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식을 줄 모르는 '김' 인기
수온 상승에 따른 생산 차질 우려도
글로벌 수요에 김 수출액 10억달러 돌파
'검은 반도체'로 불리며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김 가격이 최근 5년 새 약 55%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기후로 생산 여건이 악화한 가운데 K콘텐츠 확산에 따른 글로벌 수요 증가가 맞물리면서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마다 오르는 김 물가…이상기후 영향도
21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달 김 소비자물가지수는 154.84(2020년=100)로 조사됐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5.2% 상승한 수치로, 2020년과 비교하면 54.84% 올랐다. 김 소비자물가지수는 ▲2020년 100.00 ▲2021년 98.93 ▲2022년 102.60 ▲2023년 108.63 ▲2024년 132.32로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왔다.
김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는 이상기후가 꼽힌다. 김을 비롯한 해조류는 수온 변화에 민감한 품종이다. 그러나 최근 수십년간 한국 주변 해역에서 수온 상승이 가속화하면서 생산 차질 우려가 커졌다. 국립수산과학원은 1968년부터 지난해까지 57년 동안 우리 해역의 표층 수온이 1.58도 상승해, 전 지구 평균 상승 폭(0.74도)보다 약 2배 빠른 속도를 보였다고 밝혔다. 특히 이 기간 동해의 표층 수온은 2.04도 올라, 서해 1.44도·남해 1.27도를 크게 웃돌았다.
이 같은 수온 변화는 김 양식의 구조적 위험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지난해 10월 한국기후변화학회지에 실린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른 해조류 양식업의 위험 평가' 논문은 "기후변화는 수산업 전반에 상당한 피해와 손실을 초래하고 있으며, 그 영향은 기존 연구에서 추정된 수준보다 더 크고 광범위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며 "김은 다시마보다 기후변화에 따른 피해 확률은 낮았지만, 생산비용이 6배 이상 높아 해조류 중 가장 큰 피해액으로 추정됐다"고 분석했다.
김 생산지에서도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충남 서천 일대 김 양식장에서는 김이 누렇게 변하며 생산성과 품질이 떨어지는 '황백화' 현상이 발생했다. 황백화는 총 3156헥타르(㏊)에서 확인됐는데, 이는 서천 전체 김 양식장 면적의 94.7%에 해당한다. 황백화는 바닷물 속 질소 등 영양염 농도가 생육에 필요한 수준보다 낮을 때 주로 나타나며, 가을까지 이어진 고수온과 장마로 영양염 결핍이 심화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김 수출, 최초 10억 달러 돌파
공급 여건이 악화하는 반면 수요는 빠르게 늘고 있다. 김은 K드라마 등을 계기로 해외 인지도를 높였고, 친환경 건강식품이자 채식·다이어트 식품으로 주목받으며 소비층을 확대해왔다. 여기에 지난 6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공개 이후 주인공들이 김밥을 먹는 장면이 화제를 모으면서, 김과 김밥에 대한 글로벌 관심을 더욱 확산했다.
이 같은 해외 수요 확대는 수출 실적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한국의 김 수출 실적이 역대 처음으로 10억 달러를 넘어섰다. 지난달 20일 기준 김 수출 금액은 10억1500만 달러(약 1조5000억원)를 기록했다. 연간 김 수출액은 ▲2023년 7억9300만달러 ▲2024년 9억9700만달러 등으로 10억 달러에 미치지 못했지만, 올해는 일찌감치 10억 달러 고지를 돌파한 셈이다. 이는 한국산 김의 품질 경쟁력이 높아진 데다 글로벌 수요가 함께 확대된 결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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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수출은 향후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김 수요가 높은 미국에서 조미김 관세가 낮아지면서 수출 여건이 한층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해양수산부는 지난달 미국 백악관이 발표한 상호관세 관련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에서 수산물 중 조미김만이 무관세 품목으로 기재됐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김 수출액 중 미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20%를 웃돌아 관세 인하 효과가 적지 않다. 다만 마른김은 다른 수산물과 마찬가지로 15%의 상호관세가 유지된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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