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코르디 변호사 추모식 참석 보안군 연행
노벨위원회 "행방 공개, 즉각 보호 조치하라"
이란의 대표적 여성 인권운동가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나르게스 모하마디가 다시 당국에 체포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제사회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모하마디는 그동안 반복적인 투옥과 석방을 겪어 왔다.
모하마디의 가족이 운영하는 '나르게스 재단'은 12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 X(옛 트위터)를 통해, 그가 인권변호사 호스로 알리코르디의 추모 행사에 참석했다가 현장에서 경찰에 붙잡혔다고 알렸다. 당시 식장에는 세피데 콜리안, 푸란 나제미, 하스티 아미리, 알리예 모탈레브자데 등 이란 내 활동가들도 있었고, 이들 역시 함께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모하마디는 지난해 말 병변 치료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형 집행이 잠시 중단돼 임시 석방 상태에 있었다. 그러나 이후 신변 위협 우려가 꾸준히 제기됐고,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지난 7월에도 이란 정부에 안전 보장을 요구한 바 있다.
이번 체포 소식이 전해진 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성명을 내고 이란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위원회는 "모하마디 등 활동가들이 잔혹하게 체포된 것을 깊이 우려한다"며 "이란 당국은 모하마디의 행방을 즉시 밝히고 신변 안전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또한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올해 노벨평화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된 지 이틀 만에 모하마디가 체포된 사실에 주목하며, 이란과 베네수엘라 간 긴밀한 관계를 고려할 때 정치적 메시지를 의심할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란 반관영 메흐르통신은 알리코르디 변호사 장례식에서 "일부 참석자가 규범을 어긴 구호를 외쳤다"며 검찰이 '보호 조치' 차원에서 일시 구금을 시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체포된 인물의 이름이나 구체적 혐의는 공개하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모하마디 남매의 증언을 인용해 당시 상황을 좀 더 구체적으로 보도했다. 증언에 따르면 모하마디는 추모식에서 연설하던 중 보안군이 난입해 군중을 해산시키며 곤봉을 휘둘렀고, 모하마디의 다리를 가격한 뒤 머리채를 잡아 강제로 끌고 갔다. 현장에는 그의 또 다른 남매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가족 측은 당국이 모하마디의 발언이 대중에게 미칠 파급력을 두려워한 것 아니냐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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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하마디는 지난 20여 년 동안 총 13회 체포돼 수감과 석방을 반복해 왔다. 2021년에는 반정부 시위 희생자를 추모하는 집회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재차 구금됐고, 테헤란 에빈교도소에서 복역하던 중 지난해 12월 병변 치료 명목으로 석방됐다. 그는 여성 억압에 항의하고 자유·인권 보장을 요구하는 활동으로 국제적 명성을 얻었으며, 감옥에 수감된 상태에서 2023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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