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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 산업·안보로 확장된 고려아연 분쟁…고민 깊어진 영풍·MB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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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미국 정부 측을 백기사로 끌어들이면서 영풍과 MBK파트너스 측이 수세에 몰렸다.

이 유상증자가 성공하면 최 회장 측 지분이 최대주주인 영풍·MBK 측 지분과 대등해진다.

현재 영풍·MBK 연합은 고려아연 지분 44.24%를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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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범 회장, 美정부 백기사로 끌어들여
영풍·MBK는 소송으로 대응 예고
경영권 분쟁→韓美 산업·안보로 확장
홈플러스로 기울어진 여론도 부담

韓美 산업·안보로 확장된 고려아연 분쟁…고민 깊어진 영풍·MB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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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미국 정부 측을 백기사로 끌어들이면서 영풍과 MBK파트너스 측이 수세에 몰렸다. 당장 지분율 싸움의 우위도 사라진데다, 대결 프레임도 단순 경영권 분쟁에서 미국과 한국의 산업, 안보 정책과 연결된 사안으로 확장됐기 때문이다. 홈플러스로 부정적 여론을 이미 등에 업은 MBK로서는 아무리 정교한 법리로도 반격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최윤범 회장의 美 백기사…영풍·MBK는 소송으로 대응

16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전날 임시 이사회를 열고 미국 정부가 참여하는 합작법인(JV)을 대상으로 신주 10.3%를 발행하는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 유상증자가 성공하면 최 회장 측 지분이 최대주주인 영풍·MBK 측 지분과 대등해진다.


현재 영풍·MBK 연합은 고려아연 지분 44.24%를 들고 있다. 반면 최 회장과 특수관계인 지분은 19.41%다. 한화 등 우호세력을 포함해도 32%대라 시간이 지날수록 이사회를 내어줄 수밖에 없는 흐름이었다. 이번 유상증자가 성사돼 미국 정부와의 JV가 고려아연 발행주식 총수의 10.3%를 신주로 취득하면 영풍·MBK 측 지분은 40% 수준으로 희석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 회장 측 지분도 29%대로 희석되지만, 미국 JV 지분 10.3%가 우군으로 합류하면 지분율은 39%대로 대등해진다. 내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영풍·MBK 측의 이사회 장악이 불투명해지는 셈이다.


영풍·MBK는 이번 신주 발행이 무효라며 가처분을 제기하겠다고 예고했다. 입장문을 통해 "투명하지 않은 지분 이전 구조에 기존 주주를 희생시키는 방식의 증자는 경영상 필요성을 충족하지 못하며, 주주 평등 원칙에 정면으로 반한다"고 지적했다.


별개로 이사회 결의 무효·취소 본안 소송도 벌일 수 있다. 미국 제련소 건설 프로젝트의 사업성 검토 자료가 충분했는지, 사외이사들에게 정보를 사전에 제대로 제공했는지 등을 따져 물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이사회 구성원들을 상대로 개정상법상 총주주 충실 의무를 위반했다고 주주 대표 소송을 걸 수도 있다. 대표이사와 해당 안건에 찬성한 사내·사외이사, 감사위원들에 전방위적 압박에 나서는 셈이다.


경영권 분쟁→韓美 산업·안보 확장…기울어진 여론
韓美 산업·안보로 확장된 고려아연 분쟁…고민 깊어진 영풍·MBK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지난 10월29일 경북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최고경영자(CEO) 서밋(Summit) 한미 비지니스 라운드 테이블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2025.10.29 강진형 기자

다만 이미 판이 기울었다는 분석도 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까지 나서서 고려아연의 미국 내 제련소 건설 투자 결정을 환영하면서 경영권 분쟁이 미국의 산업·안보 정책과 연결된 사안으로 확장됐기 때문이다.


러트닉 장관은 15일(현지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2026년부터 미국은 한국 아연(고려아연)의 확대된 글로벌 생산에 대한 우선 접근권을 확보해 미국의 안보와 제조업을 최우선에 둘 것"이라며 "미국에 또 하나의 거대한 승리를 안겨준 것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축하를 보낸다"고 밝혔다. 단순한 응원이나 립서비스가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까지 언급하면서 '기정사실'화한 것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고려아연은 미국의 공급망 재편과 탈(脫) 중국, 동맹국 협력과 같은 단어의 중심에 서게 됐다. 논리보다 '편 가르기'가 먼저 작동하는 영역으로 나아간 셈이다. 영풍·MBK 연합이 아무리 정교한 법리로 반박해도 '미국 전략광물 프로젝트 흔들기'라는 프레임을 벗어나기 힘들다.


여기에 그동안 홈플러스 사태로 쌓은 부정적 서사가 누적되면 MBK 측에 대한 비판 여론은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다. 법원도 시대적 맥락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는 만큼 가처분 신청을 비롯한 각종 소송에도 더 신중히 접근할 가능성이 크다. 정치·외교 리스크를 극도로 꺼리는 국민연금이나 해외 연기금 등 출자자(LP)들의 압박까지 더해지면 운신의 폭은 크게 좁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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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IB업계 관계자는 "법으로만 보면 영풍·MBK가 충분히 싸워볼 수 있겠지만 여론, 나아가 정치와 국제관계로 확장된 프레임은 이미 기울어졌다"며 "출구 전략을 빠르게 세우거나, 추가 지분 확보 등 장기전을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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