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인건수 767만건, 5개월만 최고
신규 채용 감소…자발적 퇴직 줄고 해고는 늘어
미국의 10월 구인 규모가 5개월 만에 최대 수준으로 늘어났다. 다만 신규 채용이 줄고 해고가 늘어나면서 노동시장 둔화 신호는 계속지고 있다.
9일(현지시간) 미 노동부가 발표한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구인건수는 9월 765만8000건, 10월 767만건으로 집계됐다.
9월 구인건수는 8월(722만7000건)은 물론 전망치(720만건)을 웃돌았으며, 10월 수치 역시 전월 대비 증가하며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번 구인건수 발표는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여파로 지연됐다가 이날 9월과 10월 수치가 함께 공개됐다.
업종별로 보면 10월 구인건수는 헬스케어(142만4000건)가 큰 폭으로 증가했으며, 전문·기업 서비스(138만8000건), 무역·운송·유틸리티(136만3000건), 레저·접객(115만9000건) 부문도 증가세를 보였다.
구인 건수가 늘었지만 해고 역시 증가했다.
10월 채용 건수는 514만9000건, 고용률은 3.2%를 기록해 9월(536만7000건, 3.4%)과 비교해 낮은 수준을 나타내다.
퇴직 건수는 505만건, 퇴직률은 3.2%로 전월(526만4000건, 3.3%)보다 소폭 개선됐다. 이 중 자발적 퇴직은 294만1000건(퇴직률 1.8%)으로 전월(312만8000건, 2.0%)보다 줄었으며, 이는 2020년 5월 이후 최저치다. 반면 비자발적 퇴직인 해고는 185만4000건(해고율 1.2%)으로 전달(178만1000건, 1.1%) 대비 증가해 2023년 초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을 기록했다. 해고 증가는 주로 숙박·음식 서비스 업종에서 두드러졌다.
일자리를 스스로 그만두는 근로자는 줄어드는 반면 해고는 증가하는 양상이다. 이는 구인 건수 자체는 늘었지만 기업들이 관세 정책 영향, 비용 상승, 경기 불확실성 등에 대비해 신규 채용에 더욱 신중해지고 근로자들 역시 노동시장 상황을 보다 부정적으로 보고 있음을 시사한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스튜어트 폴 이코노미스트는 "10월 JOLTs 보고서를 세부적으로 보면 노동 수요가 겉으로 드러난 수치보다 상대적으로 더 부진한 모습"이라며 "전반적으로 구인 건수는 증가했지만 해고가 늘고 자발적 퇴직은 줄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노동시장을 현재 인플레이션 압력의 원천으로 보진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노동시장이 급격히 냉각되고 있지는 않지만 약화 조짐이 나타나면서, 시장에서는 Fed의 다음 날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Fed가 1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현행 연 3.75~4.0%인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을 87.4% 반영 중이다. 동결 가능성은 12.6%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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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탄데르 US 캐피털 마켓의 스티븐 스탠리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전반적으로 노동시장이 과열되거나 가속되고 있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무너지고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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