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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M2 증가가 집값·환율 밀어올렸다?"…한은 분석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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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2 증가율, 장기평균 소폭 상회…과거 금리 인하기 평균 수준
M2 범위 밖 자금, M2 상품인 ETF 등 수익증권 대폭 유입 '기술적 증가'
서울 강남 등 수요쏠림…과거 누적 유동성의 부동산 이동
M2뿐 아니라 여타 통화지표와 금융상황지수(FCI) 등 함께 살펴야

'최근 시중에 유동성이 과도하게 풀리면서 수도권 주택가격과 환율을 밀어 올렸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한국은행이 '과도한 해석'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유동성 증가 속도는 과거 금리 인하기 평균 수준으로, 실물경제와 자산시장 성장세에 상응하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광의통화(M2)가 늘어난 요인 역시 개인이 비통화성자산인 국내 주식을 팔아 상장지수펀드(ETF) 등 수익증권을 일부 사들이면서 기술적으로 증가한 점, 집값·환율 상승에 신규 유동성 외에도 다양한 요인이 작용했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들여다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은은 특히 M2와 같은 특정 통화지표에만 의존하기보다 여타 통화지표와 금융상황지수(FCI) 등 다양한 지표를 함께 살펴봐야 문제 해결을 위한 본질이 흐려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M2 증가가 집값·환율 밀어올렸다?"…한은 분석 보니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5만원권을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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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M2 8.5%↑…과거 금리 인하기 평균 수준"

16일 한은은 홈페이지 블로그에 '최근 유동성 상황에 대한 이해'를 게재, 이같이 강조했다. 유동성이란 소비, 투자, 금융거래 등 경제활동에 활용되는 화폐, 즉 자금의 총량을 의미한다. 협의통화(M1), M2, 금융기관 유동성(Lf), 광의유동성(L) 순으로 구성 상품의 포괄 범위가 넓어진다. 이런 통화지표는 2023년 말을 저점으로 완만한 상승 흐름을 보이다가 올해 하반기 들어 증가세가 빨라졌다. M2 증가율은 지난 9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8.5%로 높아졌으며 Lf와 L도 각각 8.0%와 7.2%로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이후 네 차례의 기준금리 인하가 시차를 두고 민간신용에 영향을 미친 점, 최근 경상수지 흑자 폭이 확대되면서 국외로부터 유동성 유입이 늘어난 점,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로 국채발행이 증가한 점 등에 따른 결과다. 공급경로별로 보면, 전체 통화공급(9월 총신용증가율 6.6% 기준)에서 기업 부문의 기여도가 38%로 가장 높았고 가계부문(16%), 국외부문(16%), 정부부문(9%) 등의 순이었다.


박성진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장은 "최근의 유동성 증가세(M2 8.5%·Lf 8.0%)는 장기평균(각각 7.4%·7.8%)을 소폭 상회하는 정도"라며 "과거 금리 인하기와 비교한 증가 속도는 평균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3차례의 금리 인하기와 비교해 보면 이번 금리 인하기 누적 M2 증가율은 8.7%로, 2012년(5.9%)보다는 큰 편이나 2014년(10.5%)과 2019년(10.8%)에 비해서는 상당폭 낮은 수준이란 설명이다. 박 팀장은 "유동성 수준도 실물경제 및 자산시장 성장세를 고려할 때 과도한 수준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M2 비율은 장기 추세치 수준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고, 자산거래 규모 대비 유동성 수준도 2023년 말 이후 하락해 장기 추세치에 근접했다"고 말했다.


"최근 M2 증가가 집값·환율 밀어올렸다?"…한은 분석 보니
"개인 국내 주식 팔아 ETF 사면서 M2 기술적 증가"

최근 M2 증가에는 통화지표의 구성 변화와 같은 기술적 요인도 컸다는 분석이다. 최근 시중 유동성의 흐름을 보면, M2 범위 밖에 있던 자금이 M2 상품인 ETF 등 수익증권으로 대폭 유입되면서 M2 증가의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 올해 1~9월 중 유동성(L) 증가에서 'M2가 아닌 Lf 상품' 및 'Lf가 아닌 L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폭 축소된 반면, M2의 비중은 상당폭 확대됐다는 점에서 알 수 있단 설명이다. 박 팀장은 "지난 5월 이후 주가가 상승하는 상황에서 개인이 어떤 통화지표에도 포함되지 않는(비통화성자산) 국내 주식을 큰 폭 순매도했는데, 이 매도자금 중 일부가 ETF 등 수익증권으로 유입되면서 M2 증가세를 가속화하는 요인이 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짚었다.


이렇게 금융시장 여건 변화에 민감한 수익증권이 지난 9월 M2 증가(8.5%)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2.1%에 달한다. 박 팀장은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에서는 수익증권을 M2에 포함시키지 않는다"며 "M2 증가율만으로 우리나라 유동성 상황을 해석하는 건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은은 새로운 국제기준(IMF) 개정 내용 등을 반영해 M2에서 수익증권을 제외하는 통화지표 개편을 추진 중"이라며 "개편 기준으로 9월 M2 증가율은 현행보다 상당폭 낮은 5%대 중반"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M2 증가가 집값·환율 밀어올렸다?"…한은 분석 보니
"美 M2 증가율의 2배? 장기 시계서 봐야"

우리나라 M2 증가율이 미국보다 2배 가까이 높다는 점도 장기 시계에서 들여다봐야 정확한 해석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박 팀장은 "지난 9월 기준 우리나라의 M2 증가율(8.5%·개편 후 5%대 중반)은 미국(4.5%)에 비해 높은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전년 동기 대비 M2 증가율은 단지 지난 1년간의 유동성 증가 속도를 의미하는 만큼, 긴 시계에서 양국이 처한 금융·경제 상황의 차이를 모두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코로나19 직후 양적완화(QE)와 제로금리 정책 등으로 통화량이 급증하고 물가상승률이 크게 치솟았으며 이런 부작용을 완화하기 위해 2022년 3월부터 전례 없이 급격한 정책금리 인상(5.25%포인트)과 양적긴축(QT)으로 대응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미국 M2는 2022년 12월부터 2024년 2월까지 15개월 동안 이례적으로 감소했으며 아직도 이 영향이 이어지고 있다. 박 팀장은 "2020년 3월부터로 시계를 넓혀서 보면, 한국과 미국의 M2 누적 증가율은 각각 49.8%, 43.7%로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며 "미국의 M2에는 수익증권이 제외돼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우리나라의 M2 증가세는 미국과 대체로 유사한 수준"이라고 짚었다.


"최근 M2 증가가 집값·환율 밀어올렸다?"…한은 분석 보니 서울 중구 명동 거리의 한 환전소에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가계대출 둔화에도 '똘똘한 한 채' 수요 쏠림…과거 누적 유동성의 부동산 이동

최근 수도권 주택가격과 원·달러 환율의 상승 역시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여서, 유동성 증가만으로 설명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박 팀장은 "통화량과 주택가격의 장기적 흐름을 보면, 뚜렷한 선후관계가 있다기보다는 대체로 동행하는 움직임을 보이며, 상호 간에 영향을 주고받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늘어난 유동성이 주택시장으로 유입되면서 가격 상승압력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주택가격 상승기에는 주택구입을 위한 대출 수요가 늘어나면서 유동성이 확대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는 "최근 우리나라 주택시장이 수도권과 지방 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고 거시건전성 정책의 효과로 가계대출이 둔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최근의 수도권 집값 상승을 유동성 효과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며 "오히려 공급부족 우려, '똘똘한 한 채' 선호 등으로 특정 지역의 가격상승 기대와 수요 쏠림이 주된 배경"이라고 짚었다. 특히 최근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를 비롯한 서울 핵심지에서는 주택구입시 대출을 동반하지 않는 현금구매 비중이 상당폭 높아졌는데, 이는 신규로 공급된 유동성보다는 과거부터 누적된 유동성이 수익률을 좇아 수도권 주택시장으로 유입되고 있음을 의미한다는 설명이다.


환율 역시 유동성 상황보다는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 확대, 수출기업의 외화보유 성향 강화 등 외환 수급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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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팀장은 "최근 유동성이 과도하게 풀리고 있고 이것이 자산 가격 상승 및 상대적인 원화 약세를 유발하고 있다는 일각의 우려는 그간의 국내외 통화정책 기조, 실물경제 상황, 자금흐름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볼 때 다소 과도한 해석"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최근과 같이 통화지표가 구성 변화 등으로 불안정한 상황에서는 금융 여건 판단 시 M2와 같은 특정 통화지표에만 의존하기보다 여타 통화지표와 금융상황지수 등 다양한 지표를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산가격과 환율 상승의 원인을 유동성 증가만으로 몰고 가는 것은 자칫 문제 해결의 본질을 흐릴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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