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요미우리 투고란에 육아휴직 여성 사연 글 화제
육아휴직 기간 이직 준비…육휴 끝나면 사표 내고 이직
"제도 악용""얌체" "규칙 지키는 사람엔 피해" 비판 폭주
"기업 손실엔 손실이나 개인엔 기회" "계속 일하려는 건데" 반론도
육아 휴직 중에 이직 활동을 하고 원래 직장을 복귀 하지 않고 이직하려는 여성을 두고 일본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일본 요미우리 신문이 운영하는 누리꾼 투고 사이트에는 퇴사를 결심했다는 여성 A씨 글이 화제다. A씨는 현재 회사의 복지 제도에는 불만이 없지만, 커리어 전환을 하고 싶어 이직을 결심했다. 그녀는 육아휴직 기간 동안 이직에 도움이 될 스킬을 공부해 왔다다. 육아휴직 종료까지는 아직 6개월이 남아 있어, 그 기간 동안 새 직장을 찾을 계획이다. A씨는 퇴사에 대해 "이미 확정된 일"이라고 말하면서도,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육아휴직은 복귀를 전제로 한 제도라는 점 ▲대체 인력을 채용하지 않고 자신을 기다려준 회사에 대한 죄책감 ▲자신 같은 사례가 늘어나면 후배들이 육아휴직을 쓰기 어려워지지 않을지 ▲다음 회사 면접에서 인상이 나빠지지 않을지 등 여러 가지 고민을 털어놓았다.
이 글에는 80건이 넘는 댓글이 달렸고, 특히 비판적인 의견이 눈에 띄었다. '놀람 표시'도 1800회 이상 눌렸다. 한 누리꾼은 "솔직한 인상을 말하자면, 도덕성이 없는 사람, 얌체, 그리고 미래 여성들의 길을 막는 사람이라는 인상"이라며 "왜냐하면 육아휴직은 직장 복귀를 전제로 한 제도이고, 그런 제도가 없던 시절에는 커리어를 포기해야 했던 여성들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른 누리꾼들은 "육아휴직만 받고 도망치듯 퇴사라니" "육아휴직 급여를 끝까지 다 받은 뒤 퇴사해도 권리 행사일 뿐이라 문제 없다는 게 진심인가요?" "육아휴직만 쓰고 복귀하지 않는 무례한 사례가 늘면, 규칙 지키며 휴직하려는 사람들에게 큰 피해" 등 날선 비판이 이어졌다.
반면 실제로 육아휴직 후 복귀하지 않고 퇴사했다는 경험담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아이를 키우기 힘든 회사에서 근무했으며, 아이가 있는 여성 직원을 일부러 주말·공휴일 필수 근무 부서로 이동 단축 근무가 불가능한 부서로 배치해 사실상 자발적 퇴사를 유도하는 관행이 있었다"고 했다. 이어 "육아휴직 중에 이직 활동을 하는 편이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어 움직이기 좋다. 요즘은 온라인 면접도 많다"고 조언했다.
육아휴직 이용률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후생노동성 산하 연구회가 2023년 5월 정리한 자료에 따르면, 첫째 출산 전후 육아휴직을 활용해 일자리를 유지한 여성 비율은 1995~99년에는 11.2%, 2015~19년에는 42.6% 로 크게 상승했다. 정규직은 74.7%, 파견·파트타임은 23.6%로 고용 형태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여성은 분명히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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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노동 문제 전문가인 21세기직업재단의 연구원 야마타니 마나씨는 요미우리에 "회사와 동료, 후배에게 부담을 주는 것은 사실이다. 복지에는 불만이 없고, 일 자체에는 불만이 있었다는 점에서 '돌아오고 싶게 만드는 직장이 아니었던 것'이 문제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도의 악용'이라는 비판에 대해서는 "기업 입장에서는 손실일 수 있지만, 이 여성은 다른 회사에서 계속 일하려는 것이다. 사회 전체로 보면 향후 충분히 기여할 수 있다"면서 "육아와 커리어를 병행할 수 없는 환경이라면, 그것을 바꾸는 것이 남은 사람들과 후배들을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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