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 금융위원장 주재 금융시장 상황 점검회의
채권 및 단기자금시장 안정 위해 유동성 공급
61조원 부동산PF 연착륙 지원 프로그램 유지
"국고채 금리 상승세…외환시장 변동성 확대"
금융당국이 채권 및 단기자금시장 안정을 위한 38조원 규모의 '시장안정 프로그램'을 내년까지 연장한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착륙을 위한 61조원 규모 지원 프로그램도 지속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15일 오전 금융감독원·금융연구원·한국개발연구원(KDI) 및 거시경제·금융시장 전문가들과 함께 금융시장 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이같이 밝혔다.
내년에도 채권·단기자금시장 안정과 부동산PF 연착륙에 최대 약 100조원 투입
이날 회의에서는 올 한해 국내외 경제·금융시장을 평가하고 향후 전망 및 리스크 요인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현재 운영 중인 시장안정 프로그램을 연장해 지속 운용하기로 결정했다. 이 위원장은 올해 채권시장 안정을 위해 시장안정 프로그램이 비우량 회사채·기업어음(CP)을 중심으로 약 11조8000억원을 신규 매입해 시장 안전판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금융시장 내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대비해 시장 안전판 역할이 지속해서 필요하다"고 연장 이유를 밝혔다.
우선 금융위원회와 정책금융기관(한국산업은행·IBK기업은행·신용보증기금)은 내년에도 채권 및 단기자금시장 안정을 위해 최대 37조6000억원의 유동성을 공급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채권시장안정펀드 최대 20조원 ▲정책금융기관 회사채·CP 매입 프로그램 최대 10조원 ▲신용보증기금 채권담보부증권(P-CBO) 프로그램 2조8000억원 ▲금융투자업계 공동 프로젝트파이낸싱-자산담보부기업어음(PF-ABCP) 최대 1조8000억원 ▲한국증권금융 증권사 유동성 지원 최대 3조원 등이다.
또 부동산PF 연착륙을 위해 정부, 관계 기관(주택금융공사·주택도시기금·건설공제조합), 금융업권 등이 운영 중인 최대 60조9000억원 규모의 지원 프로그램들도 차질 없이 운영한다. 이 프로그램은 PF사업자 보증 프로그램(40조원) 등을 포함한다.
전문가 "내년 성장률 1% 후반…주요국 통화정책 완화 기조 변화에 변동성↑"
참석자들은 수출 호조와 내수 회복에 힘입어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을 1% 후반대로 예측했다. 금융시장도 국내기업의 실적 호조,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등 정책적 노력과 더불어 금융사의 건전성과 손실흡수능력이 양호해 신용경색 등 금융불안 발생 가능성이 과거에 비해 현저히 낮다고 전망했다.
다만 미국과 일본 등 주요국 간 통화정책 차별화 가능성, 글로벌 인공지능(AI) 과열 경계감, 주요국의 재정건전성 우려 등에 따른 장기국채 상승 우려, 지정학적 리스크 재확대 가능성, 국내 취약업종 업황 우려, 가계부채 관리 문제 등 리스크 요인이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지난해 이후 이어져 온 글로벌 통화정책 완화 기조에 최근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이를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당분간 기준금리 인하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나, 일본·호주·캐나다 등 주요국 중앙은행은 최근 금리 인하 종료 또는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주요국들의 통화정책 방향이 서로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글로벌 자금흐름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위험자산 가격에 대한 조정압력도 증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채권시장 유동성 경색 가능성 제한적"
내년 채권시장과 단기자금시장에 대해서는 급격한 유동성 경색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예상했다. 내년 4월 예정된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으로 최대 90조원에 달하는 외국인 자금이 채권시장으로 유입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한국 경제가 재정건정성과 대외신인도가 양호하며 증권사의 종합투자계좌(IMA) 운용 등으로 채권 수요 확대 등을 고려하면 안정적인 수급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한국은행이 금리 인하를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줄어든 점, 내년 국채·공사채 발행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의 리스크 요인이 채권시장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어 정부의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역할이 꼭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편 최근 상승한 원달러 환율의 안정을 위해서는 시장의 기대심리 관리가 우선 중요하며 외화수급 불균형 해소를 위한 노력, 경제의 체질 개선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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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위원장은 "최근 국고채 금리가 상승세를 보이고 외환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등 국내 금융시장에 대한 경계감이 확대되고 있다"면서도 "세계 9위 수준의 외환 보유고 등 견조한 펀더멘털을 고려할 때 여러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응할 수 있는 충분한 복원력과 위기대응 정책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융위원회는 금감원 등과 긴밀한 공조를 통해 시장 상황을 엄중히 주시하고 필요시 시장안정조치를 과감하고 선제적으로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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