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브스 세계 가장 영향력있는 100인 여성 발표
전 세계 신드롬 일으킨 케데헌 제작진 등 여성들 100위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90위, 최수연 네이버 대표 91위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제작진과 주인공 여성들이 미국 포브스가 꼽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여성 100인에 선정됐다. 한국 기업인 가운데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이름을 올렸다.
10일(현지시간) 미국 포브스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여성'을 발표했다. 케데헌의 여성들(The Women of KPOP Demon Hunters)이 100위에 처음 이름을 올렸다. 케데헌은 말그대로 2025년을 강타한 문화적 현상이 됐다. 12월 기준 이 영화는 조회수 3억 2500만 회를 넘기며 넷플릭스 역사상 가장 인기 있는 영화가 됐다. 8월에는 실제 아티스트 이재(EJAE), 오드리 누나, 레이 아미가 부른 '골든'으로 데스티니스 차일드(2001년) 이후 최초로 빌보드 핫 100 정상에 오른 걸그룹이 됐다. 11월에는 스포티파이 스트리밍 10억 회를 돌파했다.
옥관문화훈장 받은 매기강, 영향력 100위에 선정
매기 강 감독은 포브스에 "어떤 매체든, 어떤 콘텐츠든 이렇게 설레는 감정을 느낀 게 언제였는지 기억도 안난다"면서 "애니메이션 영화가 모든 세대와 인구층을 넘나들며 이 정도 반응을 얻는 건 정말 비현실적인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소니 프로듀서 미셸 웡은 영화의 성공 요인에 대해 "모든 요소가 결합된 마법 같은 조화"라며 "노래가 없었다면 영화는 이렇게 강력하지 않았을 것이고, 반대로 스토리가 없었다면 노래도 같은 힘을 가지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포브스는 "이 애니메이션 프랜차이즈의 현재 영향력과 향후 잠재력 때문에, '케데헌'의 여성들은 2025년 포브스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여성' 리스트의 공동 100위에 올랐다"고 말했다. 앞서 매기 강 감독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가 10일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개최한 '2025 대한민국 콘텐츠대상 시상식'에서 옥관문화훈장을 받았다.
이부진에 "작은 이건희 별명 붙어"…최수연에 "40대 전문경영인 높게 평가"
한국인으로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90위에 올랐다. 포브스는 이부진 사장에 대해 "서울의 대표적인 호텔 및 컨퍼런스 센터인 호텔신라의 사장 겸 최고경영자"라면서 "호텔신라는 한국 최대 규모의 면세점 운영사 중 하나이기도 하다"고 했다. 또한 삼성물산(그녀의 가족이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지주사 격)의 트레이딩 부문 고문으로 활동한 바 있으며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딸로 어머니 홍라희, 형제인 이재용, 동생 이서현과 함께 아버지의 재산을 분할 상속했다고 소개했다. 특히 포브스는 "한국 언론은 그녀의 뛰어난 사업 감각을 이유로 그녀에게 '리틀 이건희'라는 별명을 붙여왔다"고 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91위에 올랐다. 포브스는 "최 대표는 2022년 한국 최대 인터넷 기업 네이버의 대표이사(CEO)가 됐다"면서 "네이버 역사상 두 번째 여성 CEO이자, 창업자가 아닌 인물 중 가장 젊은 CEO(취임 당시 40세)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그녀는 2005년 네이버 마케팅 및 홍보 부서에서 처음 근무를 시작했다. 이후 법학 학위를 취득하고 변호사로 활동하다가, 2019년 다시 네이버로 복귀했다"면서 "네이버 이사회는 최수연 CEO 임명 발표에서 그녀의 문제 해결 능력과 글로벌 시장에 대한 '깊은 이해'를 높이 평가했다"고 덧붙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日 첫 여성 총리, 단숨에 3위 약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여성 1위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2위는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차지했다. 3위는 일본에서 유일하게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차지했다. 포브스는 다카이치 총리가 일본 첫 여성 총리로 취임한 점을 높게 평가했다. 포브스는 다카이치 총리를 '강경 보수파'라고 소개하고 영국 최초의 여성 총리에서 '철의 여자'로 불린 대처를 정치적인 모범으로 꼽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우경화가 진행되는 자민당에서 요직을 역임해 왔다고 했다. 세계 4위의 경제규모를 가진 일본에서 다카이치 총리가 물가 상승이나 임금 정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설명했다. 4위는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5위는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이 이름을 올렸다.
세계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여성. 왼쪽부터 1위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2위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차지했다. 4위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5위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
미국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21위), 유명 사회자 겸 기업가 오프라 윈프리(30위), 인플루언서 겸 사업가 킴 카다시안(71위) 등도 눈에 띈다.
포브스는 "2025년, 전 세계 여성들이 겪은 각종 좌절들?팬데믹 수준의 대규모 일자리 상실, 더욱 독해진 온라인 '맨오스피어(남성 중심 온라인 커뮤니티)'의 독성, 그리고 한 대통령이 여성 기자에게 농장 동물을 빗대어 퍼부은 모욕적 질책?에도 불구하고, 2025년 포브스 '파워 우먼' 명단에 오른 리더와 선구자들은 혼란의 시대 속에서 회복력의 본보기로 우뚝 섰다"고 했다
17명 신입 포함 100명 파워우먼 37조달러 경제적 영향력 행사
특히 "다카이치 사나에는 일본 총리로 선출되면서, 사상 처음으로 4조 달러 규모(GDP)의 국가를 이끄는 여성 지도자가 됐다"면서 "억만장자 자선가 맥켄지 스콧은 미국의 역사적 흑인대학(HBCU)을 지원하기 위해 약 7억 달러를 기부했고 AMD의 CEO 리사 수는 향후 수년간 6GW 규모의 AI 칩을 생산하기 위해 오픈AI와 협력하는 계약을 체결했는데, 이 거래는 수백억 달러 규모에 이를 수 있으며 AI 생태계를 바꿔놓을 잠재력을 지닌다"고 설명했다. 또한 "소셜미디어 팔로워 3억 5천만 명을 보유한 킴 카다시안은 나이키와 손잡고 'NikeSkim'을 선보였으며, 그녀의 브랜드는 2025년 기업가치 50억 달러로 평가받으며 투자를 유치했다"고 소개했다.
포브스는 "올해는 17명의 신입을 포함한 100명의 여성들이 선정됐다"면서 "이들은 총 37조 달러에 달하는 경제적 영향력을 행사하며, 전 세계 10억 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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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브스는 ▲자금력 ▲미디어 영향력 ▲사회적 임팩트 ▲영향권이라는 네 가지 주요 기준으로 순위를 선정한다. 정치 지도자의 경우 국내총생산(GDP)과 인구 규모를 고려했고, 기업 리더의 경우 매출·기업가치·직원 수 등이 핵심이었다. 모든 후보의 미디어 노출도도 분석했다고 포브스는 전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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