난달 UAE 대표 헬스케어 유통사 라이프헬스케어그룹(LHG)과 K뷰티 유통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LHG는 UAE 전역에 500개 이상의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몰을 운영하는 현지 1위 드러그스토어 체인 '라이프파머시'를 보유하고 있다. CJ올리브영은 상품 소싱 역량과 LHG의 유통망을 활용해 K뷰티 브랜드의 중동 진출과 판매 확대를 지원할 예정이다.
CJ ENM은 사우디아라비아에 설립한 현지 법인 'CJ ENM 중동(Middle East)'을 중심으로 현지 방송사 및 콘텐츠 기업들과 협력해 사업을 확대한다. 2023년 사우디 망가프로덕션, 2024년 셀라 등 현지 기업과 잇따라 협력 관계를 맺었고, 올해 6월에는 중동 최대 아랍어 스트리밍 플랫폼 샤히드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물류 부문에서는 CJ대한통운이 중동 전역에서 사업 기반을 넓히고 있다. CJ대한통운은 UAE와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튀르키예 등에서 24개 법인과 7개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 4월에는 사우디 리야드에 글로벌물류센터(GDC)를 구축해 시범 운영에 들어갔고, 5월에는 현지 물류업체 나켈 익스프레스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한편 이 회장은 지난 16일 살렘 빈 칼리드 알 카시미 UAE 문화부 장관 및 압둘라 사이프 알 누아이미 주한 UAE 대사를 비롯한 UAE 문화부 관련 인사들을 필동 CJ 인재원에서 접견했다. 양측은 이 자리에서 프리미엄 콘텐츠 제작 및 투자, 인공지능(AI) 기술 활용, K뷰티 수출 협력 등에 대해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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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그룹 관계자는 "이재현 회장이 올해 아시아와 미주, 유럽, 중동을 직접 돌며 글로벌 주요 거점을 점검했다"며 "앞으로도 신시장 개척을 통해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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